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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천연물신약은 누가 써야 하는가
2012년 12월 06일 () 14:45:02 김윤경 mjmedi@mjmedi.com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유용상)가 함소아제약(대표 최혁용, 한의사)을 전문의약품인 천연물신약 및 일반의약품으로 수입허가된 심적환을 불법 유통시켰다며, 11월 29일 약사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고발이유로 시중에 유통 중인 천연물신약 중 전문의약품으로 허가된 약품은 약사법 제44조 의약품판매 제1항에 따라 ‘약국개설자가 아니면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취득할 수 없으며, 다만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받은 자 또는 수입자가 그 제조 또는 수입한 의약품을 이 법에 따라 의약품을 제조 또는 판매할 수 있는 자에게 판매’할 수 있음에도, 함소아제약은 전문의약품으로 허가되어 시중유통 중인 천연물신약 즉, 아피톡신, 신바로캡슐, 스티렌정, 조인스정, 모타리톤, 시네츄라와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된 심적환을 “판매자격이 없는 전국 각지의 1,000여 곳의 한의원”에 판매해 왔다고 주장했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은 현행 약사법 23조 의약품조제 제3항 “의사 또는 치과의사는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처방할 수 있고, 약사는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조제하여야 한다”는 부분을 언급하며 한의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전문의약품 및 일반의약품을 처방, 조제하거나 판매할 수 없으며, 판매할 목적으로 취득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고 호도하고 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약사법 23조는 의약분업과 함께 만들어진 조항으로 의사와 약사의 처방과 조제 업무분담을 규정하고 있는 조항이다. 그러나 한약에 대해서는 의약분업을 하고 있지 않으므로 법률 제8365호 부칙 제8조에서는 “한의사가 자신이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한약 및 한약제제를 자신이 직접 조제하거나 수의사가 자신이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동물용 의약품을 자신이 직접 조제하는 경우에는 제23조 제1항 및 제2항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이를 조제할 수 있다”고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

또한 약사법 제2조 6항에서는 한약제제(韓藥製劑)”란 한약을 한방원리에 따라 배합하여 제조한 의약품을 말한다고 하여 한약제제가 전문의약품 또는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받는 “의약품”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따라서 2011년 제18대 국회 국정감사 기간 중 추미애 의원(보건복지위원)의 ‘한의사의 천연물의약품 사용 및 처방권한’에 대한 질의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천연물신약연구개발촉진법 제2조 제3항의 천연물신약이 약사법 제2조 제6항의 한약제제에 해당할 경우에는 한의사의 처방이 가능하다”고 서면으로 답변한 바 있다.

우리나라가 의료법에서 (양)의사의 (양방)의료와 (양방)보건지도, 한의사의 한방 의료와 한방 보건지도 행위를 별도 구분하고 있으나 현재의 의약품체계는 한약제제가 허가를 위한 심사시에만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신고에 관한 규정을 따르고 허가를 받은 후에는 한약과 양약의 구분이 없이 일반의약품이나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될 뿐인 법률미비의 상태라는 것을 이용하여 마치 양의사만이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언론에 보도자료를 내는 한특위는 한약에 대한 스스로의 무지와 무개념을 폭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한의사가 한약(생약)제제등의 품목허가신고에 관한 규정을 따라 허가를 받은 한약제제를 처방하고 직접조제하여 사용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가 되는가?

오히려 울산광역시와 한의협이 (양)의사의 맥문동탕 처방에 대해 복지부에 질의한 결과 이미 2003년 “한약제제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됐다고 하더라도 의사의 한약제제 처방전 발행은 의사의 면허범위 내 행위라고 할 수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는 복지부의 유권해석이 내려진 바 있다. 한약제제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됐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한특위가 언급한 심적환은 이미 중국에서 2011년 18억 위안의 매출을 기록하여 10년 연속 단일약품 매출액 1위 자리를 차지한 유명 중약제제이다. 뿐만 아니라 의약품을 한약과 양약으로 나눈다면 천연물신약들은 전세계적인 분류에 따라 한약으로 분류되어야 한다. 한특위는 2012년 10월 18일자 민족의학신문 시평의 ‘ISO회의의 한약제품 분류’나 한국의 천연물신약인 시네츄라가 중국에서 중약으로 약품등록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외의 천연물신약들도 중국에서 허가를 받는다면 중성신약에 해당한다는 한의신문 2012년 11월 16일자 기사를 한번 읽어보고 공부하기 바란다.

“무자격자에 의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으므로, 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의료인으로서 이 같은 불법을 두고 볼 수 없어, 의약품의 유통질서를 바로잡는다는 차원에서 고발장을 제출했다”는 한특위의 발언은 한약에 대해 무지한 상태로 한약제제인 천연물신약을 쓰는 의사들에게 한의사들이 그대로 해주고 싶은 말과 행동이다.

그리고 정부에 바란다. 정부는 전문가인 한의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한약제제인 천연물신약을 양의사가 처방하고 급여받는 이 상황을 즉각 개선해야 한다. 또한 혼란을 야기하는 관련 법률을 정비하고 독립한의약법을 제정해야 한다.

약사법 제2조 제5항에서는 “한약”이란 동물·식물 또는 광물에서 채취된 것으로 주로 원형대로 건조·절단 또는 정제된 생약(生藥)이라고 정의되므로 한약에는 천연물에서 추출되어 정제된 성분도 포함된다. 천연물에서 분리된 수많은 단일성분 양약들도 한약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혼란 상황을 밥그릇싸움으로 몰며 무책임하게 뒷짐지고 보고 있기만 해서는 안될 것이다.

김윤경 원광대 한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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