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뉴스
  • 입력 2004.11.29 00:00
  • 호수 540

[인터뷰3] 김종은 교수가 걸어온 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광학계 대표 교수된 염전집 아들

관광학계 대표 교수된 염전집 아들

염전집 아들, ‘한양’ 가는 꿈
 김종은 교수는 어린 시절 6.25를 겪었던 전쟁 세대로 그 시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랬듯 어려운 환경 속에 자랐다.
 그나마 형편이 낫다고 생각되는 염전 집 아들이었지만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고 김 교수는 회상했다.
 그래서인지 30리 길을 걸어 학교 다닌 추억, 어머니와 소금을 팔고 돌아오는 길에 성황당이 무서워 치마폭을 꼭 움켜잡았던 기억 등 그 시절  추억들을 하나 둘 풀어냈다.
 그토록 어려운 환경 때문이었을까?  김 교수의 마음 속엔 항상 한양(서울)이 있었다. 보이는 바다 건너가 인천이라는 것을 생각했고 그 옆이 서울이라고 생각하니 서울이 가까워 보였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어린 시절 비춰진 미군의 모습과 홍두깨고개
 전쟁 직후 당진에도 미군기지가 있었고 김 교수의 눈에 비친 미군들은 그다지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일명 ‘꿀꿀이죽’을 퍼가기 위해 넘었던 철책. “Give me chocolate(기브미 초콜릿 ‘초콜릿 주세요’)”이라고 외치며 뒤쫓아 오는 아이들에게 미군은 아주 ‘착하게(?)’ 초콜릿을 던져 주었다.
 그러나 미군들은 아이들의 손에 애정어린 마음으로 초콜릿을 쥐어준 것은 아니었다. 밭두렁에 휙 던지고는 서로 갖기 위해 처절히 다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던 모습이 김 교수의 눈에 비친 미군의 모습이었다.
 홍두깨에 머리를 맞아 주은 사람이 묻혀 있다는 홍두깨고개를 지날 때의 두려움 등 세월은 김 교수의 얼굴에 주름을 드리우고 머리카락을 하얗게 변화시켰지만 김 교수의 말을 통해 조금씩 비춰진 추억은 더 생생해진 듯했다. 

관광도 학문이냐?
 대학원 시절 논문을 준비하면서 선택했던 소재는 바로 ‘관광’이었다. 그러나 그 당시까지만 해도 관광은 학문 축에 끼지 못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지도교수는 몇 차례에 걸쳐 소재를 바꿀 것을 권유했지만 김 교수는 남들이 하지 않은 학문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고집을 꺾지 않았다.
 논문 계획안은 공중으로 던져졌고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행이 이를 지켜보던 다른 교수가 논문심사를 통과시켰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김 교수는 관광학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사람은 10번 변한다!
 김종은 교수는 지금의 자리에서 뒤를 돌아보면 “사람은 10번 변한다”는 말이 너무나도 마음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의학박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지난 시절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변화, 그리고 미래에 있을 변화...
 정확한 것을 헤아린 것은 아니지만 김 교수는 말한다. “사람은 10번 이상 변한다고 또 변화될 모습을 위해 노력하다보면 반드시 자신이 찾는 모습이 있을 것”이라고...

아내를 위한 김종은 교수의 거짓말
 누구나 아픈 추억이 있듯 김 교수에게도 넘기 힘든 봉우리가 있었다.
 힘들었던 대학시절 겪었던 서러움이 첫번째 봉우리였고 가장 넘기 힘든 봉우리는 식약청에서 근무하던 아들을 정확한 원인도 모른 채 하늘나라로 보내야 했던 순간이었다. 인간으로서, 그리고 아버지로서 가장 견디기 힘든 슬픔의 순간들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마음에 묻은 아들을 포함해 1남2녀의 자녀를 둔 김종은 교수는 세 자녀가 모두 자신을 속 빼닮았다고 말했다.
 이 대문에 아내인 한영자(64, 퇴임교사)씨가 행여 섭섭해 할까봐 누가 뭐라고 하든지 반반씩 닮았다고 말한다는 김 교수. 세미나를 위해 집에서 멀리 나온 이날도 아내를 위해 틈이 나는 대로 휴대폰의 통화버튼 누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향에 고마워 할 줄 아는 사람
 고향과 관련된 추억 대부분은 시련이었다.
 수십리 길을 걸어서 학교를 다녀야 했고 가난이 항상 함께 했던 고향. 그러나 김 교수는 고향이 고맙다고 말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지금의 체력과 건강을 준 고향이 너무나 고맙고 애틋하다고... 고향이 준 것은 누구도 자신에게 줄 수 없었던 선물이었다고...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