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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대의원총회 멘붕 사태, 이대론 안돼!
2013년 01월 17일 () 09:18:39 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

   

신은주 기자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을 때 흔히들 ‘멘붕’상태라고 표현한다. 13일 열린 임시대의원총회 결과를 보며 한의계 다수의 회원이 느끼는 심정이 이랬을 것이다. 

이날 임총을 발의한 최승영 대의원의 배경설명에 따르면, 명실상부 한의사협회 최고의결기구인 대의원총회 결의를 부정하는 일부 시도지부장의 임총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소송 사건이 발생해 임총 소집으로 대의원총회 의결의 유효를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대의원총회는 평회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대의원들이 모인 이른바 최고의결기구이다. 총회에서 논의-결정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따라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만약 대의원총회 결의를 무시하고 거스르는 행동을 한다면 과연 대의원총회에서의 의결과 대의원총회 자체의 존재의미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그런데 다시 한 번 임총을 개최한다니, 좋은 의미로 해석하자면 이번에야말로 대의원총회의 의결을 확실히 다지고 그 명분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뜻이겠구나, 대의원총회의 위상을 바로잡는다는 측면에서는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문제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서 발생했다.

재석대의원들의 대다수가 11월 11일 임총 의결이 유효하다고 판단하면서도, 정관 제12조 임원 불신임 건 및 시도지부장 가처분 소송 대책의 건을 병합 심의한 결과에서는 재석 대의원 130표 중 찬성 63표로 과반수를 넘지 못한 것이다. 이는 결국 대의원총회 스스로가 자신이 내린 의결을 부인한 셈이다. 아울러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직후 대한한의사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은 전격 사퇴의사를 밝혔다. 결국 민의와 동떨어진 대의원들의 결집으로 힘들게 만든 비대위마저 제대로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오히려 힘을 빼앗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대의원총회 스스로 내린 결정을 불과 몇 달 사이에 뒤집을 수 있다니 가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1년 중 3차례나 임총을 열면 뭐하나? 결국 제자리걸음이다. 물론 그동안의 임총을 통해 회원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직선제를 현실화시킨 점도 인정되긴 하지만, 천연물신약, 첩약의보사업 등의 굵직한 현안문제를 둘러싸고 평회원, 비대위, 집행부 간 내분은 멈출 줄 모르고 결국 별 소득 없이 피로감만 안겨준 격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임총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것은 대의원들의 낮은 참여도다. 대의원들은 평회원들의 민심을 반영해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충분히 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임총 개회선언 당시 대의원 229명 중 136명이 출석했고, 다섯 가지 안건 중 세 번째 안건에 대해 논의하던 도중에는 의결정족수인 115명에 이르지 못해 나머지 두 개의 안건은 논의조차 되지못하고 회의가 종료됐다. 이 같은 현상은 결국 민의와 동떨어진 결과를 보여주는 데 한 몫을 했을 것이라 판단된다.

이날 임총 자리에서 대의원들이 유행처럼 외치던 말은 ‘소통과 화합’이다. 그러나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평회원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리고 서로간의 입장을 수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연 소통과 화합이 말처럼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대의원들의 뼈를 깎는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진정 소통과 화합을 이루기 위해 대의원총회의 과감한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참여 없는 민주주의가 어떤 결과를 보여주는지 이번 임총은 큰 깨달음을 줬다. 평회원과 집행부간 소통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대의원들이 평회원 뜻을 반영해 선출할 수 있다면 대의원총회의 기능은 살아날 것이다. 젊고 능력 있는 평회원들의 대의원 진입이 필요한 이유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분회장에게 일임하는 대의원 추천 관행을 깰 필요가 있다. 문제의식 없이 이대로 또 지나쳐간다면 계속해서 분열만 야기될 뿐 결코 소통과 화합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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