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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떼가 헤엄치고 있다그녀의 맨발을 어루만져주고 싶다홍조가 도는 그녀의 맨발실뱀이 호수를 건너듯 간질여주고 싶다날개를 접고 호수 위에 떠 있는 오리떼맷돌보다 무겁게 가라앉는 저녁해우리는 풀밭에 앉아 있다산너머로 뒤늦게 날아온 한떼의 오리들이붉게 물든 날개를 호수에 처박았다들풀보다 낮게 흔들리는 그녀의 맨발두 다리를 맞부딪치면새처럼 날아갈 것 같기만 한해가 지는 속도보다 빨리어둠이 깔리는 풀밭벗은 맨발을 하늘에 띄우고 흔들리는 흰 풀꽃들나는 가만히 어둠속에서 날개를 퍼득여오리처럼 한번 힘차게 날아보고 싶다뒤뚱거리며 쫓아가는 못난 오리오래 전에나는 그녀의 눈 속에힘겹게 떠 있었으나" '물속까지 잎사귀가 피어 있다' 중에서 "박 형 준 1966년생 199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빵냄새를 풍기는 거울 등의 시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