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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창지대서 떡국 못먹는 이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 우강면 소반리 한인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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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창지대서 떡국 못먹는 이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우강면 소반리 한인수씨

우강면 소반리에 사는 한인수(62세)씨는 명절 때만 되면 빠짐없이 미담사례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사람이다. 전국에서 알아주는 곡창지대 우강에서 설날에 떡국도 못먹는 이가 있어서야 되겠냐며 매년 직접 농사 지은 쌀 몇가마씩 불우이웃들에게 안겨주고 있다. 쌀 한가마에 8만원일 때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12년이 됐다. 이번 설에도 쌀 세가마를 우강면내 불우한 가정에 돌렸다.

지금은 2만5천평의 논을 경작하는 대농이 되었지만 젊었을 적엔 한씨도 고생이 많았다. 10남매 집안의 세째아들로 살림을 날 때 그에게 주어진 논은 750평. 평생 일해봐야 갈비 한번 뜯기 어려울 것 같았다고 한다.
돌이켜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는 얘기지만 그의 어려웠던 시절을 말해주는 일화가 있다. 그가 젊었을 적, 보신탕 잘하기로 유명했던 합덕 ‘인천집’에서 보신탕 한그릇 먹어 보는게 소원이었다. 그러나 돈은 없었고 궁리 끝에 친구와 함께 막걸리 한되를 시켜 먹으니 주인이 안주로 보신탕 국물을 내왔다. 그 국물이 어찌나 맛있든지 4그릇이나 비웠다. 그릇 밑바닥이 보일즈음 ‘국물이 짜다’고 타령을 했더니 주인이 연거푸 국물을 갖다 부어주었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뚱이 하나만 믿고 죽을 힘 다해 개간작업을 했다. 그렇게 한뼘 두뼘 농지를 늘리는 재미로 젊은 날을 보냈다.
한씨가 이웃을 돕겠다고 나선 건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가 아니다. 면 직원이 명절 때만 되면 미담거리를 찾느라 애태우는 걸 보고 아무런 생각없이 쌀 가마니를 내놓았다. 그렇게 시작했지만 이젠 안하고 넘어가면 오히려 자신이 서운해짐을 느낀다고.
재작년 환갑을 맞았던 한씨는 장성한 자식들이 차려주겠다는 잔치상도 마다하고 잔치비용 1백만원을 무의탁노인에게 전부 나누어 주기도 했다.
한씨는 남에게 잘하면 그 복은 곧 자신에게 돌아온다며 부모님을 극진히 위하는 착한 자녀들이 곧 자기에게 돌아온 복이라고 보람있어 했다.

이명자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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