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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1997.10.06 00:00
  • 호수 194

[칼럼]박 용 완(탑동감리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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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의식

비행기를 이용할 때마다 의례히 듣는 방송이 있다. 그것은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필수적인 얘기다. “탑승객 여러분, 여러분의 안전을 책임진 기장”이라면서 “목적지까지 안전히 모시겠다”는 부언을 잊지 않는다. 그러나 크고 작은 비행기 사고에 대해 아무도 책임있게 나서는 사람들은 없다. 괌의 KAL기 참사가 그러하고, 사할린 상공에서 격추되었던 사건들이 그러하다.
근래에 와서 이렇게 가해자가 없는 피해자들의 범위가 넓어져 간다. 크나큰 사건으로 이름꽤나 알려진 분들이 줄줄이 끌려가는 것을 보며 이제야 법이라는 정의가 실천되려는가 보다 하고 다시 보면 몇날이 못되어 다시 거리를 활보한다는 소식을 들을 때 다시 실종된 가해자들의 모습이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 한다.
우리주변에서는 어떤 고통의 원인을 회피하거나 제삼자들에게 찾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일이든지 할 수만 있으면 자기가 책임지지 않으려는 의도에서다.
크리스챤이 된다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세상 속에서 책임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다. 민족의 현실 앞에 나와 우리의 사명을 깨닫는 것이다. 크리스챤에게는 두가지의 책임의식이 존재한다.
하나는 사회적 책임의식이다. 예수께서 친히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라고 하는 선언이 그것이다.
왜, 이 사회가 이렇게 어두워가는지를 가슴 아파하는 것이다. 죄없는 어린생명이 유괴되고 목졸라 숨져갈 때 나의 죄를 생각하는 것이다. 정치가들이 이합집산으로 자기들 스스로도 감당못할 거짓을 외치며 민초들을 유린할 때 그들을 측은히 여기는 기도가 있어야 한다.
그 청청한 자연을 파괴하고 기름때로 강산을 오염시킬 때 하나님은 먼저 이 시대의 크리스챤들에게 무엇을 했는지 물으실 것이다. 네가 빛인 까닭에 어둠에 헤매는 이웃에게 무엇을 했는가를 물으실 것이다. 네가 소금인 까닭에 얼마나 맛을 주고, 허무를 향하는 애처로운 빈민들의 상처를 치유했는지를 물을 것이다.
다른 하나는 선교적 책임의식이다.
크리스챤, 그들이 대하는 현실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다. 사회적이나 문화적인 그것도 아니다. 영적인 것이고, 영혼을 살리는 것이다. 크리스챤이 됐다는 것은 증인이 됐다는 의미이다. 증인은 자기의 본 바를 정확하게, 빠짐없이 증언할 의무가 있다. 이에 소홀하면 거짓증인으로 심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그러기에 선지자 에스겔이 이 책임에 추호도 차질이 없기를 당부한 것이다.
“너 사람아, 내가 너를 이스라엘(한국) 족속의 파수꾼으로 세웠다. 그러므로 너는 내가 하는 말을 듣고 나를 대신하여 그들에게 경고하라. 내가 악인에게 말하기를 ‘너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하였는데도 네가 그 악인에게 말하여 그가 악한 길을 버리고 떠나도록 경고하지 않으면 그 악인은 자신의 죄가 있어서 죽을 것이지만 그 사람이 죽은 책임은 내가 너에게 묻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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