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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무농약, 무비료 한약재 재배의 신기원 마련 전라북도 장수군
2003년 04월 04일 () 17:05:00 webmaster@mjmedi.com
기미 응용하는 한약, 임상서도 차이 보일 것

백지, 시호 등 14개 품목시범 실시, 한의계 관심 속에서만 꽃 피울 수 있어
전북 장수군.

서울에서 차로 4시간 반.

대전∼진주간 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되지 않아 시간이 꽤 걸리는 곳이다.

내년에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88올림픽 고속도로 등 두 개의 고속도로가 맞물리는 지역이 되고, 서울서부터 2시간 반이면 도착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에 지역 주민들은 매우 기대에 차 보인다. 그러나 도시에 지쳐있는 기자는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도로 개통으로 오염될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앞선다.

국산 오미자의 70% 점유하기도

장수 지역의 76%는 임야다. 그래서 대규모 경작이 불가능해 영농지도자·공무원들은 대체작물을 찾기에 여념이 없다. 사과가 유명하지만 한 품목만 가지고는 군을 유지할 수가 없는 형편이다.

장수에서 사과 다음으로 유명한 것은 오미자다.

지금은 조금 줄긴 했지만 한 때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국산 오미자의 70%까지 점유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산 중턱에 재배되고 있는 빨간 오미자를 보니 실감이 난다.

다섯 가지 맛이 전부 들어있다고 해서 ‘五味子’라는 이름이 붙여졌다지만 왠지 다른 맛보다는 酸味가 더 느껴진다.

“오미자는 위로는 폐로 들어가 肺氣를 收斂하여 咳喘을 그치게하고 아래로는 腎水를 滋養하여 下焦를 固澁하며, 안으로는 益氣·生津·寧心止煩渴하고 밖으로는 收斂支干한다. 모든 肺腎虧虛·精氣耗散 또는 氣津兩傷으로 實邪가 없는 증후에 이용할 수 있다”(문답식 본초학·성보사)는 설명처럼 오미자는 분명히 훌륭한 효능을 지닌 한약재임이 틀림없다.

장수에서 재배되는 오미자와 중국 오미자, 저질이 아닌 상품으로 유통되는 중국 오미자와의 품질 차이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안덕균 교수는 여기 것이 더 좋다고 답변해 마음이 뿌듯해진다.

그러나 국내에서 재배되는 오미자는 식품으로 판매될 뿐 한약재로는 판매되지 않는다는 말에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500g에 2만5000원에 거래되는 식품 오미자와 9000원하는 한약재 오미자. 아마 이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오미자는 수급조절품목에 포함돼 있고 최근에는 원료의약품으로 수입된 실적이 전혀 없는 데 한약재 판매업소에서 판매하는 오미자는 어디서 온 것일까?

억지로 키운 몸집에 사라진 기미

기자가 제일 관심을 갖는 부분은 뭐니뭐니해도 무농약·무비료로 약초를 재배한다는 것이다.

한약재의 잔류농약 검사항목이 BHC DDT Aldrin Dieldrin Endrin 5가지밖에 없고 국내에서 유통되는 농약에는 이 성분이 포함돼 있지 않아 검사를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농약을 살포했다는 데는 우선 거부감부터 느껴지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원료의약품에서 말이다.

비료 역시 문제다.

과거 인삼을 취재하면서 뼈저리게 느꼈던 점이 인공비료다. 무게를 늘리기 위해, 모양을 폼나게 하기 위해 뿌려지는 비료….

억지로 키운 몸집에서 살아있는 본초의 기미가 그대로 간직됐을리는 만무하다. 본초서에는 甘味가 있다고 했는데 별로 달지 않고, 苦味가 있다고 했는데 덜 쓰고….

올해부터 유기농 재배를 시작한 것이고 규모도 작아 일반적인 재배방법에 의해 생산된 한약재와 약효면에서 얼마나 차이가 날지는 섣불리 추정할 수 없지만 일반 농산물의 경우에서 보여지듯 확연히 차이가 날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맛이 다른 한약재. 한의학에서 한약은 한약재가 가진 氣味를 응용하는 것이라면 임상에서도 확연한 차이가 나지 않을까?

매년 10%이상 확대 계획

산간지역인 장수군의 특수성을 살려내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약초의 재배다. 또 수입산에 비해 떨어지는 가격경쟁력을 만회하기 위한 방법으로 모색한 것이 무농약·무비료 유기농법이다.

장수군청 직속기관으로 설립된 ‘장수군 농업기술센터’(소장 김길수)가 자생약초 특산지 조성사업을 마련하고 군에서 농가에 약 71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해 6ha의 무비료·무농약 약초산지를 조성한 것이다.

사업을 시작한 원년에는 백지 시호 등 14개 품목을 설정하고 농가와 시험포에서 작은 규모로 시험재배에 들어가 있고 내년에는 21개 품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재배실적이 별로 없는 가시오가피의 재배에 성공해 현재 8.0ha에서 재배되고 있는 것을 내년에는 20ha로 확대하고, 재배가 어려운 천마도 2ha에서 5ha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어 한의계로는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소한 3년이 경과해야만 지력이 회복되고, 그때서야 군의 지원 없이 영농을 꾸려나갈 수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매년 10% 이상씩 재배규모를 확대하겠다는 장수군에 박수를 보낸다.

이제 공은 한의계로 돌아 왔다. 이들 한약재가 우리땅에서 자연그대로 자라고 확대되는 것은 한의계의 관심과 참여여부에 달렸기 때문이다.

문의:장수군 농업기술센터 063)351-5391∼2

장수=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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