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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1.11.26 00:00
  • 호수 395

기획3 / 변화하는 청소년의 성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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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성과 사랑도 아름다와요”

창간 8주년 설문조사

-토 론 - 청소년의 이성교제 26~28
-설문조사 - 우리들의 성 이야기 29~31

‘청소년의 성과 사랑’에 대한 또래들의 목소리는 어떠할까? 청소년들의 성지식은 어느 정도일까?
당진시대에서는 창간 8주년을 맞아 변화되어가는 청소년들의 성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수치화된 그들의 생각의 일면을 들여다 볼 수는 있었다. 그러나 정작 할말이 많은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또다른 자리를 절실히 필요로 했다.
그래서 군내 6개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 중 ‘입심’에서 만큼은 밀리지 않는다는 쟁쟁한 여덟명의 청소년들이 모인 가운데 2회에 걸쳐 장장 6시간 동안의 토론을 벌였다.
하지만 이미 해야할 말과 해서는 안될 말을 가리는 습관이 몸에 배어버린 그들은 토론 시작부터 머뭇거렸다. 자신들의 얘기가 신문 지면에 그대로 실린다는 것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말을 털어놓았다. 이 부담감의 실체는 다름아닌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신문을 통해 자신들의 얘기를 접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에 대한 그들 나름의 걱정이었다. 실제 토론시간은 몇시간 되지 않았지만 그들이 솔직하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때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경과돼야 했다.
“결론이 뻔한 토론이라면 안하는 게 나아요”, “이 얘기는 빼주세요, 집에서 알면 혼나요”, “학교에서 쫓겨나요”...
소영이의 말을 빌자면, 청소년들이 자신의 경험과 주장을 모두 펼치지 못한 것은 청소년들의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어른들의 ‘의지’의 문제다.
못다한 얘기들이 학교에서 가정에서 계속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관련기사 26~31면




€토론-청소년의 이성교제

성?! 벽보고 이야기하는 게 낫지

●혜진: 처음에 ‘성’에 대해서 토론한다고 들었을 때 드디어 ‘올 게 왔구나’ 생각했어. 사실 우리끼리는 그렇게 거북스러운 얘기 아니잖아.
●한아: 난 오늘 이 자리가 신문사 주최의 토론대회인 줄 알았거든. 또 ‘뻔한 얘기 하겠지’ 생각하며 왔어. 왜 토론대회에서 주제로 나오는 ‘바람직한 이성교제’니 ‘올바른 성문화’ 같은 것들 있잖아. 결국에는 어른들이 듣고 싶어하는 대로 결론이 나버리는...
●소영: 다 그렇잖아. 마지막 결론은 하나야. 공개 석상에서는 우리의 얘기를 다 못해. 그건 집에서도 마찬가지 아니니?
●현희: 부모님들은 우리가 본론도 꺼내기 전에 ‘나쁜 것이다. 지금의 너는 학업이 중요하다’라며 결론부터 말씀하시잖아. 솔직이 말하기 싫어. 이 부분에 대해선 우리에게 발언권이 없다는 식이야.
●영동: 벽보고 얘기하는 게 낫다싶지 않니? 사실 학업 다음으로 고민이 많은 게 이성교제잖아. 고민 풀 데가 없으니 모두들 어둠침침한 곳에서 백양 비디오, 오양 비디오 같은 포르노나 보고, 여름에 바닷가 놀러가서 여자애들 만나고 그러지. 건전하게 놀고 싶어도 어디 건전하게 놀 방법과 장소를 알려준 적 있었나? 오로지 일방통행, ‘무조건 하지 마라’지.
●태진: 우리 토론하러 온 게 아니라 무슨 성토대회 하러 온 것 같아. 우리 솔직한 자기 얘기부터 시작하자.

고3… 연애는 파멸의 지름길?

