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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참여하는 지은영 원장(이태원 효전한의원)
“한의학적 육아법 ‘공동육아’ 통해 실천하고 있어요”
2012년 03월 22일 () 11:02:03 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

공동육아란 이웃, 지역사회, 국가 모두가 우리 모두의 아이들을 함께 책임지고 키워보자는 뜻이다. 공동육아를 통해 아이들은 자발적이고 창의적이며 사람과 자연과 함께 사는 데에 익숙해지고, 동시에 그들이 체험하고 만들어 내는 새로운 인간관계, 삶의 방식을 배워나갈 수 있게 된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변화하고, 함께 힘을 합쳐 세상을 바꿔 나간다는 개념의 공동육아운동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지은영  원장(37·이태원 효전한의원)을 만나보았다.

우면동 함께 크는 어린이집

 

 

지은영 원장

지은영 원장이 서울 우면동 함께 크는 어린이집과 인연을 맺은 것은 2년여 전이다.
“첫 아이가 5세 무렵 유치원을 알아보던 중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동네마다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사실 처음 시작할 때는 공동육아의 개념을 잘 몰랐지만, 마음을 사로잡았던 공동육아 프로그램 중 하나가 유기농 먹을거리였습니다.”

먹을거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는 천연재료로 만든 나물, 잡곡밥, 된장 등 전통식 위주의 식단을 고수한다.

이외에도 공동육아의 프로그램 중에는 매일 오전 두 시간여 동안 나들이를 나가는 일정이 있는데, 이는 아이들이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란다. 비나 눈이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밖에서 뛰어놀며 자연 그대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공동육아는 조합원들이 모여 함께 운영해요. 아이들 보육에 필요한 보육료와 조합을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모아 우리 아이들의 식단과 놀이 프로그램 등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죠.”

아이들의 터전 마련은 물론 정기적인 터전 청소 및 기타 관리 활동도 조합원들의 몫이다.
“단점이 있다면 터전의 공간을 구하는 일이 조금 힘들어요. 현재 우면동 함께 크는 어린이집 공간의 경우 올해 10년 장기 계약을 해서 참 다행인데, 강남의 경우 집값이 비싼데다가 아이들이 모래놀이 등을 할 수 있는 넓은 마당이 있는 공간을 찾아야 하는 일이 여간 힘든 게 아니에요.”

그렇다면 왜 굳이 공동육아를 택했을까?
지 원장은 “4세 아이부터 공동육아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3~4년 정도 조합원으로 활동할 수 있고, 아이들이 터전을 졸업하면 더 이상 조합원이 아니죠. 한 사람이나 단체의 소유가 아니라서 함께 공간을 구하고 공간을 관리해야하므로 힘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그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지 원장의 선배조합원 김현경 원장(경희마루한의원)도 입을 열었다.

“조합원으로 참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선배조합원들이 왜 아무 거리낌 없이 기부금을 내놓는 것인지, 터전 앞에 눈이 쌓여있으면 선뜻 나서 마당을 쓸고 있는지 의아했어요. 그런데 점차 그런 모습이 자연스럽고 어느새 저도 그렇게 하게 되더군요. 즉 공동육아를 하면서 공동체 의식이 자라나는 것 같아요. 우리 아이가 다니는 터전이 있고, 더불어 우면동이라는 마을에 대한 애정도 커져가고, 그게 더 자라나면 애국심이 되는 것 아니겠어요?(웃음)”

공동육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란?

   

직접 가꾼 텃밭에 거름을 주고 있는 아이들

지 원장이 얻을 수 있었던 공동육아에 대한 만족도는 크다.
현재 함께 크는 어린이집은 25개 가구가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총 33명의 아이들로 구성돼 있는데, 함께 만들어가는 터전이기 때문에 설령 터전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조합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찬성할 때까지 토론과 설득을 통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 원장은 한의사로서 한의학적 가치관으로 아이를 키울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한의사로서 한의학적 육아법으로 아이를 키우는 꿈이 있는데, 워킹맘으로서 현실적으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어요. 이를테면 모유수유를 권장하지만 일을 하면서 실천하기가 어렵고, 엄마 손으로 키워야 한다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게 현실이죠.”

터전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바로 현실적 문제로 인해 실천하지 못하는 한의학적 육아법을 그나마 조금씩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의사, 그리고 워킹맘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공동육아라고 생각해요. 천연적이고 전통적인 재료로 식단을 짜 엄마가 만들어주는 것처럼 음식을 제공하고, 인지교육이나 선행학습보다는 정서적으로 안정되게 지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세련되지는 않아도 엄마가 곁에 있는 것처럼 보살피는 것이 공동육아의 커다란 장점입니다.”

어떻게 보면 한의학적 육아법과 공동육아의 시스템은 닮은 점이 많다는 설명이다.
“요즘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햇빛을 많이 보지 못하고 생활하는데, 특히 한참 양기가 자라는 아이들은 밖에서 뛰어놀아야 건강합니다. 또 먹을거리 역시 시기 시기마다 재철 음식을 먹는 것이 건강에 좋은데, 이 모든 것을 터전에서는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죠. 더불어 절기마다 관련 행사도 즐길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단오에 청포로 머리감기라든지 겨울이 오기 전 장 담그기, 김장하기 등을 통해 자연의 흐름과 생활을 몸소 배우게 됩니다.”

지 원장은 한의학이 추구하는 가치는 바로 인간이 자연과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공동육아야 말로 아이들과 부모 모두 자연친화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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