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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 입력 2003.12.08 00:00
  • 호수 493

[영화소개]당신의 ‘세치 혀’를 조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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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

*감 독 : 박찬욱
*주 연 : 최민식, 유지태, 강혜정




영화 <올드보이>, 그 잔혹하고 지독한 설정이란...

많은 사람들이 보는 영화는 다양한 해석을 낳기 마련이다. 특히나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수 많은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는 영화일수록 극장을 나서는 관객의 머릿속은 복잡 다양해진다. 관객들의 눈과 입을 딱 벌어지게 한 영화 <올드보이>가 정히 그렇다.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이 영화를 ‘영문도 모른 채 15년 동안 감금됐던 남자가 자신을 가둔 사람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복수극’ 정도로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 영화의 주제는 전혀 다른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영문도 모른 채 독방에 갇혀 군만두로 생을 연명하며, TV를 연인이자 종교이자 달력으로 여기며 살아야하는 오대수(최민식)는 생각한다. ‘내가 무엇을 그토록 잘못했을까….’ 하지만 그는 뾰족한 답을 찾아내지 못한 채 이런 결론을 내린다.
“아무리 짐승만도 못한 놈이라고 해도 살 권리는 있지 않는가.”
영화는 도대체 어떤 인간이 ‘짐승만도 못한 놈’인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고, 자신이 포함된 사회가 터부시 하는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너무 쉽게 ‘짐승만도 못하다’고 규정짓는 수많은 혓바닥들, 그로 인해 ‘숨쉴 공기’조차 박탈당한 자들의 울분이 이 영화의 밑바탕에 깔려있다.

툭 던지고 잊어버리는 당신의 한 마디
모든 사건의 실마리가 된 ‘말 한마디’의 중요성이 관객들의 심장을 관통했기 때문일 것이다.
고교시절 아무렇지 않게 던진 한 마디 때문에 두 사람의 인생을 망쳐버린 오대수는 정작 자신이 한 행동을 기억조차 해내지 못한다. 그는 절규한다. “나한테 최면을 건 거지?” 이에 이우진(유지태)은 답한다. “네가 기억하지 못하는 건 최면 때문이 아니야. 그냥 잊어버린 거지. 너한텐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었을테니까.”
언뜻 보면 영화 <올드보이>는 피 끓는 분노와 복수심을 그리고 있는 것 같지만, 좀 더 깊이 살펴보면 즉,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은 사람이 아닌가’ 스스로 질문하게 된다.
세상에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살아간다. 그 중에는 나와 같은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사회가 허락하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들을 무조건 끌어안아야 한다는 장광설을 펼칠 생각은 없다. 다만, 너무 쉽게 타인의 이야기를 까발리는 당신의 혓바닥, 그 안에 숨겨진 어마어마한 힘을 되새겨볼 필요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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