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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0.09.11 00:00
  • 호수 338

과수농가 낙과피해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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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농가 낙과피해 심각

배 - 피해농가의 80%가 절반이상 떨어져
실제 농가 체감피해는 “80% 이상 낙과” 대부분
실효없는 정부수매대책, 상처난 농심 화만 키워

추석을 앞두고 불어닥친 태풍 ‘프라피룬’은 대풍을 꿈꾸던 과수농가들에게 날벼락이나 마찬가지였다. 8월31일 저녁부터 전국을 강타한 태풍으로 한창 단맛이 들기 시작하던 배, 사과가 무차별적으로 떨어지고 과목이 쓰러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당진군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배, 사과를 재배하는 624농가(459㏊)에서 낙과피해가 발생했으며, 포도를 재배하는 24농가에서 과목이 쓰러지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이중 배 재배 농가의 낙과피해가 가장 커 피해농가(299농가)의 80%인 210농가가 절반 이상 낙과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낙과율이 80% 이상인 농가도 28농가에 이르렀다. 사과는 피해농가(322농가) 중 낙과율이 50% 이상인 농가가 28농가로 조사돼 배에 비해 피해규모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집계와 달리 실제 농가들이 체감하는 피해규모는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수농가가 밀집돼 있는 순성면 아찬리·본리, 송악면 청금리, 신평면 상오리 등의 주민들은 “배의 경우 몇몇 농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80~90% 이상 낙과됐다”며 “그나마 몇안되는 달려있는 과일조차도 강한 비바람에 상채기가 나 상품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합덕에서 사과·배농사를 짓는 농민 정모씨는 “봉지를 씌워 놓았던 신고배 5만개 중 이번 태풍으로 3만5천~4만개 가량이 떨어졌다”며 “하룻밤 태풍에 2~3천만원을 날린 셈”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과수농가들의 피해규모가 예상외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부에서 농협을 통해 떨어진 과일의 수매에 나섰으나 터무니없이 낮은 수매가 등으로 전혀 실효가 없어 상처난 농심에 되레 화만 키우고 있다.
실제로 농협당진군지부는 수매물량으로 배 60톤을 배정받아 서산, 충북 등의 쥬스공장으로 납품하려 했으나 지금까지 28톤만이 수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매가능한 배는 당도가 11도 이상이어야 하나 이번에 낙과된 배는 대부분 만생종인 신고·감천 등으로 당도가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당 225원(사과 150원)에 불과한 수매가로는 운임료조차 건지지 못하는 등 실효성이 전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같이 비현실적인 수매대책으로 매스컴을 통해 떨어진 과일을 수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혹시나 하는 기대를 걸었던 피해농가들은 “정부가 농민들을 또 우롱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당진사과연구회 최성태 회장은 “정부수매가 가능한 사과·배는 시중에 출하해도 ㎏당 1천원 이상은 충분히 받을 수 있다”며 “아이들 장난같은 대책”이라고 몰아부쳤다.
이로인해 농가들은 일찌감치 정부대책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떨어진 과일을 그대로 폐기처분하고 있다. 이같이 해마다 태풍피해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정부지원대책이 매년 생색내기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과수농가들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사과·배에 대한 재해보험제도 실시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보험료에 대한 정부보전비율 등 구체적인 안을 내놓지 않고 있어 이 제도가 농가들 사이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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