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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0.12.04 00:00
  • 호수 348

6·25때 헤어진 가족 55년만에 극적인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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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때 헤어진 가족 55년만에 극적인 상봉

당진읍 용연리 임 소 순 할머니
친언니등 가족 8명 찾아, 당진경찰서 ‘헤어진 가족 찾아주기’ 성과
이성주 경장 한달간 추적 끝에 결실

경찰의 도움으로 6.25 때 헤어진 가족을 55년만에 극적으로 상봉한 70대 노파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당진읍 용연리에 사는 임소순(72세) 할머니는 지난 11월 중순경, 6.25 때 헤어진 후 반세기 동안 생사조차 모르던 친언니와 조카 등 가족 8명을 찾아냈다는 소식을 당진경찰서 관계자로부터 전해듣고 회한의 통곡을 했다.
강원도 철원이 고향인 임 할머니는 해방 후 열일곱살의 나이로 서울에 식모살이를 나왔다가 6.25가 터지면서 가족과 생이별을 했다. 임 할머니는 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자신의 고향인 철원이 옛날처럼 북한인 줄로만 알고 고향에 찾아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 철원이 남한땅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헤어진 가족찾기에 나섰다.
그러나 이미 헤어진지 오랜 세월이 흘러 시작된 임 할머니의 가족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적십자사에도 신청을 했으나 남북이산가족만 해당된다는 얘길 들어야 했고, 최근엔 KBS 아침방송에 출연하고자 신청했으나 6.25 전쟁 이전에 헤어진 가족은 어렵다는 것이었다.
고향 동네에도 여러차례 수소문 해보았으나 찾지못해 죽기전에 가족을 꼭 만나야겠다는 임 할머니의 의지는 희미해져 갔다. 그런데 임 할머니의 마을 원영희 이장이 마침 경찰에서 헤어진 가족찾아주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임 할머니와 함께 당진경찰서 민원실 이성주 경장에게 가족을 찾아줄 것을 호소하게 된 것.
이 경장은 임 할머니로부터 헤어진 가족의 명단을 건네받아 무려 한달간 집요하게 추적한 결과, 마침내 임 할머니의 가족중 친언니는 고향인 철원에, 조카들은 서울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이성주 경장은 임 할머니가 적어준 가족이름이 상당부분 주민등록상의 이름과 달라 찾아내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고 털어 놓았다.
임 할머니는 지난 28일 혼자 살고 있는 용연리 자택에서 장조카 호천씨와 막내조카 호광씨를 만났으며, 거동을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 친언니와 올케를 만나기 위해 다음날 꿈에 그리던 고향 철원으로 달려갔다고 한다.
임 할머니와 가족들은 “살아생전에 만나지 못할 줄 알았던 가족을 찾게 돼 반세기 동안 맺혀있던 한을 이제서야 풀었다”며 “헤어진 가족 찾아주기를 담당하고 있는 이성주 경장에게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거듭 감사인사를 전했다.
지난 8월부터 헤어진 가족찾아주기 운동을 전담하고 있는 이성주 경장은 바쁜 민원실 업무 틈틈이 신청이 들어온 가족을 찾는데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있어 주위의 칭찬이 자자하다.
이 경장은 “헤어진 가족들이 자신의 작은 노력으로 수십년만에 만나는 것을 볼 때 남북 이산가족상봉 못지 않은 감동과 많은 보람을 느낀다”며 “헤어진 가족이 있는 분들은 언제든지 신청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당진경찰서는 헤어진 가족 찾아주기운동에 돌입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22건을 신청받아 이중 15건을 해결하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보이고 있어 이 운동이 권위적이고 딱딱한 경찰의 이미지를 벗고 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나는데 일조를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헤어진 가족을 찾아드립니다.
당진경찰서 민원실 352-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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