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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0.10.30 00:00
  • 호수 344

[향토작가소개]그림/화가 이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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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 그림 / 화가 이 경 숙

■이경숙

학동인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회원
현 서야중학교 근무
☎ 363-0713~4, 011-281-3972

좀더 따뜻하게, 주시는대로 살고 싶은
마음으로 자연 앞에 선다

빨리빨리,
서둘러서,
몰아세우고, 그 시간, 그 속도에 가세하지 못하므로 ‘낙오’라는 치욕의 명찰을 달게되는 빠름의 세상. 세상이 그렇게 바쁘게 움직이는 만큼 여유와 고요, 평안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그리워지는 때다.
한가하게 거닐며 명상을 즐기고, 그 고요하고 맑은 명상의 물에서 삶의 지혜를 한 두레박씩 길어 올리던 옛 사람들의 마음을 따르고 싶은 날이면 들녘으로 나선다.

가을이 한창이다.
질서없이 무더기 지어, 따뜻하게 말라가는 들풀과 달가닥거리며 발끝에 채이는 자갈돌들이 정겹에 다가온다.
소롯이 난 작은 길을 굽이 돌아 허연 수염을 단, 연륜 많으신 노인이 맞아줄 것 같은 나뭇집을 만나면 자연은 곧 우리 마음의 고향이 됨을 감사하게 깨닫는다.
자연은 모처럼 바쁜 우리에게 꿈을 꾸게 하는 곳,
영혼을 쉬게 하는 곳,
사랑하는 마음으로 좀더 따뜻하게,
주시는 대로 살고 싶은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주는 곳이다.
서두르는 삶의 시간에 지친 우리를 자유롭게,
구애받지 않도록 여유를 주는 곳.

그래서 내 그림의 화두는 늘 자연이다.
늘 자연을 그린다. 산, 나무, 풀, 들꽃, 그리고 공기, 하늘...
그들이 아니라면 우리는 끝도 없이 욕심을 내고, 욕심낸 만큼 얻지 못하여 자책하고 고난의 삶을 악순환 할 것이다.

우리의 삶은 격렬한 강물이 아니라 잔잔한 수면의 파동 같은 것,
생에서 가장 본질적이고 중요한 것은 생활 속에서 얻는 작은 지혜,
자연속에서 얻는 말없는 진리라는 걸,
가을 들길을 걸으며 깨닫는?

그 소중한 깨달음을 감사하게 화폭에 담아
내 내면의 목소리를 대신하고 있다.

2000년 가을에 이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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