●현희: 너희는 어때? 얼마 전에 수능시험 끝났잖아. 난 솔직이 이제 고3이다 싶어 이성교제는 생각도 안들어. 사실 자기 감정 컨트롤하는 게 어렵잖아. 어차피 대학 갈 생각이라면 괜한 감정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혜진: 그러니까 생각나. 고 1때 담임선생님이 ‘연애는 파멸의 지름길이다’라고 말했어. 그 말도 일리는 있다고 생각해. 근본적으로 대학은 가야하니까. 얼마전 수능시험 치른 선배들 얼굴 봤어? 이건 남의 얘기가 아냐. 아무 생각 안 들어.
●소영: 이성교제도 과하지만 않으면 상관없잖아. 학업과 이성교제는 적당하게 컨트롤하고 유지할 수도 있어. 그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능력의 문제라고 생각해.
●재환: 뭐가 그렇게 어려워? 그냥 그 사람이 좋을 때 사귀고 싶어지는 거야. 중1때부터 3학년 때까지 좋아했던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그 아이한테 잘 보이기 위해서 공부도 더 열심히 했어. 결국 차이긴 했지만, 오히려 더 좋았었어. 그 아이의 해맑은 웃음을 보는 게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데(일동 웃음).

우리가 하는 사랑은 철없는 사랑?

●정란: 만일 어른들이 이런 얘기 들으면 가소롭다고 웃겠지만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감정에 남녀노소가 어딨어? 헤어지면 슬픈 감정. 어른들이 느끼는 감정을 우리도 똑같이 느끼는 게 사실이잖아. 그런데 왜 우리가 하는 사랑을 두고 무조건 철없다, 해서는 안된다고 해?
●한아: 그 말도 일리는 있지만, 우리는 아직 성인이 아니니까 학생신분에서 벗어나는 이성교제는 심하다고 생각해. 특히 육체적인 관계는 절제를 해야하는 것 아닌가? 손잡고 키스까지는 상관없지만 그 이상은 무리야. 학생은 완벽한 성인이 아니니까.
●소영: 성인? 솔직히 성인의 개념도 불명확하잖아. 직장에서 돈벌고 주민증 나온다고 해서 모두 성인은 아니라고 생각해. 주위엔 성인이면서도 성인답게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잖아.
●태진: 조선시대 때는 여성들이 쓰개치마 머리에 쓰고 다니면서 얼굴 보여주고 버선발만 보여줘도 남녀끼리 오가는 찡한 뭔가가 있었다잖아. 솔직이 이해 안가. 좋아하는 사람 생기면 좋아한다고 표현하고 함께 재밌게 지내는 것,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러면서 사람도 더 폭넓게 알게되고 성숙하게 된다고 생각해. 어른들은 우리에게 공부에 관해서는 ‘이제 알아서 할 나이’라고 말하면서 이성교제에 대해서는 아직도 어린아이 취급을 해.
●소영: 책임지지도 못할 미숙한 애들이 이성교제 하니까 걱정되기도 한다는 말이겠지.
●재환: 우린 다 큰 것 같은데?

부딪치고 깨지며 크는거야. 완벽할 순 없어

●현희: 고등학교 2학년이면 자기 인생에 책임질 수 있는 나이 아닌가? 인생의 진로를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엄청난 시기에 남자친구를 사귀느냐 마느냐에 대해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결정한다는 게 우습지 않니?
●혜진: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사실 우리 또래들이 책임질 행동을 하고 다닌 것은 아니잖아. 내 친구들 중에는 이성친구한테 과하게 집착해서 생활을 엉망으로 하는 아이들이 있어.
●현희: 자기조절 능력이 없으면 힘들 수밖에 없지. 어른들이 볼 때도 그걸 걱정하는 것이고.
●정란: 어른들도 우리처럼 부딪치고 깨지면서 커온 거잖아. 처음부터 어떻게 모든 걸 완벽하게 해낼 수 있어?
●소영: 어른들의 가치관과 우리의 가치관이 같을 수는 없을 것 같애. 어른들은 전쟁, 보릿고개, 풀죽 끓여 먹었다는 얘기를 하잖아. 사실 우리는 이해할 수 없어. 우리는 풍족하게 컸으니까. 사람들이 육체적으로 풍족해지면 정신적인 풍족함을 찾게 되잖아. 좋은 음악 듣고싶고, 영화 보고싶고, 또 좋은 친구 만나서 대화하고 싶고. 우리에게 이성교제는 당연한 것이지만 어른들의 가치관으로 볼 때는 ‘어린 것들이... 쯧쯧’이 되는 거야.

