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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History(40) | 문치국가 조선의 의료문화제도 ⑥
2010년 12월 09일 () 14:18:00 차웅석 contributor@mjmedi.com

文治 指向으로 가능했던 이상적 의료제도 탄생

내의원운영, 어의·내의·의녀제도
의서찬집관, 의서습독관, 議藥 등
합리적 국가의료시스템  설치·운영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이야기」에 로마인의 특징을 체계화하기 좋아하는 민족으로 규정해간다. 모든 것을 규범화하려 했고 교본 만들기를 좋아했다는 것이 시오노 나나미에게 비추어진 로마인들의 특징이다. 규범과 체계와 교본이 필요한 이유는 사람이 바뀌더라도 필요한 일은 필요한 형태로 계속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리고 이 체계화에 대한 의식은 문명사회를 규정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기도 한다.
조선사회도 이러한 체계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남달랐던 듯하다. 중국이라는 거대국가를 롤모델로 삼았기 때문에 필요보다 다소 비대해지고 지나치게 치밀해져 갔고, 그 결과로 생긴 조선사회의 경직화가 20세기 근대화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방해요소가 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조선사회가 500년 역사를 특별한 내란 없이 유지해갔고, 두 번의 병란을 효과적으로 극복해간 원동력은 이러한 치밀한 국가체제에 힘입은 바 크다.
책이라는 정보매체를 통해 전해오는 의료정보를 가공해서 새로운 국가의료시스템의 근간을 만들고자 했을 때, 조선은 ‘의서찬집관’, ‘의서습독관’이라는 제도를 만들었다. 왕실에서 여성을 위한 의료 보조인력이 필요로 했을 때, 조선은 의녀제도를 만들었고, 효용성이 입증되자 지방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권장하였다.
최고 통수권자인 국왕의 질병치료와 신변안전을 체계적으로 보장해야 하는 문제, 그리고 국왕의 건강상태에 대한 기밀을 유지해야 하는 세 마리토끼를 잡기 위해서 내의원의 책임자를 영의정으로 하고 부책임자를 승정원의 승지로 정례화 하는 체제를 고안하여, 국왕을 진찰하고 예후를 판단하는 일련의 과정은 영의정 및 승지가 주도하고 대신 전문의사들이 배석해서 세밀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도록 하였다.
영의정과 승지들이 의사출신은 아니었지만, 당대의 학자들에게 의서를 익히는 것도 고급교양과정의 하나였기 때문에, 의료전문가들을 지휘감독하기에 부족함은 없었던 듯하다.
치료의 과정도 특정의사가 국왕의 진료를 전담했던 것이 아니라, 국왕의 진단정보를 여러 의사가 모여서 질병의 원인과 병기, 치료원칙과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일련의 과정을 상의해서 결정하는 ‘議藥’, 지금의 케이스컨퍼런스를 반드시 거치게 하였다.
그리고 내의원과 승정원에서는 이 모든 과정을 빠짐없이 기록했다. 내의원 및 전의감 혜민서 등 정부의료기관에 속한 의사들의 수준을 보장하기 위하여 선발과정 자체도 엄격하게 했을 뿐 아니라, 매년 재교육과 재검증과정을 거쳤으며, 내의원 안에서도 ‘御醫’, ‘內醫’의 구분을 두어 전자는 진료에만 전념하게 하고, 후자의 경우 약간의 잔무를 병행하게 하였다.
그 밖에 효과적인 치료기술 확보를 위해 전국의 유능한 의사들을 수시로 초빙하였고, 조선 현종 때에는 아예 이것마저도 ‘醫藥同參’이라는 제도로 정착시켰다. 내의원에서 인정받은 의사들을 도성주변에 배치함으로써, 의학에 정통한 위민관으로서 역할을 하게 하였고, 왕의 질병이 위급할 때는 급히 불러오기도 하였다. 최소한 의료에 관해서만큼은 이상적이었던 당대의 의료문화제도들은 조선이라는 사회가 문치를 지향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차웅석/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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