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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고로 세계에 맞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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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세월은 슬픔을 잊게 하고, 고통을 추억으로 만들고, 결코 용서할 수 없을 것같은 증오의 마음도 풀어준다. 그래서 세월을 약이라 하지 않는가. 때로 세월은 지난날의 영광을 역진시키거나 퇴색시키고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자랑스런 순간도 매정하게 묻어버린다. 그래서 세월은 참으로 얄궂기도 하다.
 세월은 모든 것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시간은 사회구성원이나 그들의 의식, 그리고 가치관까지 바꾸어간다. 변화는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아주 은밀히 진행되어 어떤 계기에 비로소 확연한 모습으로 드러난다.
 지금 진행중인 12.12 군사반란사건과 5.18 내란사건의 재판을 지켜보자. 영원할 것 같던 무소불위의 권력이 무너져서 피의자들에겐 원통하겠지만 국민들에겐 고대하던 순간이 온 것이다. 그야말로 세월이 약이 된 것이다. 피의자들은 그들의 정통성과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역사 앞에서 어림없는 얘기다.
 4.11 총선은 46% 신인 국회의원을 배출했다. 우리 국민은 이제 사적인 목적에 집착하는 정치를 원하지 않으며 특정인사들의 세력과시에 동원되기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기성 정치인이 변화를 꺼려했기 때문에 신인들을 과감히 선택한 것이다. 국민수준이 정치가의 수준을 훨씬 앞서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수도 서울에서 이른바 중진 거물이라는 정치인들이 줄줄이 낙선하였다. 민주투사라는 지난날의 화려한 명성으로도 분열이라는 나쁜 이미지를 불식시키지 못했다. 의식이 뚜렷한 시민들은 화려한 경력보다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인물이 필요했던 것이다.
 세월이 세상을 바꾼 것이다. 지방에서는 아직 지역성을 탈피하지 못했으나 빠른 속도로 변화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충청권도 특정 정치인의 의도대로 극심한 지역성을 보였다.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특정 정치인을 맹목적으로 추종하여 안주하기보다는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고 소신껏 일하는 인물이 필요한 때이다. 시대에 뒤떨어진 지역편중은 반드시 해소되어야 한다.
 21세기가 불과 4년 앞으로 다가왔다. 세상은 더욱 빠르게 변할 것이다. 국가 대 국가, 지역 대 지역, 개인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낡은 시대, 낡은 정신, 낡은 인물에 집착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새로운 사고와 행동으로 변화하는 세계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당진시대 1996년 5월 20일/1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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