어른들 하는 행동 모두 따라하면 그게 ‘문란’

●태진: 얘들아, 그런데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거 아냐? 요즘 매스컴 보면 윗물이 맑다는 생각이 도통 안 들어. 우리에게 성인만 되면 모두 할 수 있는 일이니까 학생일 때는 참으라고 말하잖아. 그런데 어른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우리가 어른이 됐을 때, 어디까지 할 수 있다는 건 지 모르겠어. 어른들이 하는 행동을 모두 따라하다가는 정말이지 ‘문란’ 그 자체 아닌가? 우리에게 뭐라고 말하기 전에 어른들부터 똑바로 행동해 줬으면 해.
●소영: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우리가 컸을 때도 어른들이랑 똑같을 것 같지 않아? 지금 어른들이 우릴 이해 못하듯이 우리도 커서는 신세대들에게 ‘어린애들이 뭘 알아?’하고 말할 것 같아. 이건 무슨 평행선 같애.
●영동: ‘부모님과 말이 통해야지’하면서도 내가 커갈수록 아빠를 닮아 간다는 거 너희들 아니? 요즘 그런 생각이 들어. 어렸을 때부터 봐온 게 아빤데...
●한아: 어른들은 청소년들의 이성교제라는 말만 들어도 ‘선을 넘는다’는 육체적인 관계만 떠올리는 것 같애. 실상은 안 그런 경우가 많잖아.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 때는 여자친구에게 조차도 할 수 없는 얘기를 남자친구한테는 편하게 할 수 있는 경우가 있어. 이런 경우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거잖아. 솔직이 지금은 대학교 가서 떳떳하게 인정받고 만나고 싶어. 현실의 벽이 너무 크기 때문에 지금은 차라리 내가 거부해.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에 ‘단계’를 정해 놓는다는 것…

●혜진: 솔직이 요즘 청소년들의 이성교제가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아. 개성 넘치고 자유스러워진 건 분명한데 뭔가가 빠져 있는 것 같기도 해. 가치관 없이 너무 개방적인 쪽으로만 치우치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들어.
●태진: 사고가 너무 개방돼 있는 것도 사실이고, 또 너무 진도가 빨라진다는 생각도 들어.
●혜진: 그럼 고등학생 신분에서 우린 어느 선까지 가능해?
●태진: 경제적인 문제만 해결된다면 결혼까지도 가능하다고 생각해.
●영동: 잠깐, 객관식으로 다시 물을께. 1단계는 손잡는 것까지, 2단계는 키스까지, 3단계는 애무까지, 4단계는 섹스까지. 태진이는 어디까지야?
●태진: 내 경우에는 키스까지.
●재환: 잘 이해가 안 가. 어느 선까지 정해놓고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게 가능하니?
●영동: 그래도 3단계까지는 가능하지 않나?
●태진: 3단계까지 가면 제정신이 아니게 되는데 그 상태에서 절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영동: 음~ 제 정신이면 그만두겠지.
●재환: 서로 좋아하고 책임질 수 있다면 괜찮은 것 아닌가?
●혜진: 책임의 선도 불분명하고 괜찮다는 것도 너무 주관적이야. 만약 여자친구가 임신을 하게 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재환: 15만원 준비해야겠지. (분위기 험악해짐) 아니 농담. 낳아야겠지 어쩌겠어?
●혜진: 낙태를 한다고 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예전과 같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나는 아니라고 생각해. 두 사람의 사랑, 끝까지 갈 수 없을 거야. 아이를 낳는다고 해도 마찬가지야. 남자는 결코 얽매이는 걸 좋아하지 않거든.
●재환: 그럼, 만일 어젯밤에 성관계를 맺었다, 너희 여자애들은 기분이 어떨 것 같애?
●한아: 일반적인 경우를 말하자면, 여자인 경우에는 엄청 조용해지고, 반면 남자는 떠벌리고 다닌데. 성관계는 너희 남자애들 경우에는 자랑이 된다며?
●영동: 사실 남자애들끼리는 별 얘기를 다해. 이번 여름방학 때도 대천에 놀러갔다 온 친구들이 누구랑 뭐했다는 둥 서로들 얘기를 다했어. 중학교 때는 성관계를 가져본 친구가 한 반에 있으면 거의 영웅이 되다시피 하는 걸.
●태진: 난 환상이라고 생각해. 모두들 나도 한번 해봤으면 하고 생각하며 괜히 성관계에 대한 환상을 스스로 부풀리는 것 아냐? 사실 성관계라는 게 남성과 여성이 한몸이 되는 것, 그리고 쾌감을 느끼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잖아. 우리 나이에 성에 대한 호기심은 당연한 거야. 그리고 우리에게도 성욕이라는 게 있어. 하지만 어디서도 속시원히 대답해 주는 곳이 없으니 모두들 포르노 비디오 같은 거나 보면서 상상력만 키우고 있잖아. 실제로 아이들 얘기를 들어보면 성교나 피임법에 대해 모르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왜 매스컴에서는 청소년 ‘성’문제만 부각시키는 거야?!

