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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5.03.15 00:00
  • 호수 554

[신평면 장기대회에서 우승한 최경호 씨] 손자와 친해지기 위한 프로젝트 ‘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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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와의 거리를 좁히는데는 장기만한 것이 없다는 최씨. 최씨는 오늘도 서해중앙신협 앞 컨테이너에서 승부사로 살아간다

 

세상에서 가장 좁은 전장 ‘장기판’

 전장(戰場) 은 바로 싸움과 경쟁이 벌어지는 곳을 말한다. 전장하면 흔히 군대가 동원되는 전쟁터부터 떠올리지만 박진감 넘치는 선수들의 경쟁이 있는 운동경기장 역시 종종 전장으로 표현된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전장은 어딜까?

 신평면 한정리에서 사는 최경호(65)씨는 42㎝×45㎝의 ‘장기판’이라고 말한다. 사각형 안에서 양편으로 나뉜 초나라와 한나라 군사들의 싸움은 2005년인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참고로 장기는 중국의 초나라와 한나라의 싸움이 기원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쩌면 장기판에서 이뤄지는 이 전쟁은 가장 좁은 지역에서 가장 오랫동안 계속되어왔던 전쟁일 것이다. 


신평면 장기대회에서 5전 전승

 최경호씨는 지난달 25일 신평면노인회(회장 전정만)와 신평면개발위원회(위원장 조상섭)가 공동 주최한 장기대회에서 신평면내 각 마을의 출전자들을 따돌리고 영예의 우승을 차지한 주인공이다.

 신평면복지회관에서 열린 이날 대회는 신평면내 19개 마을에서 각각의 선수가 출전해 토너먼트형식으로 진행됐다. 비록 커다란 상금이 걸린 대회는 아니었지만 최씨에게 장기대회 우승의 의미는 컸다. 가족들로부터 ‘잘했다’는 칭찬을 들을 수 있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최씨의 며느리 이양희(신평우체국 근무)씨는 시아버지를 축하하기 위해 케익도 준비했다.


아버지에서 손자로 이어질 수 있을까

 평상시 일하다가도 장기를 즐겼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장기를 두기 시작했다는 최씨는 고민 한 가지가 있다. 당진정보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손자(최동완)에 대한 고민인데, 동완 군이 게임을 배우기 전 장기는 할아버지와 손자가 머리를 마주하고 가장 오랜 시간 앉아 있을 수 있는 기회였다. 이런 동완 군이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장기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린 것 같아 최씨는 못내 아쉽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장기를 둘 때 좀 져주려고 합니다. 승리의 쾌감을 통해 장기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함이죠.”


 승패의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하고 장기를 통해 손자와 가까워지고 싶다는 최씨. 장기를 이용한 그의 프로젝트가 달성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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