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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0.10.02 00:00
  • 호수 340

[작은 모임]당진사진동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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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모임을 찾아서⑤

“순수한 마음과 열정이 있으니 즐겁지요”

‘사진동우회’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진에 대해 관심이 많거나 혹은 사진을 굉장히 잘 찍는 사람들의 모임일 것이라고 여긴다. 이것은 사진 찍는 것이 매우 친숙하고 일상화된 현실에 비춰보면 좀 이상한 일이다. 그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바쁘고 힘든 일상에 지쳐 그런 고상한(?) 취미생활을 할 여유를 못찾기 때문이고, 설령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 어려운 사진을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미리 겁을 먹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기자의 경험담이기도 하다).
‘당진사진동우회’는 사진을 잘찍고 못찍고를 따지지 않는다. 그저 사진을 좋아하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면 그만이다.
“사진요? 그런거 잘 몰랐어요. 처음 몇 년은 사람이 좋고 해서 그냥 따라 다녔죠. 사진기도 싸구려 자동카메라를 썼구요.”
당진사진동우회 최익훈 회장의 말이다.
동호회 활동을 7년동안 해오고 있다는 사람이 사진을 잘 모른다니.., 조금은 당황스러움을 느꼈지만 이 모임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일단이다.
당진사진동우회 회원들은 직업이 다 다르다. 그래서일까, 회원들의 성격이나 개성도 천차만별이다. 한달에 한번 전체 회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월례회를 갖는데, 어찌나 회원 저마다의 목소리가 다양하고 큰지(한 회원의 표현을 빌리자면) ‘정신이 없을 지경’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이 모임을 ‘오합지졸’이라고 얕잡아 보았다가는 큰코 다친다. 이런 자유스런 모임 분위기와는 별개로 단합은 가히 놀라운 지경이다.
그에 관한 한가지 실화가 있다. 유명하다는 촬영지는 모두 다 돌아본 터라 국내는 지겹다는 회원들의 요구로 지난 1996년, 처음 해외로 촬영을 갔다. 간곳은 중국 계림성 일대. 새벽까지 이어진 술자리 때문에 다들 힘겨워 했지만 아침일찍 촬영일정이 시작됐다. 하지만 개인적인 체력차이와 여독 등을 고려해 모든 회원이 다 그 일정을 따라야 했던 것은 아니었다. 예정된 출발시간이 다 돼 차가 막 떠나고 있는데 한 회원이 옷의 단추를 풀어헤치고 양손에는 신발을 든 채 헐레벌떡 뛰어와 간신히 차에 탈 수 있었다. 물론 그게 뭐 대수로운 일이냐 넘어갈 수 있겠지만, 강제하지 않는 자유속에서도 촬영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잊지않고 함께하려 한다는 점에서 쉽게 넘겨 볼일은 아닌 듯 싶다.
취미생활이라는 것이 즐거움이 없으면 애시당초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당진사진동우회 사람들은 사진을 찍는 것에서 자신의 즐거움을 찾는 일에 유별나다. 어찌나 그런지 수없이 많은 촬영여행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흔한 단체사진을 거의 찾아볼 수 가 없다.
“사진찍는 일에 얼마나 푹 빠져드는지 도대체 단체사진찍기를 싫어하더라고요. 사진찍는 즐거움을 잠시라도 방해받고 싶지 않은 거겠죠. 그래서 그런지 원래 사진작가들은 자신을 사진기에 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우리회원들도 아마추어이긴 해도 분명한 사진작가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단체사진이 꼭 필요하다는 기자의 요구에 최 회장이 난처한 듯한 표정으로 설명하는 말이다.
당진사진동우회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가족적이면서도 재미로 ‘똘똘’ 뭉쳐있다. 일이십년나는 나이차가 있으면서도 모이기만 하면 서로들 격이없는 농담을 주고 받으며 시간가는 줄 모른다. 얼마나 재미 있는지 첫 해외촬영때 그들을 안내했던 여행가이드가 웃느라고 목이 쉴 정도였다고 한다. 불가능 할 것같은 이 모두가 가능한 이유는 회원들의 순수한 마음과 사진에 대한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활동을 시작한지 16년째 접어든 이 모임은 그런 순수한 마음과 사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같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 앞으로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일 등, 사진으로 남을 도울 수 있는 일을 찾아 할 계획도 갖고 있다.
■회원 : 차재석, 김기옥, 이재광, 송석일, 안승환, 마용주, 유양희, 김계수, 윤주흥, 김충호, 조선형, 이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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