●혜진: 너희들 기억나? 외국에서 만든 성교육 비디오. 여자애와 남자애가 같은 날 동시에 태어나서 벌거벗고 함께 성장하는 내용. 중학교때 남학생 여학생이 함께 보는데 남자와 여자 성기가 화면에 그대로 나왔어. 그런데 아이들은 재밌게 보는데 선생님이 민망해 하며 교실을 나가 버리더라고. 그래서 아무 설명도 없이 비디오만 봤어. 성교육 자체가 너무 형식적이지 않니?
●영동: 성교육을 하지 않는 학교들도 있어. 올 여름방학에는 우리 반 담임선생님께서 준비해서 서울까지 성교육 받으러 갔다 왔어. 그런 기회라도 있었던 게 행운이지. 난 도움이 많이 됐거든.
●소영: 성교육도 문제가 있지만 요즘 들어 청소년들의 성이 문란하다는 기사가 왜 그리 언론을 많이 타는지 모르겠어. 자꾸 의도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어. 지금 기성세대의 청소년 시절에도 그러한 문제는 있었을 거야.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정란: 사실 부모님들이 청소년 이성교제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언론이나 매스컴을 통해서 뿐이잖아. 매스컴에는 안 좋은 소식만 실리고. 그런 기사만 보고서 내 딸이 이성교제를 한다는 사실을 접했을 때는 나쁜 방향으로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애. 우리가 어떻게 생활하는지 모르시니까.
●재환: 이성교제도 우리 삶의 일부분인데, 있는 그대로 이해해 주시면 안되나? 아무래도 오늘 토론은 성토대회 수준 이상은 어려울 것 같애. 서로들 답답한 게 많았으니…
●소영: 그래도 이런 이야기 속시원히 해보는 것 처음 아냐?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 이미 했어야 하는 말들을 그동안 우리가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태진: 한마디씩은 더 하고 끝내자. 자기가 한 말들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또 다시 한번 강조하는 의미에서... 아주 멋있게.

