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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자를 위한 ‘제약’이 정말 시급하다
2013년 02월 21일 () 13:59:54 최주리 mjmedi@mjmedi.com

 

   

최 주 리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이사장· 한의사

지난 13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앞으로 10년 내 협동조합 수를 8000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히며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협동조합 활성화 기본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언뜻 보면 정치인들이 민심을 사기 위해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는 현상 중의 하나로 보여질 수도 있지만, 협동조합에 대해 깊숙이 들여다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협동조합을 ‘이용자 소유기업’이라고 한다. 즉 이용자의 출자금으로 만들어진 기업은 이용자가 소비하는 물품 위주로 생산하며, 판매를 통한 이득은 소유주인 이용자에게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이다. 다시 말해 수요자와 공급자가 일치한다. 경제의 허리가 되는 중소기업이 살고, 자영업의 몰락을 막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공급자와 수요자의 공익적 매개이고 이를 극대화 시킨 것이 협동조합이라는 것을 알면 왜 서울시나 정부에서 협동조합을 독려하고 지원하는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수요자의 필요에 의하지 않는 공급으로 인한 폐해는 의약계에서도 발견된다. 바로 천연물신약이다. 글로벌 제약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천연물신약개발을 국가 정책으로 삼아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지정하고 지원했지만, 많은 돈이 투자되고도 출시된 약을 보면 도대체 누구를 위한 약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과연 기능성 소화불량을 치료한다는 쑥 95% 정제를 치료 원리를 이해하고 처방하고 싶은 의사가 몇 명이나 되겠는가. 또한 처방권이 주어진다 해도 이를 효과적인 약이라고 인정하고 얼마나 많은 한의사가 처방할 수 있겠는가.

결국 약의 수요자인 한의사와 의사가 원하지 않는 약을 만들어 놓고 정부는 제약회사의 수익보전을 위한 소비를 위해서 애먼 세금만 축내고 있다.

약의 수요자인 임상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은 지난해 바이오경제포럼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신약 개발에 있어 의약품의 최종 소비자인 병원이 제품개발ㆍ임상ㆍ최종수요자 검토 등 신약개발의 각 단계에 참여해 실제 의사들의 요구와 임상 현장의 아이디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를 병원이 활성화 되어있지 않은 한의계의 특수한 상황에 대입시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다기관 임상 연구회를 구성, 이에 참여하는 한의원에서 임상분과별로 원하는 처방과 수요량을 취합, 제약회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한약제제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의원 입장에서는 원하는 약을 공급받을 수 있고,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계약 생산을 통해 과잉생산으로 인한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주장을 하면 일부에서 한의원으로는 시장이 작아서 안된다라는 부정적인 반응들이 터져 나온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2010년도 통계에 따르면 한의원의 개수는 가장 규모가 크다는 일반의 의원 7949곳과 내과 의원 3938곳을 합친 것 보다 많은 1만 2062곳에 달한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한의사 수급률과 개설 한의원의 수급률을 적정수준으로 내려야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겠지만, 현재 전체 한의원이 양방의 어떤 단일과보다도 큰 시장임에는 틀림없다. 이런 사실을 근거로 제약회사를 설득, 한의사들이 원하는 약을 반드시 만들어 내야 한다.

곧 41대 한의사협회 회장선거가 있고 처음으로 실시되는 직선제 회장인 만큼 기대도 크다.

현재 한약재를 이용한 천연물신약이 1조에 가까운 예산으로 7개의 결과물이 나왔지만, 국내에서만 의약품일 뿐, 외국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도 허가 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대해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어야한다. 부디 41대 대한한의사협회는 2만 한의사와 1만 3000 한의원의 인프라를 활용하여 수요자의 요구에 따른 한약제제 개발을 통해 한의약산업의 내실을 챙기는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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