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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시론]허충회 전 당진군농민회장 - 쌀 개방 막아내고 농협개혁 앞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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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충회 전 당진군농민회장 / 우강면 농민회장 / 본지 편집위원

지금 당진의 농촌에서는 쌀 수입 개방 찬반을 묻는 농민 투표가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7개면은 투표를 끝내고 지난 23일, 투표용지를 청와대에 전달했고 나머지 5개면도 8월 중으로 실시하려고 준비 중에 있다.
1994년 우루과이 라운드가 타결되면서 모든 농산물이 수입 개방되어 농촌 경제가 파탄나고 쌀은 최소 시장 접근의 의무수입을 전제로 하여 10년 간의 완전 개방 유예를 하여 올해가 바로 재협상을 하는 해다.
전국 농민회총연맹은 지난 봄부터 전국의 각 시군 농민회가 중심이 되어 농민 투표를 이끌었는데 그 중에서 당진군이 가장 높은 관심과 성과를 이루고 있다.
당진군이 전국적으로 가장 큰 농업지역이면서 농민의 의식수준이 높다는 반증이다. 처음 농민단체에서 각 마을 이장단과 새마을 지도자 및 부녀회 등 각급 단체에 농민 투표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함께 이끌어 줄 것을 제안했을 때 기꺼이 호응했고 어떤 곳에서는 이장단이 먼저 앞장 서 추진하기도 했다.
쌀마저 무너지면 이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판단에서 정부의 여러 가지 방해 공작이 있었음에도 아랑곳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의 무장단체에 인질로 잡혀 “나는 살고 싶다. 한국군을 이라크에 파병하지 말라”고 절규하던 고 김선일 씨가 끝내 한국 정부의 버림으로 죽임을 당했듯이 해방 직후 80%의 농민 대중이 이제는 전체 국민의 1/10 로 밀려나면서 국민 취급을 못 받는 신세가 됐다. 그래서 농민들도 “우리도 살고 싶다. 제발 쌀만은 지켜다오”라고 절규하는 것이다.
농민들은 다가오는 9월10일, 100만 농민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전국의 약 430만 농민 중 1/4이 농민대회에 참가하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통하여 사상 초유의 농민대회가 될 것이며 동학 농민전쟁에 버금가는 치열한 농민집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전에 정부는 지금까지의 태도를 바꿔 쌀을 지키고 농촌을 살리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만 불행한 사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지역의 자치단체와 군의회, 도의회, 농협 등 농업관련 기관은 특별한 관심을 같고 농민의 뜻을 대변해야 할 것이다. 아쉽게도 아직은 그 관심도가 미미한데 특히 농민의 최대 대변자요, 지도기관이여야 할 농협중앙회는 정부의 편에 서서 농민의 뜻에 반하는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일례로 최근 농민이 구입하는 농업용 면세유를 판매하면서 수수료를 취득하려다 농민의 반발로 한발 물러나 판매소의 재량에 맡긴다는 어설픈 태도를 취하면서 여전히 불씨를 남기고 있다.
농민을 상대로 장사해서 매년 1조원에 가까운 흑자를 내면서 도 농민에게 써야 할 농협의 근본 사업인 지도사업을 읍면의 회원조합에 떠넘기는 것이 현실이고 또 매년 회원조합과 조합원의 힘을 무력화하는 농협법을 개악하고 있다.
곧 국회에서 또다시 농협법을 개악하는 일이 벌어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바 농촌지역의 국회의원은 지역의 농민과 농민단체에 자문을 구하여 농협이 똑바로 서도록 제도화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상류층의 삶을 사는 유럽 선진국의 농민처럼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가 하루 빨리 농민도 국민 취급을 받고 사는 사회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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