남의 탓을 하기 전에 내 탓도 하자

●현희: 갓난아기도 처음 보는 엄마 얼굴을 보고 좋아한다는 감정을 느끼듯 사랑은 죽을 때까지 함께 하는 감정이야. 거기에 대해서 우리의 어른들은 첫째는 우리를 못 믿고, 둘째는 부정적으로만 본다는 거지. 때로는 이성교제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아셨으면 해. 자녀의 이성교제에 대해 많은 이해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셨으면 하는 그런 바램뿐이야.
●정란: 매스컴에서 떠들어대는 청소년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아셨으면 해.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는 것. 우리도 노력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의 일상생활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가져주시고 우리 얘기를 들어주시려고 노력해 주셨으면 해. 하루 24시간 동안 우리가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일상을 보내는지 잘 모르시잖아.
●영동: 솔직이 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배우고 알 수 있는 장소가 없어. 성인비디오 보면 안되고, 성인 인터넷 들어가면 안되고, 뭐뭐뭐 안되고. 우리에게는 안되는 것만 알려주고 결국에는 어떻게 하라는 말이 없잖아. 궁금은 한데 무조건 하지 말라고만 하니 어디서 궁금증을 해소해? 감추려고만 하면 우리는 엉뚱한 곳에서 정보를 얻을 수밖에는 없어. 그렇지 않나?
●소영: 우리가 생각하는 성과 사랑도 어른들이 생각하는 성과 사랑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해. 단지 나이가 어리고 사고개념이 미숙하다는 이유로 어른들이 걱정하고 우려하지만 우리도 나름대로 성과 사랑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부분도 많고, 절제도 하려고 노력하니까. 너무 무거운 시선으로 보지 말고 좋게 봐줬으면 해.
●태진: 어른들이 우리에게 뭐라고 그러기 전에 어른들부터 본을 보여주길 원해. 우리가 믿고 따라 할 수 있게. 어른들도 우리 나이 때 아이취급 받으면 기분 나빴듯이 우리도 마찬가지 아니니? 한 시대에는 기성세대와 신세대가 함께 공존해. 세대차는 분명 존재하는 것이고. 문제는 얼마나 서로 이해해 주고 배려해 주느냐 하는 거야.
●한아: 하나의 인격체로서 사랑을 함으로 인해서 성장을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세상에 눈을 뜨는 것이니까, 우리들이 하는 사랑을 너무 어리게만 보지 말아줬으면 해.
●혜진: 남의 탓을 하기 전에 내 탓을 먼저 하라는 얘기가 있잖아. 이성교제를 할 때, 그 사람이 좋아서 어느 선까지 가느냐는 본인의 문제지만, 성관계를 통해 안좋은 결과를 낳았을 때 스스로 책임을 못지는 경우가 태반인 것 같애. 부모님과 사회가 우리 청소년을 믿을 수 있게 스스로 행동을 해왔었던가를 한번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해. 말하기 어려워도 우리부터 부모님과 대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들어주지 않을 부모님은 없을 거야. 양쪽 집 부모님들이 모두 알고 있는 가운데 이성교제가 이뤄진다면 그다지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
●재환: 어른들은 청소년이 사귀는 것을 무조건 어렸을 때부터 섹스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잖아. 또 실제 성관계를 했다고 해서 그렇게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아줬으면 해. 이성교제를 통해서 사람이 사람을 더 잘 알 수 있는 것이고, 인간관계를 더 돈독히 할 수 있는 것이잖아. 세상사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의 하나라고 이해해 줬으면 해. 음~ 애들아, 우리들의 성과 사랑도 충분히 아름다운 것 아니니? ■



설문조사
편집자주 / 주간 당진시대는 창간 8주년을 맞아 고등학교 2학년 학생 201명(남학생 95명, 여학생 1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역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의 성지식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성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들어보는 것을 통하여 독자적으로 형성돼 있는 그들의 성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시행되었다.
설문내용 중 일부는 서울시립 청소년미디어센터에서 발행하는 좥청소년 미래신문좦(3월9일자, 천호판)과 내일여성센터의 ‘청소년 성관련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2001 심포지엄)에서 발췌한 것이다.’
문제로 풀어보는 성상식
1. 여성의 생리에 대해 틀린 설명은?
①옛날 서양에선 생리중인 여성이 포도주 맛을 망친다고 믿었다. ②탐폰은 활동에는 편하지만 질을 건조하게 만든다. ③생리통을 줄이려면 약보다는 찜질이나 마사지가 좋다. ④생리기간 중에는 등산, 조깅 등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2. 남성의 포경수술에 대해 틀린 설명은?
①귀두를 덮고 있는 성기표피를 잘라내는 수술이다. ②최근에 유아의 포경수술이 인권침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③우리나라는 90%이상이 포경수술을 받지만 외국은 5%도 되지 않는다. ④남성의 음경을 덮고 있는 표피를 걷어내게 되면 비위생적이다.
3. 한국 남성 성기의 발기시 평균크기는?
①5cm ②7cm ③11cm ④15cm
4. 여성의 처녀막에 대해 옳은 것은?
①질 주변에 붙어있는 얇은 막으로 사람마다 생김새는 같다. ②모든 여성에게는 처녀막이 있다. ③첫 성관계시 출혈을 하는 경우는 50%에 지나지 않는다.
④처녀막이 온전히 있어야 순결한 여자다.
5. 자위행위에 대한 설명중 옳은 것은?
①자위행위를 하면 생식기가 작아진다.
②자위행위를 하면 머리가 나빠지고 키가 안자란다. ③자위행위에는 기구, 물건 등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④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지만, 드러내놓고 하는 행위도 아니다.
6. 콘돔의 사용방법 중 옳지 않은 것은?
①콘돔은 약물로 인한 부작용이 거의 없다. ②성관계 중 혹 콘돔이 파손되었을 때는 즉시 조치한다. ③콘돔을 사용할 때 공기가 안에 없도록 주의한다. ④콘돔은 빨아서 쓰면 재사용이 가능하다.
7. 다음 중 피임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는?
①생리 중에도 임신이 될 수 있다.
②질외 사정으로 임신을 막을 수 있다.
③첫 경험에는 임신이 안된다.
④관계 후 질 세척을 하면 임신이 안된다.
8. 성폭력에 대한 내용으로 옳은 것은?
①강간범은 변태나 정신이상자이다.
②여자가 끝까지 저항하면 성폭력은 불가능하다. ③야한 옷차림을 한 여자는 성폭력을 당하고 싶어한다. ④강간범의 3/4는 주변의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9. 원치않은 성관계 후, 그 해결책으로 틀린 것은?
①빨리 임신테스트를 해 본다. ②관계 후 피임약을 12시간 이내에 복용한다.
③의논할 상대(부모님, 선생님 등)를 찾아 상담한다. ④정신이 불안한 상태이므로 집에서 안정을 취한다.
10. 여자 친구의 이야기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남학생은?
①갑작스런 입맛춤에 별 반응이 없는 그녀. 분명 그 이상을 원하고 있다.
②내 여자친구는 언제든 분명하게 자기 의사를 표현한다. 그래서 나도 솔직해질 수 있다. ③여자들은 좋으면서 싫다고 한다. 화끈한 행동이 여자를 사로잡는 길이다.
④안아보고 싶은데 여자 친구는 싫다고 한다. 속마음은 좋아하고 있다.





