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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신비
2003년 03월 19일 () 14:03:00 webmaster@mjmedi.com
   
 
‘세상에서 가장 큰 기적’

앙드레 지오르당 著 / 동문선 刊

계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이렇게 해가 바뀌면서는 항상 새로운 결심을 하기 마련인데, 신년 들어 여러분들은 어떤 각오를 다지셨나요? 처한 상황이 각기 다르니 다짐한 바 또한 다르겠지만, 저는 節煙과 節酒를 작정하였습니다.

陰氣가 반으로 줄어든다는 40을 넘기기 시작했으니 당연히 건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워낙 즐겨왔던 기호품인지라 완전히 끊기는 좀 힘들 것 같더라구요. 그러면서도 의문은 영 가시지 않았습니다. 내 몸뚱아리는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었기에 이렇듯 힘들게 절제해야만 하는지…….

얼마 전 읽은 ‘내 몸의 신비’는 이러한 저의 愚問에 대한 賢答의 역할을 충분히 해 주었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사실 그 자체가 이미 엄청난 복권에 당첨된 것이므로[며칠 전 로또(lotto)복권으로 우리 나라에서 복권 사상 최고액인 65억원에 당첨된 사람의 확률과도 도무지 비교가 되지 않는 행운이므로], 내 몸을 정말로 소중히 여기면서 정성스레 가꾸어야 된다는 것을 재삼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저자인 프랑스의 앙드레 지오르당 교수는 이 책의 부제를 ‘세상에서 가장 큰 기적’이라고 달았을 만큼, 인체를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며 몸 속 구석구석의 구조와 기능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같은 한의사들이야 부분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 가령 내 몸은 40조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고, 유전자는 약 10만개이며, 100여개의 기관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등 - 대상을 관찰하지 않기 때문에 이 글에 실려 있는 수많은 인체 관련 정보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 저자가 소위 프랑스적인 교양을 바탕으로 종횡무진한 식견을 정신없이 늘어놓은 탓인지, 번역하는 과정상 매끄럽거나 자연스레 의미가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는 동물원이며 식물원이다”, “나는 내가 먹는 것이다”, “나는 죽는다, 그러나 영원토록 소생한다” 등의 장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한의학의 ‘人身小 天地’의 개념과 정확하게 일맥상통하며, 간간이 들어있는 삽화들 또한 한의학적 사유를 시도함에 있어서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림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무튼 이 책은 우리 몸에 대한 세밀한 수치와 수많은 정보를 제공하면서 나라는 생명체를 경탄의 대상으로 바라 볼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올바른 정신을 지님으로써 정신이 몸에 예속되지 않고 몸의 주인으로서 보다 역동적이고 당당한 삶을 꾸려나가야 된다는 사실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그동안 나를 옭아매 왔던 구습에서 벗어나고자 마음먹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천에 옮기기 꽤 힘들었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세요. 저자는 서두에서 자신의 글을 읽은 후에는 결코 전과 같을 수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으니까요.

안 세 영(경희대 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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