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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 입력 2004.06.21 00:00
  • 수정 2017.08.10 17:41
  • 호수 520

정미면보건지소 정애영 씨가 추천하는 <목걸이 열쇠>
어른이 읽어야 할 창작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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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펼쳐보는 세상

목걸이 열쇠
지은이 : 황선미
그  림 : 신은채
출판사 : 시공주니어(주)
가  격 : 6,000원

정 애 영
정미면보건지소 근무

 「목걸이 열쇠」는 아파트 촌과 핵가족, 그리고 맞벌이 가정을 배경으로 그 안에서 성장의 외로움을 겪는 사춘기 소녀 향기의 이야기를 감칠맛 나면서도 극적으로 그리고 있다. 집에 돌아와 혼자 밥을 차려 먹어야 하는 맞벌이 부모를 둔 아이의 일상과 고민을 그린 창작동화이다.
 사람에게는 이해받고, 배려받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다. 아이들에게는 이런 본능이 훨씬 더 강하다. 그러나 도시의 일상은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릴 겨를이 없다. 「목걸이 열쇠」라는 제목이 암시하듯이 이 책 주인공은 2년째 직장에 다니는 엄마 아빠를 대신해서 너무나 조용해서 소름이 끼치는 집, 아무도 살지 않는 것 같은 빈집에서 어른들이 헤아리지 못하는 외로움과 싸운다.
 학교에서 돌아와 목걸이 열쇠로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와 혼자 찬밥을 먹고 내팽겨진 듯한 쓸쓸함에 주인공 향기는 자신을 침대에 던지고 울음을 쏟아내기도 한다. 향기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는 엄마 아빠를 원망하면서 엄마가 쪽지로 부탁한 반찬거리를 사기 위해 시장을 가고, 비밀 경찰이 되기 위해 태권도를 배우고, 혼자서 자기 생일 잔치를 열기도 한다.
 그리고 키우고 있는 수탉 삼삼이를 친구처럼 여기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쏟아놓는다, 금요일 밤마다 울려퍼지는 피아노 선율의 주인공으로 오해받고 진짜 주인을 찾아내기 위한 작전을 펼치기도 한다.
 향기의 생일이 언제인지 모를 뿐더러 향기와 의논없이 휴가계획을 짜기도 한다. 또 향기가 태권도를 하다 친구 동수에게 얻어 맞은 자리가 부어 있어 얼마나 아픈지 역시 알지 못한다. 더욱이 향기가 외로움을 나누곤 했던 수탁 삼삼이를 쫓아낼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런 엄마 아빠에게 복수하기 위해 향기는 가출을 결심하기에 이른다.
 향기가 가출을 시도하는 장면에서는 ‘그래! 어른들도 속도 태우고 향기만큼 외로워도 보아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12살 짜리 향기는 엄마 아빠에게 화를 내고 투정도 부리고 떼도 쓰면서 자신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관철하려 하기보다 어떤 경우에도 참고 견디기만 하는 모습을 보인다. 어른들의 결정에 불만이 있어도 속으로만 화를 내고 자기만 아는 초록 공책에 불만 사항을 적어나가는 수동적인 모습에서 벗어났으면 어떨까 생각해 보기도 했다.
 자기의 말은 들어보지 않고 야단만치는 체포대상 2호인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절둑절둑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고는 가슴 답답하고 울기만 하고 싶다는 향기가 너무 예쁘다.
 드라마나 광고엔 으레 행복한 가족, 행복한 아이들이 등장한다. 그렇지만 현실은 불완전하다. 엄마보다 어른스러운 향기는 결국 시골로 보내진 삼삼이가 멋진 아빠로 자라난 걸 보고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며 현실과 힘겹게 악수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생각 이상으로 소리없이 꿋꿋하게 커가는 것 같다. 향기가 그랬던 것처럼 많은 「목걸이 열쇠」 아이들이 아픔을 이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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