똑똑한우린얼마나알고있을까?
점수로 매겨보는
고교 2학년 성지식 ‘낙제점’
여학생도 피임·생리·처녀막 상식에 약해
지역 청소년들의 성지식 평균점수는 100점 만점에 54점으로 낙제점을 받았다.
특히 본 설문에 들어가기 전, 자신의 성지식을 ‘상’이라고 응답한 학생들의 평균점수도 55점인 것으로 나타나 평소 많이 알고 있다고 자부한 학생들의 성지식 수준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의 수준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201명의 고교 2학년 학생들 중 만점을 받은 학생은 단 한명에 불과했다.
이번 성지식 평가에서 남학생 95명의 전체 평균은 57점, 여학생 106명의 전체 평균은 52점으로 나와 여학생 보다는 남학생의 성지식이 조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여 학생별로 살펴보면, 남학생들이 가장 많이 틀린 문제는 문제9번 ‘원치않는 성관계 후 그 대처법’을 묻는 질문으로 전체의 31명(32.6%)만이 정답을 맞추었다. 남학생들 중 27명(28.4%)은 예문 ②번을, 23명(24.2%)은 예문 ③번을 각각 옳지 않은 해결책으로 선택했다.
또한 문제 4번 ‘여성의 처녀막’에 대한 질문에서는 남학생 34명(35.8%)만이 정답을 맞췄다. 특히 남학생 31명(31.6%)은 예문 ②번 ‘모든 여성에게는 처녀막이 있다’를 옳은 답으로 선택해 여성의 처녀막에 대한 편견을 드러냈다.
남학생들이 가장 많이 맞춘 문제는 문제 6번 ‘콘돔’에 대한 것으로 모두 82명(86.3%)이 정답을 맞췄다.
여학생들이 가장 많이 틀린 문제는 의외로 문제 1번 ‘여성의 생리’에 대한 질문으로 모두 22명(20.8%)만이 정답을 맞췄다. 문제 1번에 대해서는 무려 54명(50.9%)이 예문 ①번을 정답으로 선택했다. 또한 문제 7번 ‘피임’에 대한 질문에서는 28명(26.4%)만이 정답을 맞췄다.
특히, 문제 1번 ‘여성의 생리’(여학생 22명〔20.8%〕·남학생 38명〔40%〕 정답)에 대한 질문과 문제 4번‘처녀막’(여학생 22명〔20.8%〕·남학생 34명〔35.8%〕 정답)에 대한 질문, 그리고 문제7번‘피임’(여학생 28명〔26.4%〕·남학생 43명〔45.3%〕정답)에 관한 질문에서는 여학생보다 남학생이 더 많이 정답을 맞춰, 의외로 여학생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무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문제 7번 ‘피임’에 대해서는 남학생 33명(34.8%)과 여학생 57명(53.8%)이 예문 ②번 ‘질외 사정으로 임신을 막을 수 있다’고 응답해 피임법에 대해서 역시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우리들의 성 이야기

