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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3.03.30 00:00
  • 호수 460

앞날 불안한 양돈농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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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는 살쪄가는데 대책 없어 한숨만

신평에 돼지콜레라가 발생한 지난 19일 이후 양돈농가들의 입에서 가장 먼저 터져나오는 것은 한숨이다.
보통 때라면 돼지들이 살쪄가는 모습이 한없이 기쁘련만 이동제한으로 출하를 못해 우리에서 살만 쪄가는 돼지를 바라보는 농민들의 시선은 불안하기 그지없다.
순성면 광천리 군도 10호선 입구 차단방역 현장에서 만난 양돈농가 봉소리 이증영씨. 1천2백여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는 이씨의 농장도 돼지콜레라가 발생한 이후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한달에 2백여 마리를 출하하던 이씨의 농장에는 출하가 늦어져 비규격돈으로 살쪄가는 돼지가 130여마리에 이르고 있다. 체중이 늘면 한 마리에 오만원 이상 손실이 발생하지만 굶길수도 없어 사료비는 더 들어가고 돈사는 좁아 북적대기만 한다.
백신접종이 끝나면 일주일 뒤에는 출하가 가능하다는 소식에 희망을 가져보지만 지정도축장이 출하되는 돼지를 소화할지도 의문스럽다. 또한 백신접종 등으로 일손이 모자라는 양돈농가에서 방역까지 맡아하자니 한숨만 나온다.
양돈정책을 바라보는 이씨의 눈길은 차갑다. “어차피 수출은 틀린 것이니 포기하고 내수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며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생긴 피해를 고스란히 농가들이 떠맡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한다.
돼지콜레라 발생지역에서 3km 이내의 위험지역에 있는 순성면 본리 양돈농가 박희복씨. 비육돈 1천여 마리와 새끼돼지 등 4천2백여 마리를 키우고 있는 박씨의 농장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위험지역에 위치해 백신접종이 완료된다 해도 보름동안 출하를 못하게 돼 19일 이후부터 따지면 한달가까이 출하를 할 수가 없는 형편이다. 더욱이 새끼돼지의 경우는 뚜렷한 지침조차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박씨의 농장에는 시기를 넘긴 비육돈 3백여 마리와 자돈 5백여 마리가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또한 한달에 9백여 마리의 새끼돼지가 태어나 돈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어 밀식으로 다른 질병이 생기지 않을까 불안하기 그지없다.
또한 돼지콜레라가 발생해 키우던 모든 돼지들을 도살처분한 세 농가들의 앞날도 막막하기만 하다.
도살한 돼지들을 정부에서 보상한다고는 하지만 돼지를 재입식 하기까지는 빨라야 육개월에다 어미돼지가 새끼돼지를 출산하기까지는 열달가까이 걸린다. 결국 2년 정도는 지나야 예전의 모습으로 농장을 정상가동할 수 있게 될 형편이다.
지난해 여름 이후 돼지값이 계속 바닥을 헤메고 있는데다 뜻하지 않은 돼지콜레라 발생으로 양돈농가들이 한숨속에 하루하루를 지새우고 있다.
김정진 기자 jjkim@d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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