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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0.06.19 00:00
  • 호수 327

장호순 "교육감 후보, 점수 매겨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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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순 / 작은학교를 지키는 사람들 대표

“교육감 후보, 점수 매겨 공개하겠다”
소외되고 무시되어온 농어촌 교육 살릴 후보 뽑아야


장호순 ‘작은학교를 지키는 사람들’ 모임의 대표를 만난 것은 6월 10일 토요일 늦은 오후였다.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이기도 한 그는 언제나 처럼 일에 쫓기는 듯 분주해 보였다.
그날은 연구실 곳곳에 자료를 늘어놓고 학생기자들의 학교신문의 편집작업을 거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인터뷰 요청을 쾌히 승낙했던 처음처럼 기자가 도착하자 곧바로 하던 일을 접었다.
그는 요즘 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시·군 간담회를 준비 중인데 일량이 벅찼는지 아랫입술이 약간 부르터 있었다.

=학생들 가르치고 연구하는 일(특히 그는 지역신문의 전문연구위원이다)만 해도 쉽지 않을텐데 어떻게 교육문제까지 관여하게 됐나?
" 딸아이 때문이다. 경기도 가평 두밀분교에 딸아이를 보냈는데 학생수가 적다고 폐교해 버렸다. 정부의 의도적인 도시위주의 교육방침을 목격하는 순간이었고 이때부터 교육현실개선에 나서게 됐다.

=대도시 위주의 교육방침이란?
" 국가가 정하는 교육의 틀이 어떻게 짜여져 있나. 죄 서울과 같은 대도시 위주 아닌가. 입으로는 공교육을 강화한다고 하면서 농어촌 학교를 폐교시키고 있지 않나.
학교 폐교의 이유 중 하나가 교원 정년단축으로 도시지역 교사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농어촌 학교는 없애고 이 때문에 남는 교사를 대도시로 보내고 있으니 이게 대도시 위주 아닌가.
농특세를 수십조원 걷었지만 학교교육 하는데만 유일하게 지원 안했다.
청·장년들이 자녀 학교교육문제로 농촌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고 부모는 농촌에서, 자녀는 도시로 나가 있는 비정상적 생활이 반복되고 있다.

=대도시와 농촌지역간 교육격차를 어떻게 해소해야 하나?
" 말로만이 아니라 공교육을 실제로 강화해야 한다. 자라는 아이들은 국가가 나서지 않아도 자란다. 그러나 학교교육을 통해 뒤처지는 아이가 없도록 돌봐줘야 한다. 이것이 공교육의 목표고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이다. 사교육 위주 정책은 농어촌 지역에는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다.
농어민들은 과외비를 지출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교육 위주 정책 때문에 부모의 환경에 따라 교육환경이 세습되고 있다. 계층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가정환경 좋고 사회적 환경이 좋은 아이들이 월등한 교육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짜여져 있으니 이 모양 아닌가.
국가가 나서 교육시설을 개선하는 등 교육이 튼튼히 설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개선해줘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변화와 개혁을 주도해나갈 교육행정가를 뽑아야 한다.

=오는 7월5일에 도 교육감 선거가 치뤄진다. 어떤 의미가 있는가?
" 그동안 교육감은 교육위원들이 선거로 뽑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초·중·고 학교 운영위원 전체에게 선거권이 주어졌다. 미흡하지만 중요한 변화이며 이를 계기로 완전한 교육자치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떤 기준을 가지고 뽑아야 하나?
"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조정할 줄 아는 교육행정가를 뽑아야 한다. 특히 소외되고 무시되어온 농어촌 지역의 학교교육을 재건하려는 의지를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따라서 교육철학, 능력, 교육경력, 공약, 실현가능성 등을 꼼꼼히 점검해 교육적으로 봤을 때 유능하고 자질있는 사람인가 봐야 한다. 정치인 뽑는 식으로 해서는 충남교육을 지금보다도 더 망칠 수 있다.

=하지만 선거권자들이 한정된 시간동안 후보들의 여러 면모를 확인하고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 작은학교를 지키는 사람들에서 최대한 이를 도울 예정이다. 13일부터 오는 23일까지 15개 시·군을 돌면서 학부모, 교사 등 교육주체들과 간담회를 갖고 의견수렴작업에 나선다. 수렴된 의견은 학교현장의 개혁안으로 모아 각 후보자에게 전달해 따를 수 있도록 하겠다.
또 누구나 믿고 따를 수 있도록 객관적 자료와 근거를 통해 교육감 후보들의 점수를 매길 것이다. 이를 공개, 운영위원들이 후보를 선택하는데 구체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점수를 매기게 되나?
" 간담회 등을 통해 전체 시·군에서 대표성을 가지고 참여하는 평가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다. 평가위원회가 후보자 자질, 정책, 공약, 공약의 실현가능성등을 평가하게 된다.

=얼마전 충남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충남교육시민연대’를 구성했다. 이 단체의 활동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
" 충남교육시민연대가 후보자 초청토론회와 불법선거 감시운동 등을 주로 벌이는 것으로 안다. 우리 단체는 후보자의 능력, 자질, 정책을 분석하는 일에 치중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양자의 활동이 상호작용이 될 것이다.

=이번 교육감 선거제도의 개선점은 뭔가?
" 기존 교육위원에 의한 투표방식에서 학교운영위원에 의한 투표를 하게 된 것은 교육자치에 한발 다가선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학부모 전체, 도민들에 의해 선출돼야 한다.
교육환경의 개선없이는 지역사회의 발전과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교육감 선거는 국회의원이나 도지사 선거보다 더 중요하다. 따라서 간선제로 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도민들도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작은 농어촌 학교를 지키는 활동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이번 선거에서 각 후보들에게 ‘농어촌 학교 통폐합 조례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이 요구안에는 학부모가 먼저 통폐합을 요구하지 않는 이상 이를 거론하지 못하도록 규정해 언제 통폐합이 될지 몰라하는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떨쳐내게 할 것이다. 나아가 이제 학생수를 늘릴 수 있는 다각적 방안을 내올 수 있도록 정책방향을 요구해 나가겠다.

=마지막으로 학교운영위원이나 도민들께 바라는 말씀이 있다면...
" 농어촌의 교육환경은 절대 도시환경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 정부가 의도적으로 소외시키고 지원해주지 않으니까 격차가 생기는 것이지 근본적으로 뒤떨어지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도시는 교육환경으로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상상력과 사고력을 차단하고 신뢰성을 떨어뜨린다.
미국 등 선진 외국의 일류학교는 도심에 절대 없다. 현재 도심에 위치하고 있는 곳도 모두 처음에는 농어촌 지역에 들어선 것이었다.
거듭 농어촌 교육을 살리는 일에 도민들이 나서기를 바라고 운영위원들이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학연, 지연을 모두 떠나 충남교육을 살릴 후보를 찾아 현명한 한표를 던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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