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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4.03.16 00:00
  • 호수 506

현장의 소리-농어촌버스 적자노선 감축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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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은 최소한의 권리

군, 올 상반기 내 개선책 내놓을 것
송악면 청금리 이병렬 노인회장·조운형 이장


당진군에는 90개의 버스노선이 있다. 이중 30개 노선이 적자노선이라고 한다. 군에서 앞으로 10여개 비수익 노선을 감축할 계획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지역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송악면 청금리(이장 조운형).
얼마전 당진군이 이곳의 오봉제저수지를 중심으로 한 ‘고니마을’ 시범사업을 펼치면서 군민은 물론 전국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마을이다.
당진군의 홈페이지에도 청금리 고니마을 소개하는 코너가 마련돼 있다.
이 마을은 76가구에 208명의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청금리 마을회관에서 주민들을 만났다.
송순진(83) 할머니는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면 어떻게 시내에 일을 보러 갈 수 있겠느냐”며 “노인들이 병원에 다니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이혜영(79) 할머니는 “통학하는 학생들과 노인, 주부들이 어려움을 겪게될 것”이라며 “승객이 많지 않은 버스가 다니면 안타까운 마음은 있지만 그렇다고 노인들의 발을 묶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농촌지역의 버스는 대부분의 이용자가 학생, 노인, 주부 등 사회적 약자이다.
정부나 지방 자치단체가 버스회사의 경영 합리화만을 놓고 생각하거나 지자체의 보조금이 날로 늘어나 부담이 되며 전국적인 추세라고 치부하기에는 농어촌버스는 공익적 측면이 더 강하다는 지적이다.
청금리 조운형 이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매일같이 복지국가, 노인복지 등을 표방하면서 기존의 버스노선을 축소해 이동에 제한받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외면하는 처사를 범하려 한다”며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정부에서 노인들에게 회수권을 지급하던 때도 있었고 지금은 교통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타고 다닐 버스가 없어지면 노인들은 집이나 경로당만 지키라는 것이며 아파도 병원에 다닐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다.”
조 이장은 “버스회사의 적자가 오지 노선을 운행해서 생긴 것인지 의문스럽다”며 “농어촌 버스를 수익성만으로 보는 것은 옳은 생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금리 노인회 이병렬 회장은 “청금리 노인중 차가 있는 노인은 1명뿐인데 앞으로 농번기가 시작되면 그 동안 자식들에게 의존해 병원과 볼일을 보던 노인들이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데 버스가 없어진다면 외출을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스가 청금리에서 사라진다면 노인들은 큰 길까지 걸어 나가서 버스를 타야 한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걸어 다닐 수 있다. 그러나 노인들이 더 큰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되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이 회장은 “노인과 여자, 학생들은 이동시에 타인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당진군에서 적자 노선을 감축하는 것은 수지를 개선하는 방법으로는 타당할 지 몰라도 주민을 생각하는 행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진군청 교통행정담당 공무원은 “비수익 버스노선에 대해 총괄적인 계획을 준비중”이라며 “올해 상반기 중에 개선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주민대표인 의회와 마을 이장, 새마을지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농어촌 버스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어촌버스 적자노선의 감축 에 대한 해당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당진군청이 검토 중인 계획이 결정될 올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윤태 기자 ytkim@d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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