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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숙 당진읍 행정리]“치마정장 입었어도 뜀박질은 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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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바쁘게 살아오느라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사진들이 어느새 앨범에 다 들어가지 못 할 정도로 수북이 쌓여 있다. 언제라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어도 사진 속에 있었던 일들은 머릿속에 또렷이 남아 있다.

 첫번째 사진은 1974년 남편(장남순, 66) 회사에서 2박3일로 여행을 갔을 때 찍은 것이다. 그때는 넷째 임신 9개월째였는데도 배 아픈 줄 모르고 즐겁게 여행 다녔었다. 그래서 그런지 넷째 문영이는 세계로 배낭여행을 15곳을 다녀올 정도로 여행을 좋아한다. 남편은 요즘도 넷째에게 “넌 뱃속에서 태교 잘 한 거야”라면서 우스개 소리를 하곤 한다.

 두번째 사진은 1988년 남편 회사 운동회 때 모습이다. 게임에 직접 참여할 줄 모르고 치마정장으로 차려입고 나갔다. 막상 게임이 시작됐을 땐 불편한 줄 모르고 치마입고도 얼마나 잘 뛰었는지 모른다. 저 게임은 일등해서 상품 탔던 기억이 난다.

 세번째 사진은 내가 제일 아끼는 사진으로 27년 전 수덕사로 놀러갔을 때의 모습이다. 오른쪽 시어머니와 조카딸(장혜경), 그 옆이 둘째 동구(39), 첫째 문강(40), 밑에 셋째 아들 동운(35), 넷째 문영(32)이고 내가 업고 있는 아이는 막내 동휘(29)다. 그때 수덕사를 가기 위해서 버스를 세번이나 갈아탔다. 힘들고 지쳤을 법도 한데 노래도 부르면서 즐겁게 대웅전까지 올라갔던 기억이 난다. 수덕사에서 햇볕 때문에 아이들에게 모자를 사줬으나 돈이 여의치 않은 관계로 큰아들은 사주질 못했다. 그런데 며칠 전 동구가 옛날 가족사진을 보더니 이때 서운했었다고 이제서야 말을 꺼낸다.


※손영숙(59)씨는 당진자원활동봉사회장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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