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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소나무 숲과 참나무 숲
2007년 08월 31일 () 13:03:00 webmaster@mjmedi.com
비 피하려면 소나무 숲으로

오나전 씨는 소중 씨와 함께 모처럼 산으로 데이트를 나왔다. 답답한 도심을 벗어나 푸른 잎이 쑥쑥 돋아난 자연 속으로 들어오자 가슴까지 탁 트이는 것 같았다. 한참을 걷다보니 소나무 숲과 참나무 숲으로 나뉘는 갈림길이 나타났다.
그때 하늘에서 갑자기 억수같은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비를 피하기 위해 숲으로 뛰기 시작했다. 나전 씨는 참나무 숲으로 뛰어가려는 소중 씨의 손목을 붙잡아 소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비가 꽤 오래 올 것 같은데, 참나무 숲이 나뭇잎이 넓으니 좋지 않나요?”
소나무 숲에 다다른 소중 씨는 놀랐다. 멀리서 봤을 때와 달리 소나무 주변엔 작은 나무나 덩굴식물이 거의 없어 쪼그려 앉기도 편하고 머리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도 적었다.
“솔잎이 가늘어 비가 많이 떨어질 줄 알았는데. 의외로 빗방울이 안 떨어지네요”
“흔히 잎이 넓으면 나무 아래로 빗방울이 덜 쏟아진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솔잎은 가늘어도 전체 잎의 양은 참나무보다 많아요.”

“그런데 소나무 숲에는 다른 식물들이 잘 안보이네요. 풀이 무성하지 않은 덕분에 나무 밑에 숨기 편해요.”
“그것도 같은 원리죠. 햇볕이 내리쬐는 날엔 소나무 숲을 걸어보면 오히려 참나무 숲보다 더 어두워요. 햇빛이 빽빽한 나뭇잎에 가로막혀 지표면에 도달하지 못하는 거죠. 햇빛이 없으니 식물이 광합성을 못하게 되지요. 게다가 솔잎에는 탄닌 성분이 포함돼 있어서 잘 썩지도 않아요. 그래서 소나무 숲엔 다른 식물은 별로 없고 솔잎만 두껍게 쌓여 있기 마련이죠.”

“하지만 소나무 숲은 하늘에서 내린 빗물이 솔잎에 많이 매달려 있게 돼 비를 피하기는 좋겠지만 그만큼 건조해지지 않을까요?”
“맞아요. 나뭇잎에 매달렸다 모두 증발하니까 식수로 이용할 수 있는 빗물이 줄어들죠. 이 사실은 댐을 건설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이에요.”
“정말요? 댐을 만들 때 주변의 숲을 고려해요?”
“네. 댐 주변에 침엽수가 많으면 물 저장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숲을 고려해서 댐을 세울 장소를 정하죠. 숲이 빗물을 많이 가둘 수 있다면 콘크리트로 댐을 적게 만들어도 되겠죠.”

“와~. 나무가 댐 역할을 한다니 놀랍네요. 잠깐! 그렇다고 활엽수로만 숲을 만들면 비가 많이 올 때 물이 몽땅 흘러내려 홍수가 나지 않을까요?”
“하하. 그건 걱정 안해도 돼요. 참나무 같은 활엽수의 낙엽은 쉽게 썩어 토양이 되고, 햇빛도 잘 들기 때문에 참나무 숲에는 다양한 야생화가 자라요. 식물이 많으면 비가 내려도 식물의 뿌리가 토양을 꼭 붙잡기 때문에 산사태나 홍수를 막아주죠.”

“그럼 비가 안 오고 가물면요?”
“나무가 많은 숲은 ‘스폰지’ 같아요. 여름철 집중호우 때는 식물과 토양이 물을 머금고 있다가 가물 때는 내뱉어요. 침엽수 숲은 강수량의 51% 정도가 하늘로 증발하지만 활엽수 숲은 38% 정도를 잃을 뿐이라 더 좋죠.”
얘기를 나누다보니 비가 서서히 그치기 시작한다. 구름 사이로 빛이 새어나와 하늘이 아주 멋지게 변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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