원조교제, 반드시 처벌받아야
1. 성에 대한 자신의 고민거리 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은?
①이성교제(남 56%, 여 63.9%)
②성충동(남 26.4%, 여 4.1%)
③임신·인공유산
(남 5.5%, 여 19.6%)
④성행위(남 5.5%, 여 8.2%)
⑤자위행위(남 5.5%, 여 3.1%)
⑥기타(원조교제, 별관심없다)

2. 혼전성관계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가장 일치하는 것은?
①결혼과 사랑에 상관없이 서로 원한다면 할 수 있다.
(남 20.2%, 여 9.5%)
②결혼할 사이가 아니라도 사랑한다면 할 수 있다.
(남 41.5%, 여 32.4%)
③결혼할 사이엔 그럴 수 있다.
(남 21.3%, 여 28.6%)
④어떤 경우라도 피해야 한다.
(남 17%, 여 28.6%)

“이성교제, 가장 고민돼요”
성에 대한 자신의 고민을 묻는 질문에서는 ‘이성교제’라고 응답해준 남학생이 모두 51명(56%), 여학생이 62명(63.9%)으로 모두 과반수를 넘었다.
반면 ‘성충동’에 대해서는 남학생의 24명(26.4%)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응답한 데 비해, 여학생은 4명(4.1%)에 그쳤다.

“사랑한다면 할 수 있어”
혼전성관계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서는 남학생 39명(41.5%)과 여학생 34명(32.4%)이 ‘결혼할 사이가 아니라도 사랑한다면 할 수 있다’라고 답해 혼전성관계에 대해서는 상당히 개방적인 시각을 보였다.
반면, ‘혼전성관계는 어떤 경우라도 피해야 한다’에는 남학생은 16명(17%)이 응답한데 비해 여학생은 30명(28.6%)이 답해 혼전성관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조교제, 반드시 처벌받아야
남 50.5%, 여 61.4%
원조교제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서 남학생 48명(50.5%)과 여학생 62명(61.42%) 모두 과반수 이상 ‘범죄행위를 했으므로 처벌을 받아야한다’고 응답했다

4. 돈으로 성을 매매한다는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①성이라는 것도 매매될 수 있는 상품으로 큰 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남 11.6%, 여 7.9%)
②정신이 순수하면 윤락행위를 해도 무방하다 (남 13.7%, 여 4%)
③범죄행위를 했으므로 처벌을 받아야한다 (남 50.5%, 여 61.4%)
④잘 모르겠다
(남 24.2%, 여 26.7%)


감각 주관식
“음~ 내가 저렇게 만들어졌구나”
<질문1> 밤에 몰래 자위행위를 하다 부모님께 들켰다. 솔직한 심정은?
쪾아이~ 챙피해... 민망형(58.3%)
쪾부모님 뵐 낯이 없사옵니다
... 사죄형 (13.4%)
쪾아빠는 나같은 시기 없었슈?
... 담담형 11.8%)
쪾가문의 수치다. 당장 짐 싼다
... 자학형 (9.4%)
쪾절대 들킬 리 없다. 난 프로다
... 자만형(3.9%)

<질문2> 부모님의 잠자리를 우연히 보았다. 그 순간 나는...
쪾봐도 못본 척, 알아도 모르는 척
... 몰라형 (67.6%)
쪾음~ 내가 저렇게 만들어졌구나
... 무덤덤형 (17.2%)
쪾난 죽어도 저짓 못해 ... 쇼크형 (4.8%)
쪾하여튼 어른들이란… 쯧쯧
... 한심형 (3.4%)
쪾그날 잠은 다 잤다
...싱숭생숭형 (2.75%)


<질문3> 갑자기 음경이 커졌다!(발기됐다) 어떻게 대처하나?(남학생만 응답)
쪾시선을 먼 산에 두고서 지그시 누른다
... 태연형 (29.2%)
쪾무조건 가린다... 응급처치형 (22.2%)
쪾애국가를 부른다(건전한 생각에 몰두)
... 노력형 (16.7%)
쪾막 뛴다. 화장실 어디야?
... 쥐구멍형 (16.7%)
쪾주저 앉는다. 윽~ 다리에 쥐가
... 딴청형 (12.5%)


