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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농촌 기행문3]일본의 유기농법과 직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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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충회
당진참여연대 회장
우강면 세류리

이 글은 충남 지역 농민들 스스로 일본 구마모토 농민들과 교류해 WTO 등 현안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고 의견을 나누고자 지난 2월16일부터 3박4일간의 방일 소감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일본의 유기농업과 미곡종합처리장(RPC)을 소개합니다.
우리는 일본의 유기농업이 한국보다 상당히 앞섰을 것이라는 선입관을 갖고 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듯 싶습니다. 그들은 25년 전부터 유기농을 시작했다고 하지만 우리의 옛날 농사법은 그 자체가 유기농 아니었습니까. 지금도 일본의 유기농을 하는 농민들이 한국의 유기농에 관심을 가지고 견학을 온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유기농법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정부와 농협에서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구마모토에서 유기농이 가장 활발한 지역은 야베마치시로 쌀농사 75㏊를 오리농법으로 재배해 야채 등과 함께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는데 가격은 보통 농산물의 두배 정도를 받는다고 합니다. 농약은 일년에 한번 치거나 전혀 치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한가지 유리한 점은 우리나라처럼 황사나 중국에서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해충이 없을 것이라는 추측이 들더군요.
호리라는 농부와 더 자세한 얘기를 나눴는데 그는 카베츠라는 양배추를 유기농으로 재배해 높은 소득을 올린답니다. 처음 왕골을 재배해 가공품으로 만들었는데 고용했던 중국인에게 경쟁에서 밀려나 고민하던 중 작목을 전환하여 유기농을 시작했답니다. 그는 흑소당이라는 배양액을 만들어 양배추를 재배했는데 보통 양배추의 당도가 5도인데 비해 8도의 양배추를 생산하여 일본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합니다.
구마모토에서 쌀농사 중심지역은 아소시입니다. 이 곳은 논의 면적이 약 600㏊이고 이중 487㏊를 아소시 농협 RPC에서 처리합니다. 수분 함량 24%의 수확한 벼를 산물로 받아 15%로 건조하는데 건조시설이 원적외선 시스템이라 시간이 단축되고 미질이 향상된답니다. 부대시설은 저장시설로 300t급 사일로(silo) 10개와 80t급 예비 사일로(silo) 4개가 있고 평상시 4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작업시에는 15명 정도의 일용직이 필요한데 일년에 총 가동 일수는 27일에 불과합니다.
매우 의외의 일입니다만 일본은 한국처럼 농협에서 쌀장사를 하지 않습니다. 농협RPC는 벼를 건조하여 현미로 도정해 곡주에게 되돌려 보내고 곡주는 다시 가정에서 소비자가 원하는대로 백미로 도정해 직거래를 하는데 농협은 소비자 단체와 거래를 터줍니다. 부득이 농가가 원하는 것만 농협이 위탁 판매를 하는 것이지요.
일본도 한국처럼 WTO로 인한 위기감이 팽배해 있습니다. 정부에서 쌀 생산량 감축을 위해 휴경 보상제를 실시하는데 콩이나 다른 밭작물로 작목을 전환하면 쌀 농사 소득의 70%를 직불제로 보상합니다만 농민들은 불만과 위기감이 팽배해 몇 년 전에 비해 논 값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있답니다.
안내하는 우치다 과장은 WTO가 미국식 농업을 전 세계에 강요하고 있는데 한국과 일본은 그런 농사에서 제일 경쟁력이 약하며 한국과 일본, 중국이 협력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농협과 지방자치 단체에서 유기농업과 직거래를 통하여 농민과 농업을 보호하려는 일본의 노력이 돋보입니다
최근 일본이 개발한 벼 품종 중 두 가지를 농가로부터 선물 받았는데 이름이 참 좋더군요. 하나는 숲 속의 곰이고 하나는 예쁜 딸님입니다. 미질을 개선했다는데 일본사람들은 김밥이나 회 덮밥처럼 식은 밥을 주로 먹기 때문에 아마도 밥이 식었을때도 밥맛이 우수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음주는 일본 농가 전경과 비닐 하우스 농사를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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