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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4.05.04 00:00
  • 호수 513

장애인의 날도 장애인 자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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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뒤편에서 만난 사람들

 

 오랜만에 장애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제24회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장애인들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행사장인 군민회관을 찾은 것이다.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바깥 외출을 자주 하지 못해서일까 우리 주변에서 장애인을 찾기란 그다지 쉽지 않은 일인데 이곳에 모여든 1천여명 넘는 장애인을 보면서 보이지 않을 뿐 군내에 정말 많은 장애인들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4년 전 교통사고로 다리마비와 중풍에 시달리고 있는 한유희(61, 신평면 거산리)씨는 행사장에 도착하자마자 분통부터 터뜨렸다.
 “비장애인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행사장에 가까운 주차장도 비장애인이 주차하는 바람에 차를 먼 곳에 대고 아내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장애인을 배려하기 위한 행사였지만 한씨에게는 장애인을 ‘모욕하는 날’로 기억됐다.
 10여 년 전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고이남(52, 신평면 매산리)씨는 버스를 타고 이곳 행사장에 왔다고 한다. 고씨의 소원은 “모든 장애인이 속히 비장애인이 되는 것”이었다. 고씨의 희망에서 보여지 듯 장애인으로써의 삶이란 정말 힘든 것이었다. 장애인이 장애가 없던 시절로 돌아가야만 반드시 행복할 수 있는 사회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자녀를 둔 환경미화원 박광수(41, 당진읍 읍내리)씨는 “잘사는 사람보다 못사는 사람들이 장애를 겪는 경우가 많으니 왜 이런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자녀의 치료비와 생활을 위해 부부가 갖은 노력을 다해 보지만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
 이날 열린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는 단순한 기념행사가 아니라 어느 누구에게도 장애가 올 수 있으며, 우리 주변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장애인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행사였다. 이러한 교훈은 현재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에게서 또한 그로인해 함께 고통을 받고 있는 가족에게서 매우 쉽게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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