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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건망증 치유, 지도층이 앞장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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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규 호 전 당진농지개량조합 조합장

사람이 나이가 들면 생기는 증세 중 가장 심각한 것이 건망증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젊은 사람들에게도 있지만 나이든 사람들같이 많지는 않다.
건망증 중 제일 흔하게 보는 것이 물건을 어디에 잘 놓고도 찾지 못해서 우왕좌왕하는 것은 예사이고 때로는 몇날을 두고도 찾지 못하다 가장 쉬운 곳에 있는 것을 보고 쓴 웃음을 짓는 일이 어디 한두번이겠는가.
이런 것을 보면 나이는 어쩔 수 없나보다 하고 읊조리지만 우리 사람에게 건망증은 필연의 법칙으로 적용되는 것을 어찌 막을 수가 있으랴.

사람들은 이 건망증이 심하면 치매의 초기증상이라고도 하지만 글쎄 치매 초기증상까지야 되겠는가
건망증 중 남자에게서 많은 것이 옷을 갈아입고 바지의 지퍼를 올리는 것을 잊어버리고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남대문을 열어놓고 거리를 활보하는 용감한 사람들을 보는 것이 어디 한둘인가.
또 어떤 일을 하려고 손에 물건을 들고있다 내가 왜 이것을 손에 들고 있는 지 생각을 못할 때도 있었을 것이며, 약속이나 모임에 가기 위하여 준비하고 시간이 남아 잠깐 다른 일을 하다 약속이나 모임을 아예 잊어버리고 그 일을 끝까지 하는 경우도 가끔은 있을 것이다.

이렇게 심각한 것이 건망증이다

그러나 세상을 살다보면 꼭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들을 많이 갖고 있으나 막상 꼭 잊고싶은 일들은 지워지지 않고 머리 속을 꽉 채워 다른 기억을 못하게 방해하고 있으니 참 딱한 일이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도 안주고 불쾌하게도 하지 않으면서 즐겁게 살 수 있으면 본인의 건강은 말할 것도 없으며 사회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즐겁게 살면 웃음과 미소가 끊이지 않을 것이며 사회도 밝아지고 범죄도 없어질 것이다. 즐겁게 사는 세상에 왜 범죄가 존재할 것이며 남을 모략하는 일이 생기겠는가.
건망증이 왜 나쁘기만 하겠는가 나쁜 일들을 잊고 필요한 것만 생각하게 된다면 세상이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람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 문제다.
전 세계에서 건망증이 제일 심한 국민이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것이 문제이다.

IMF 환란이 엊그제인데도 언제 우리가 그런 일이 있었는지 조차 잊어먹고 사치와 낭비가 도를 넘고 있다.
거리에 나가보면 새 차가 달리고 비싼 옷을 입은 여자들이 활보하는가 하면 비싼 음식점에는 사람들이 많아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이며 장사도 고가품 판매업소는 성황이지만 막상 싼 값에 파는 장사는 안돼 문 닫는 상점이 하나둘이 아니고 보면 건망증도 중증이 아닐 수 없다.

건망증은 꼭 치유해야 할 병이다

어떻게 치유해야 하는가? 사회지도층 인사가 먼저 솔선수범하고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 앞장서야 한다. 잘 먹고 잘 입고 좋은 차도 타야겠지만 우리 사회는 지금도 못 먹고 굶주리는 사람도 많이 있다. 이들을 보살피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항상 음울하게 될 것이다. 가진 것이 없는 사람도 훈훈한 정을 느껴 웃음마저 잃지 않도록 할 때 우리 사회는 밝아지지 않겠는가

건망증을 치유하지 못할 병으로 생각하면 우리 사회는 중증의 건망증을 앓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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