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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5.04.19 00:00
  • 호수 559

[합덕읍 상동리 진성철 이장] “39년만에 동생 명예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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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사한 동생 진상규명돼 국립묘지에 안장

▲ 진성근(왼쪽)씨가 근 복무시절 진성철 이장과 찍은 사진. 앞으로 다가올 일들을 예감하지 못하는 듯 미소를 짓고 있다.

 지난 7일은 진성철(당진군이장단협의회장)씨 가족에게 매우 특별한 날이었다. 지난 1966년 9월 군복무 중 사망한 동생(진성근, 당시 일병)이 39년 만에 순직한 것으로 인정돼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장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동생을 화장하지 않고 묘를 썼던 게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화장을 해 유골을 강에 뿌렸다면 국립묘지로 이장하지 못했을 테니까요.(진성철)”
 군대에 간 동생 진성근씨는 40여년 전 11사단에 입대해 강원인제지역에서 군복무를 하고 있었다. 그런 진씨가 초병근무를 서고 돌아왔고 그 뒤 사망했다. 그리고 그 사실은 군 당국에 의해 진성철씨 가족에게 통보됐다.
 “그 당시 그렇게 뜻밖의 일을 당하고 보니 여간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해당 부대에 가서 동생의 주검을 확인했습니다. 총을 맞은 흔적이나 구타흔적은 없었습니다. 상처도 그랬고요. 그저 동생이 불쌍하고 억울하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동생 주검을 선산에 묻었지요.”
 그 당시 동생을 잃은 진씨의 아픔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것이었다. 특히 진씨는 4살과  9살 때 부모님을 잃은 터라 또 하나의 가족을 잃은 슬픔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참여정부로 이어지면서 의문사상자에 대한 재조사가 실시됐고 이 과정에서 동생의 사망원인이 규명됐다. 이로써 39년 동안 가려져 있던 진성근씨의 한이 풀리게 된 것이다.
 군 당국은 진성근씨의 죽음이 공무수행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의학적으로 판단됐다고 밝히고 이러한 사실을 지난해 6월 진씨 가족에게 통보했으며 동시에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장해 줄 것을 가족들에게 요청했다.
 국가를 위해 군복무를 하다 숨을 거둔 동생의 명예를 39년 만에 어느 정도 회복한 진성철 이장은 “뒤늦게라도 진실이 규명돼 하늘에서 동생이 편히 쉴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까지도 동생의 죽음은 슬프지만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 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동생을 돌보듯 40여년간 묘를 가꿔온 자신의 노력이 헛되지 않아 다행이라면서 엷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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