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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에피소드가 있는 한의원」집필한 김중규 원장
스토리가 있는 한의원, 환자들과의 소통의 공간
2011년 12월 08일 () 11:58:36 김은경 기자 carax30@mjmedi.com

 

   
「에피소드가 있는 한의원」집필한 김중규 원장
진료실에서 벌어지는 웃지 못할 이야기들과 함께 한의학적 상식들을 꼼꼼히 풀어 써 일반인들과 소통의 물꼬를 튼 한의사가 있다.

김중규 원장(44·포항 한국한의원)이 쓴「에피소드가 있는 한의원」은 인터파크 사이트를 통해 출간된 전자책으로 2011년 1월 전자책 출간 주간종합순위에서 20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이 전자책에는 ‘에피소드가 있는 한의원’부터 ‘너그 아부지 어디갔노’, ‘가을의 전설’, ‘달의 추억’ 등 31가지 에피소드가 수록돼 있다.

한약 냄새나는 한의원 이미지가 아닌 시트콤에 나올 법한 진료실 이야기가 펼쳐져 읽고 나면 우리 동네에도 이런 한의원이 있지 않을까 괜히 기웃거리고 싶어진다. 스토리가 있는 한의원, 그것도 「에피소드가 있는 한의원」의 저자 김중규 원장을 만나러 포항에 갔다.

일기로 쓴 진료실 이야기가 모태
책 속에서 경상도 사투리를 팍팍 사용하는 동안의 한의사는 실제로는 벌써 중년이 되어 점잖은 모습으로 기자를 맞았다.

“TV에서 의학드라마는 다이나믹하게 나오는데 비해 한의학드라마는 사극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까웠어요. 한의학이 화석의학도 아니고 지금도 생생히 살아 있는 현재진행형인데, 제가 겪은 재미난 이야기를 토대로 한의학이란 어떤 것인지 일반사람들에게 알리고 한의학에 대한 편견들도 깨고 싶었어요.”

김 원장은 진료실에서 듣게 되는 환자들의 기상천외한 질문들, 이를 테면 피를 빼면 만병통치, 눈이 떨리면 중풍, 한약을 여름에 먹으면 도로아미타불 등 일반인들이 한의학에 대한 잘못된 인식들을 조심스레 교정하고 싶은 마음도 책속에 담았다.

글을 쓰게 된 계기를 물으니, 어렸을 때부터 일기를 써오던 습관이 어른이 되어서도 그대로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에피소드가 있는 한의원」은 1992년부터 그가 일기로 써놓은 진료실 이야기들이 모태가 되었는데, 10년 전 이야기로 정리해보고 싶은 마음에 다음(Daum) 청빈협 카페에 한편씩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한의사들은 그가 쓴 진료실 이야기에 공감했고 반응도 좋았다.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
평소 만화가 강풀 씨의 만화를 좋아한다는 김 원장은 이웃들이 겪을 법한 보편적인 이야기들을 보편의 감성으로 재미있게 쓰는 재주가 있다.

“제가 한의사로 일한 지가 벌써 20년이에요. 기억에 남을만한 서른 편 정도의 이야기는 아마 누구에게나 다 있을 거예요.”

그렇다고 김 원장처럼 누구나 다 글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글쓰기는 대상에 대한 애정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2년에 걸쳐 매일신문 ‘라이프매일’에 게재되기도 했다. 또 <포스코 사보>나 <좋은 생각> 같은 대중잡지에도 소개되었는데, 한의원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한방 진료가 일반인들이 보기에 이색적인 이야기 소재로 다가간 까닭이다.

“지역신문에 연재할 때는 환자들이 가끔씩 팬이라고 찾아와서 별로 아프지도 않은데 침도 맞고 가기도 했어요.”

김 원장은 수줍게 웃었지만 무엇보다 글을 쓰는 게 재밌고 기쁘단다. 자신이 쓴 글을 통해 사람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글을 쓰는 순수한 동력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개인적인 명예나 부를 위해서가 아니라 한의학의 홍보수단으로도 책이 사용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약의 강점을 적극 홍보해야
또 그는 지금의 한의계가 불황을 탈피하기 위해 이미지 개선을 위한 홍보방식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일 안타까운 것은 지금 한의계가 한의약의 강점을 홍보하는 게 아니라 돈 될 만한 것을 홍보한다는 거예요. 한때 한방이 비염, 아토피 치료를 잘한다고 아주 성업을 했던 때가 있었죠. 그런데 그 환자들이 대부분 안 나아서 이제 한의원에서 치료하는 비염, 아토피는 환자들이 안 믿는 거예요. 지금 비염, 아토피는 우리들한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어요.”

그는 한의약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홍보해나가는 것이 한의계를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저는 만성위장병 환자들을 많이 보는 편인데, 우리 한약이 그런 쪽에서는 굉장히 강점이 있거든요. 감기 같은 경우도 한의사들이 굉장히 치료를 잘해요. 협회에서도 우리가 잘하는 분야를 중심으로 홍보나 캠페인을 통해 알려나가면 좋겠어요.”

역사소설도 집필 중
스스로 돈 버는 재주가 별로 없어 노블레스 오블리제라 불릴만한 일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지만, 그는 지역 초등학교 유도부의 팀닥터를 맡은 지 벌써 5년째다.

“어느 날, 유도부 코치가 학생을 데리고 와서 자기 돈으로 약을 지어 주는 거예요. 애가 너무 소질이 있는데 체력만 좀 키웠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그 선생님을 보고 너무 놀랐어요. 요즘도 이런 선생님이 있나 싶었죠.”

그 아이들이 벌써 자라 내년엔 중학생이 된다며 중학생 유도부까지 맡게 되었다. 그의 글쓰기는 주변 이웃들의 이야기를 그냥 흘러 넘기지 않는데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의사가 안되었다면 아마 역사학자가 되었을 정도로 역사책을 좋아한다는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역사소설도 집필 중이다. 지금은 글쓰기를 쉬고 있다고 했지만, 다시 재충전하고 돌아올 김 원장의 「에피소드가 있는 한의원」의 후속편을 기대해 본다.

포항 =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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