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싶었던 시절 무성한 가시밭길을 혼자 해쳐나가는 일이 때론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앨범 속 내 모습은 당당하고 자랑스러워 보인다. 지금 내가 재배하는 버섯들 처럼...
첫번째 사진은 17살 때 동네 친구들과 함께 모여서 찍은 사진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60년대였던 그 당시 고대중학교 옆자리에 사진관이 있었다. 앞줄 맨 왼쪽엔 앉아 있는게 나이다. 그때는 친구들과 모여 다니면서 동네 밭에서 서리도 많이 했었다. 그 시절이 가장 즐거웠던 것 같다.
두번째 사진은 15년 전 고대면 작목반끼리 KBS 견학홀에 놀러갔을 때의 사진이다. 남들은 구경만 하고 그냥 갔지만 방송국까지 와서 그냥 갈 순 없었다. 남들이 안하는 것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발동한 것이다. 아내(김애숙, 59)와 함께 찍었는데 아나운서가 앉는 자리에 있는 모습을 보니 참 흐믓하다.
세번째 사진은 1998년 처음으로 상황버섯을 배양한 후 땅에 묻기 전 모습이다. 상황버섯을 배양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같이 일을 한 오건영(표고연구회장, 53)씨와 알콜로 소독을 하느라 얼굴살이 벗겨지고 눈물도 많이 흘렸다. 저 상황버섯은 정말 애지중지 키운 소중한 버섯이다.
※손순남(고대면 대촌리, 62)씨는 김애숙씨와 2남1녀를 두고 있으며 고대버섯영농법인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