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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14 23:4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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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天機를 거역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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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희 대(당진읍 읍내리)

비 오는 날 심산에 묻혀 진세(塵世)를 뒤로 하고 홀로 있으니 들려오는 숲속의 미물들은 자태를 뽐내며 각기 다른 성대로 끊임없이 울부짖고 있다. 계곡의 한나절은 더 이상의 합주곡도 없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회지노의(悔之老矣)라 이미 늙었음을 후회하면서 세월을 읽고 있다.
성서록에 하나님은 다섯째 날에 고기와 새를, 여섯째 날에 동물과 사람을 창조하셨다고 기록되어 있다.
존재하여야 할 순서이니 인간은 새의 다음으로 여기셨던 것이다.
지구상에 조류의 집단을 말살로 가정해 보면 인간들은 날벌레 틈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므로 후순위에 창조하신 것으로 미루어 생각해 본다.
날짐승의 번식은 인간의 수를 상회하면서 오늘의 지구를 만들어가고 있다.
70년대 전·후반에 걸쳐 인간의 수가 너무 많다 하여 의술로써 산아제안을 정책적으로 시행하여 인구조정이 적정수준에 이르러 왔던 것은 빈곤퇴치의 일환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을 보라. 만혼에 한 자녀도 없는 가정이 있는가 하면 자녀 구분없이 하나로 족한 세상이 되었으니 말이다.
이는 후손에 대한 양육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불황으로 삶의 질이 급박한 현실에서 자녀갖기가 겁에 앞서 다산을 고생으로 여기는 오늘의 모순은 세 자녀부터 지원정책을 두 자녀부터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맹자께서는 불효 중에 으뜸이 불취무자 절선조사(不娶無子 絶先祖祀)라 장가를 들지 아니하여 아들이 없어서 선조의 제사를 끊음이 무후위대(無後爲大)라 했다.
또한 이어 온 가문이 대를 잇지 못하여 천추의 한으로 여귀가 된다는 사실, 제사일이 없어 원흉으로 잡귀가 되어 집 없이 떠돌며 남의 제사일에 거지꼴로 얻어먹는 가련한 조상의 영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산은 다복하고 정이 흐르며 형제간 우애가 깊고 경쟁력을 키우며 진취적인 삶의 기반이 성장하면서 발휘된다.
반면 핵가족으로 한 자녀의 삶은 과보호와 자기만의 보살핌으로 효가 무너지고 자칫 패가지아(敗家之兒)로 전락될 위험이 크다 하겠다.
선조로부터 천륜으로 이어짐을 깨달아 불취로 인하여 절사되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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