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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0.09.04 00:00
  • 호수 337

대전, 충남지역 거주 북송 비전향 장기수 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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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조국에서 다시 만나요”
대전·충남지역 거주 북송 비전향 장기수 6명

“수만리 편지 오고 가는데/ 지척의 땅 너와 나는 소식없이 35년/ 어이하리/ 당신얼굴 그리며 북녘하늘 바라보니/ 별들만 반기네/사랑하는 아내여/ 손 뻗으니 / 내손을 잡아주오/ 아, 내사랑 당신에게로 영원히...”
최수일(62세, 35년 복역)씨는 북한으로 송환되는 심경을 묻자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노래했다. 신의주가 고향인 최씨는 결혼한 지 2개월만에 남파됐다 붙잡혀 꼬박 35년을 생이별한 채 살아왔다. 최씨는 행여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될까봐 가슴속에 담아뒀던 아내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이제서야 넌지시 꺼내 보이며 빙그레 웃는다.
이번에 송환되는 대전·충남 거주 장기수는 최수일씨를 비롯, 모두 6명이다.
6.25전쟁 당시 19살의 나이로 의용군에 입대, 지난 1953년 6월 충북 괴산에서 체포돼 34년을 복역한 함세환(69세, 대전시 유성구 구암동 사랑의 집)씨와 한장호(79세, 39년 복역)·최선묵(73세, 38년 복역)·김명수(79세, 37년 복역)·최수일(62세, 35년 복역)·김용수(78세 27년 복역)씨 등이다.
함세환씨는 “곧 전쟁이 끝날테니 바로 만날 거라며 누님과 작별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쭈그렁 할아버지가 돼버렸다”며 “늦게나마 누님과 만날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민가협 등 민주단체들의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명수씨는 “북한으로 가더라도 대전·충남(논산 거주)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고 기회가 되면 제일 먼저 찾아 오겠다”고 말했다.
김용수씨도 “그동안 보살펴준 지역민들에게 한없는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송환되면 북한진출을 희망하는 대전·충남 지역 기업을 찾아 연결시켜 주는 등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일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비전향 장기수 석방과 후원, 송환을 위해 애써온 홍성순(63세, 여) 대전민가협 회장은 “고향과 가족의 품으로 보내드릴 수 있어 기쁘지만 다른 한편 정든 분들과 헤어지게 돼 서운하다”며 “한번 가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서로 자유롭게 오고가는 통일을 하루 속히 이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충남 지역에서는 후원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연일 이들 장기수들과 크고 작은 모임을 갖고 송환을 축하하고 석별의 정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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