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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 하나를 가꾸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 미호중학교 4H 지도교사 이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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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 하나를 가꾸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연중 꽃피는 학교 만든 미호중학교 4H 지도교사 이 인 학 선생님

“학생들에게 농심을 함양시켜주는 것, 그리하여 장래에 농업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농촌을 아끼고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을 체험활동을 통해 심어주는 것이 바로 학교 4H 활동입니다.”
미호중학교에서 농업을 가르치는 이인학(47세) 교사는 지난 91년부터 학교 4H회를 조직, 학생들에게 꽃가꾸기와 환경보전활동, 봉사활동을 지도해오고 있는 4H 선생님이다.
산업화에 따라 농업의 비중이 축소되면서 4H 활동도 과거와 달리 많이 퇴색되었지만 이 교사는 농업이 없이는 민족의 장래도 없다는 신념 하나로 학생들에게 농촌을 사랑하는 마음을 차곡 차곡 쌓아주고 있다.
전체 학생수가 60여명에 불과한 미호중학교는 모든 학생이 목화 화분 1개씩을 가꾸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 교사는 할미꽃, 분꽃 등 우리의 전통꽃 묘를 학생들에게 나눠줘 각자 학교뜰에 가꾸도록 해 연중 꽃피는 학교가 되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꽃을 가꾸다 보니 심성이 좋아진 것 같아요. 친구를 따돌리거나 남의 물건을 훔치는 일도 없구요. 교실에 화분 하나가 있어도 말라 죽을 때까지 내버려 두는 일은 없어졌습니다.”
꽃을 기르고 가꾸는 일이 학생들에게 정서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이 교사는 아이들의 변화를 통해 몸으로 체험하고 있다고 한다.
“흔히 4H하면 일만 하는 활동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죠. 하지만 그것은 과정만을 단편적으로 본 것이예요. 화분 하나를 가꿀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정신적인 평화를 누리게 하는 것이 4H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화분 하나를 가꾸는 여유는 생명체를 소중히 하는 마음이 없으면 가질 수 없다. 그것은 곧 농심과도 일맥상통한다.
이 교사는 농업·농촌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물론 본인이 농업 전공교사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식량이 무기화되는 시대에 농업을 포기하고선 나라의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에 사활을 걸고 지켜야 하는 것이 바로 농업이라는 것이다.
이 교사는 학생들이 4H활동을 통해 농업의 소중함을 가슴으로 느끼고 성인이 되어서도 농촌을 도와줄 줄 아는 마음을 갖도록 하겠다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다.
이 교사는 또 농촌의 전통문화인 농악을 지도하기 위해 스스로 먼저 풍물을 익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미호중학교 4H풍물패는 중앙경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고 도 경진대회에서는 4번이나 우승하는 등 실력이 뛰어나다. 지금은 마을의 경로잔치에도 초청되고 복지시설에도 찾아가 공연을 하는 등 기술을 익히는데서 나아가 이웃과 함께 흥을 나눔으로써 농악의 전통을 제대로 계승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교육계의 화두였지만 입시와 성적중심의 교육풍토로 현실에서 제대로 실현되지 못해왔던 전인교육, 특기적성 교육 등을 이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하는 4H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실천해오고 있었던 셈이다.
학생을 하나의 밭으로 본다는 이 교사는 자신은 그 밭에 사랑과 겸손, 평화의 씨앗을 뿌려주는 존재라고 했다. 어떤 양분을 주느냐에 따라 옥토가 될 수도, 황무지가 될 수도 있는 밭.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던 문제학생으로부터 ‘사랑해요’라는 말을 듣기까지 3년이 걸렸다는 이교사의 경험담에는 인내와 사랑이 옥토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양분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었다.



이명자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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