모두 127명이 응답한 본 질문에서 가장 많은 74명(58.3%)이 ‘창피하다’, ‘민망하다’ 등의 민망형을 지지해 주었다.
기타로는 ‘아프다고 한다’, ‘허겁지겁 휴지부터 버린다’, ‘얼굴에 발라버린다. 로션 바르듯’, ‘너무 놀래서 오히려 화를 낸다’ 등이 있다.
모두 145명이 응답해 ‘모른 척 한다’라고 적어준 학생들이 과반수를 넘어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의외로 ‘결혼한 부부니까 당연하다’라며 무덤덤하게 반응한 학생들도 많았다.
기타로는 ‘어쩔 수 없었어요 말하면서 빌 것이다’, ‘잘 보고 나서 영화랑 비교해본다’, ‘몰래 계속 지켜본다’, ‘부모님과 대화한다’ 등의 대답이 있었다. 또 ‘오바이트 할 것 같다’, ‘더럽다’ 등의 반응도 있었다.



남학생들 중 모두 72명이 응답해 ‘아무 일도 없는 듯 가만히 서있는다’를 가장 많이 적어주었다.
기타로는 ‘나는 절대 그럴 리 없다’, ‘기어간다’ 등이 있었다.













솔직담백! 우리들의 성이야기
10대의 성관계 ‘둘이 사랑하나 봐요’
10대의 성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묻는 질문에는 남학생 41명(44.1%)과 여학생 33명(32%)이 ‘둘이 사랑하나 보다’라고 응답했다.
여학생의 경우에는 ‘둘이 사랑하나 보다’와 ‘미쳤다’에 33명(32%)이 동일하게 응답해 주었다.

성관계 가져본 친구 있어요
남 75.3%, 여 47.6%

주변에 성관계를 가져봤다는 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남학생 70명(75.3%)과 여학생 49명(47.6%)이 ‘있다’라고 답했다.
친구들이 성관계를 가진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남학생 23명(34.8%)과 여학생 15명(35.7%)이 ‘둘이 있다가 충동적으로’를 가장 많이 꼽았다.

성관계 경험있어요
남 16.1%, 여 13.7%

본인의 성관계 유무를 묻는 질문에서는 남학생 15명(16.1%)과 여학생 14명(13.7%)이 ‘있다’라고 답했다.
본인이 성관계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남학생의 경우 ‘둘이 있다가 충동적으로’(42.9%), ‘이성친구와의 사랑을 위해’(35.7%), ‘성적인 쾌감을 위해’(14.3%), ‘이성친구가 원해서 어쩔 수 없이’(7.1%) 순이었다.
여학생의 경우에는 ‘이성친구와의 사랑을 위해’(38.5%), ‘이성친구가 원해서 어쩔 수 없이’(38.5%), ‘둘이 있다가 충동적으로’(23%) 순이었다.

친구들로부터 배워요

성에 관한 지식을 주로 어디서 얻느냐는 질문에 남학생은 ‘또래친구’(32%),‘인터넷’(25.6%), ‘학교 성교육’(19.2%), ‘비디오’(12.8%), ‘책’(3.8%) 순으로 답했다.
여학생의 경우에는 ‘또래친구’(32%), ‘학교성교육’(32%), ‘비디오’(7.7%), ‘인터넷’(5.1%), ‘책’(2.6%), ‘가족’(1.3%) 순이었다.


성에 대한 고민요?
친구들과 의논해요

남학생 여학생 모두 성고민이 있을 때는 또래 친구들과 의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모님, 친척, 선배 등과 의논한다고 답한 학생은 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 선생님’을 성고민 상담자로 응답한 학생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의 응답으로는 ‘의논 안한다’, ‘나 자신을 믿는다’ ‘인터넷’, ‘상담자’, ‘책’, ‘형제’, ‘여자친구’ 등이 있었다.









9. 성고민이 있을 때는 주로
누구와 의논하는가?

①친구(남 75%, 여 69.7%)
②학교선생님(남 0%, 여 0%)
③부모님(남 2.6%, 여 7.9%)
④친척(남 2.6%, 여 1.1%)
⑤선배들(남 3.9%, 여 4.5%)
⑥기타(남 15.8%, 여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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