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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스타
2007년 01월 12일 () 13:04:00 webmaster@mjmedi.com
   
 
가슴 훈훈해지는 영화로 겨울나기

이번 겨울은 예년 겨울과 달리 추운 날이 손에 꼽힐 정도로 별로 춥지 않은 편이다. 물론 겨울 장사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겨울이 겨울다워야 하지만 추위를 많이 타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따뜻한 겨울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그래도 겨울은 겨울이니만큼 갑작스럽게 추워지는 날씨에 대비해서 건강 조심하시길 기원한다.

2006년 한국 영화계를 돌아보면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이 매우 심각하게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개봉한 영화의 편수는 실로 몇 십년 만에 100편이 넘어서고, 1,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새로운 기록을 세운 감격스러운 사건도 있었지만 개봉 영화 중 80% 정도의 영화가 관객의 외면을 받으며 엄청난 손실이 발생했던 해이기도 하다. 그로인해 2007년 한국 영화계는 약간씩 주춤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와중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며 관객들의 마음을 찡하게 울렸던 <라디오 스타>를 되돌아보자.

1988년 가수왕인 최곤(박중훈)은 마약과 폭력 등의 사건으로 대중들의 뇌리에서 잊혀진 채 카페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러다가 카페 사장과 마찰이 일어나고, 경찰서에 가게 된다. 매니저인 박민수(안성기)는 최곤을 꺼내기 위해 돈을 빌리러 다니다가 지방 방송국의 라디오 DJ로 가라는 제안을 받게 된다. 박민수는 가수왕 체면 운운하는 최곤을 겨우 설득한 후 강원도 영월로 데려가게 되고, 어쩔 수 없이 라디오 DJ가 된 최곤은 억지로 방송을 하게 된다.

작년 추석에 이 영화가 상영되었을 때 과연 잘 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안성기와 박중훈이라는 배우는 더 할 말이 없을 정도로 한국 최고의 배우이지만 영화 속 주인공 최곤처럼 지금 관객들은 그들을 보러 극장에 가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디오 스타>는 마치 <왕의 남자>처럼 입소문을 통해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을 극장으로 발걸음 하게 하면서 엄청난 대박은 아니지만 많은 이들의 마음 속에 따뜻한 정(情)을 느끼게 해주었다.

최근 한국 영화들은 반짝 스타들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순간적인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그것을 끝까지 끌고 나가는 힘이 부족해 항상 영화를 보고 나서도 허무한 생각이 들곤 했다. 하지만 <라디오 스타>는 어떻게 보면 지루할 수도 있지만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자연스러운 이야기 전개와 배우들의 명품 연기로 인해 한마디로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영화이다.

<왕의 남자>를 만들었던 이준익 감독이 욕심 부리지 않고 만든 <라디오 스타>는 한 겨울을 지내고 있는 우리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덥혀 주면서 과거와 추억에 대한 아련한 생각을 하게 해준다. 영화 속 ‘이스트 리버’로 나오는 진짜 가수 노브레인의 어설프지만 재미있는 연기와 박중훈이 직접 부른 ‘비와 당신’을 포함한 7080세대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오늘은 왠지~’ 옛 친구들과 함께 커피 한 잔하면서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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