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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莊 사상의 해체적 독법
2003년 03월 19일 () 14:00:00 webmaster@mjmedi.com
김형효著 청계출판사刊

"윤리적 지표 넘어 생물의 법칙 말한다"

오랫동안 이른바 道家라고 불렸던 老莊 사상을 孔孟의 유가적 인문주의와는 다른 자연주의, 또는 자연중심주의라고 여겨왔다. 그래서 마치 루소(J. J. Rousseau)가 역사와 문화를 모든 인간 악의 진원지로 여겨 자연상태의 생활을 至善의 상징으로 여겼듯이, 老子와 莊子는 인간의 순수한 본성을 회복하기 위해 자연의 세계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상가로 철학사에서 대표되었다.

그런 점에서 오랫동안 동양의 철학사는 노장사상을 역사와 문화의 악으로부터 도피하여 眞善眞美의 자연세계로 귀의하는 반문화주의, 반인문주의의 상징처럼 해석되어 왔다. 그래서 역사의 현장에서 일하다가 지치거나 또는 실패한 경우에 자연으로 회귀하는 순간, 이른바 歸去來辭를 읊는 순간은 누구든지 유가에서 도가로 회전하는 전환점이라고 상상되어 왔다.

사실 노자의 '道德經'이나 장자의 '莊子'를 단순한 도덕적 잠언이나 훈계처럼 또는 인생의 좌우명을 새겨놓은 금언집처럼 읽을 수도 있다. 그러나 노장사상은 이 세상의 깊은 문맥 즉 이 세상 그 누구도 자신의 뜻대로 바꾸거나 고칠 수 없는 그러한 법칙을 道의 이름으로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老莊이 언급하는 道의 개념은 도덕적 윤리적 차원의 道가 아니며, 또한 避世나 遁世의 의미에서 이해될 수 있는 道가 아니다. 바로 인간이 살아가도록 운명지워진 이 세상의 생리와 법칙을 의미하는 道를 상징한다.

그렇다면 '道德經'이라는 책 이름은 어떻게 이해되어야 하는가? '道德'에서의 '德'의 의미는 道라는 개념이 함유하는 능력의 역동적인 작용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道德은 삶의 윤리적 지표라는 표피적 의미도 품고 있지만, 더 깊은 의미에서 세상의 법칙은 죽은 死物이 아니라 살아서 부단히 움직이는 生物이라는 것을 가리킨다.

저자는 이 책의 제목인 '老莊 사상의 해체적 독법'에서 '해체적'이라는 개념을 어떤 이념이나 이상으로 구성하려는 모든 낭만적이고 당위적인 사유 체계나 철학 사상에 대한 반대의 의미로 이해되길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저자는 '해체'라는 낱말의 의미를 인간의 이념이나 신념으로 구성하려는 모든 종류의 사상을 해체시키고 이 세상의 實相의 모습 즉 이 세상 그대로의 본질적인 생리를 사실 그대로 파악하려는 사실주의적인 요구를 함의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동양학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는 지금의 현실에서 또 다른 사유패턴으로 老莊 사상을 해석하고 있는 저자의 시도는 눈여겨 볼만 하다.

강현호(부산 솔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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