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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0.12.11 00:00
  • 호수 349

시작은 좋았으나 아쉬운 ‘천주교의 자기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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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좋았으나 아쉬운 ‘천주교의 자기반성’

서금구 / 합덕대건노인대학장

12월1일 공주대학교 백제문화연구소 주최로 <내포지역과 한국 천주교회사>란 주제의 학술심포지움이 당진문화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와같은 학술심포지움을 유치한 당진문화원 민영근 원장께 경의를 표하며 특히 공주대학교 백제문화연구소 조동길 교수께 감사를 드린다.
지리적인 위치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심포지움에 많은 인사들이 참석하지 못했음을 아쉬워 하면서 특히 천주교회사라는 특정종교의 주제발표라서 그러했을 것이라는 것을 심분 이해하면서 참석자가 60여명밖에 없었다는데 질보다 양적인 면에 아쉬움이 남는다. 다행인 것이 있다면 당진천주교회 주임신부와 보좌신부가 함께 자리를 지켰다는 것이다.
이날 한국천주교회 교단은 일간신문을 통해 과거 잘못에 대한 용서와 고백을 발표했었는데 당진군내 4개 천주교회의 본당에 1만여명의 신자들이 있는데 불과 열손가락으로 셀 수 있는 인원밖에 눈의 띄지 않았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역사학에 문외한인 필자가 학술적 심포지움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자체가 외람되지만 참관자로서의 소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심포지움의 기조강연(내포천주교회사의 의의)자인 전 서울대 사범대학장이었던 이원순 교수는 한국교회사를 평생 전공하였던 교수라 무리없이 내포지방과 한국교회사를 짚어 주었다.
주제발표에 있어 원재연씨의 <오페르트의 조선항해와 내포일대의 천주교 박해> 논문은 일반화되지 않은 사건들을 발표하였음에 주목을 끌 만하다. 일반적으로 오페르트는 유태계 독일인 상인으로 금품에 욕심을 내고 남연군의 묘를 도굴하였다는 것 외에 더 깊은 내용은 모르고 있었으나 오페르트는 프랑스 신부인 페롱과 리델 등이 함께해(깊은 뜻은 불명하나) 도굴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연구 발표했다.
오페르트의 남연군묘 도굴사건으로 국내에서는 병인박해를 당해 전국적으로 1만여명에 이르는 순교자를 양산하게 되었던 것이다. 오페르트 남연군묘 도굴사건으로 대원군 이하응은 전국으로 선참후보(先斬后報;먼저 목베어 죽이고 후에 보고함)의 명령을 내리게 되고 이를 계기로 천주교인들이 많은 희생을 당하게 되었다. 그로인해 내포지역 특히 덕산, 합덕 등지의 천주교인들 1천여명이 서산군 해미읍성에서 한꺼번에 체포돼 생매장까지 당한 대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안양대 교수 하성래씨의 <충청도 지역의 천주교회 사적지와 그 의미> 발표에는 새로운 사적지 발굴이 없었던 것이 아쉬웠고 현장답사을 하였다고 하나 퍽 오래전 일이었던 것같다.
논문집을 읽고 부언하고 싶은 것은 사적지에 옛 지명만 표기해 둔 것이다. 이런 것들은 일반인들이나 후학들의 편의를 도모한다는 뜻에서도 ( )안에 현재의 행정상의 지명을 표기하였으면 금상첨화로 생각한다.
예를 들면 홍주 신리라고 하였는데 신리는 ‘당진군 합덕읍 신리’라고 토를 붙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역사학의 문외한인 필자가 왈가왈부하였음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결례가 되었다면 관용을 바란다.
그런데 한국천주교회에서 발표한 과거 잘못에 대한 반성문을 보니 그 내용이 너무 포괄적인데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물론 과거사의 잘못을 일일이 열거한다는 것은 어려운 문제겠으나 그중 큰 역사적인 사건은 몇건이라도 짚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몇건을 거론하자면 ①초기 천주교 전래시 조상제사문제 ②오페르트사건 전후의 병인년 박해 ③안중근 의사 파문사건 ④3.1 만세운동 저지 ⑤왜정치하의 신사참배와 일천황과 하느님과의 위상문제 ⑥박정희 정권의 유신체제와 지학순 주교님 투옥사건 ⑦좌우 이념갈등에 일방적인 의견 등이다.
적어도 위에 열거한 것에 대해서는 자세한 해명과 고백이 있었으면 하는 의견인 것이다.
천주교회의 성사중 고백성사에 대해 평신도들에게 아주 중요시하고 또 세밀한 부분까지 고백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교회 자체의 고백성 <쇄신과 화해> 발표문은 평신도의 가르침과 대조적으로 포괄적이라는데 교회적 인지에 명쾌한 모범답안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부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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