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3-28 10:44 (목)

본문영역

  • 사회
  • 입력 1996.10.21 00:00

교정 은행나무는 ‘벌써’ 겨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용연초교, 재정난으로 은행잎 팔아 교구마련

- 학부모들 “아이들 정서가 걱정, 누굴 탓해야 하나”난감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한다는 취지 때문에 교정의 은행나무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용연초등학교내 10그루가 넘는 은행나무들이 작년부터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가을문턱에서 노란 제모습을 제대로 한번 뽐내지도 못한채 벌거벗은 모습을 하고 있다.
재정난으로 필요한 교구를 구입하지 못하고 있던 용연초교가 생각다 못해 교내 은행잎을 수집가들에게 팔아 교구구입비에 보태기 위해 보기싫은 교정의 모습을 감수하고 은행잎을 다 따버렸기 때문.
그러나 이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여론이 좋지만은 않다. 학교 주변에 살고있는 김모씨는 ‘“가을에 자연스럽게 낙엽지는 모습과 그 낙엽을 밟으며 명상하는 것도 아이들에겐 정서적으로 큰 공부일텐데 학교재정이 얼마나 어렵길래 나뭇잎을 팔아야 하냐”며 썰렁해진 교정의 모습이 벌써 겨울을 느끼게 한다고 걱정했다.
이에 대해 용연초교에서는 “사실 전교생이 80명도 채 안되는 학교에서 떨어지는 은행잎을 치우는 것도 문제일 뿐더러 수업을 위해 교구들은 필요한데 교구구입비는 부족해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하던중 교내 은행잎을 수집가들에게 팔아 교구구입비에 보탰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용연초교에서는 작년에 운영비와 은행잎을 판 돈으로 실물환등기를 구입해 아이들의 교육에 사용하고 있다. 올해에도 이 방법으로 다른 교구를 구입할 계획이다.
부족한 교육예산으로 인해 교내에 당연히 우거져 있어야 할 나무들이 초라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학부모들과 주위 사람들은 조그만 학교에 원활한 지원을 하지 못하는 교육당국을 탓해야 할지 아니면 아이들의 정서도 생각지 않고 환경을 그르치는 학교측을 탓해야 할지 난감해하고 있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