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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제 명암…소통의 시작일 뿐
2013년 03월 07일 () 14:33:26 장욱승 mjmedi@mjmedi.com

   

장욱승
경기 용정경희한의원
원장

제41대 대한한의사협회장 선거는 여러모로 남다르다. 오랜 논란을 거쳐 직선제가 드디어 시행되는 첫 번째 선거이고 한의계의 큰 위기를 앞두고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지나고 보면 한의계에 위기가 아니었던 시기가 없었지만 이번 천연물신약 사태는 미래 한의계의 모습을 좌지할 사안이라 더욱 더 중요하다.

이미 3일(일요일)을 끝으로 선거운동은 끝났다. 이제 2주 정도의 투표기간만 잘 진행되면 역사상 처음으로 직선제로 뽑히는 한의사협회장이 탄생하게 된다.

첫 번째 선거다 보니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투표인 수가 9000명이 되지 않는데 전체 한의사협회 등록 회원의 54.8%라고 한다. 100%투표해도 전체 한의사의 54.8%만 참여하는 셈인데 뭔가 개운하지 않다. 협회비를 내는 것이 아무리 중요한 의무라고 해도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고 한다. 협회장 역시 힘을 모으기 위해서 투표인원이 더 많은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후 개선책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선거유세기간이 짧고 우편투표다 보니 투표기간은 긴 난점이 있다. 관심이 적거나 정보에 약한 회원은 마지막 팸플릿만 보고 투표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전체적인 운영이 과거 간선제와 비슷한 형태로 진행되었는데 향후 좀더 유세기간을 늘이고 회원과 접촉하는 방법도 다각도로 개선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선제 선거의 장점도 두드러졌다.

과거에는 정책이나 공약이 서로 비슷한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오히려 인맥과 조직을 동원해서 대의원 수 확보하는 게 제일 중요했다. 이번에 후보도 6명이었지만 각 사안마다 정책과 공약에서 차별을 두려고 한 노력이 돋보였으며 그만큼 정책에 대한 토론문화도 진일보했다고 본다.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앞으로 더 발전하리라 기대한다.

이번에 후보들이 다들 강조한 것 중 하나가 ‘회원과의 소통’이다. 기존 40대 한의사협회장 및 집행진에게 가장 부족했던 것이 소통이라는 점을 모든 후보가 강조했다. 그런데 이번 비대위를 운영하면서 다시 소통부족이라는 말이 나왔고 더 이전의 집행진들도 소통부족인 경우가 많았다고 평가받는다. 소통부족이라는 진단은 나왔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냥 듣기 좋은 말로 소통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소통이라는 의미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광우병사태로 이전 MB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의 라디오담화를 시작했다. 이게 국민과의 소통에 도움이 되었을까?

이미 한의계도 여러 가지 다른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한방병원 입장이 다르고 개별 한의원 입장, 체인화된 한의원 입장, 세대별 한의사 입장이 다 다르다. 서로 이익이 상충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이런 이익이 상충될 때 조정하고 또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주는 것이 한의사협회의 일이다. 고도의 정치적 행위인 것이다. 과거처럼 한의계 일치단결이라는 구호로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이 때문에 소통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한의계에도 제대로 된 정치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때로는 새로운 비전으로 전체 회원을 설득해야 될 수도 있고 이익이 충돌할 때 서로의 양보를 조정해서 서로의 이익이 극대화되는 지점을 찾아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결국 정보를 최대한 공개해야 하며 하부조직에서도 여론이 수렴될 수 있는 조직 체계가 갖추어져야한다. 현재의 분회, 대의원제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또한 비전 제시를 위해서 최대한 전문가집단을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 이미 한의계의 문제가 단기 투쟁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더 많으므로 중장기 대비를 할 체제가 필요하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새로운 41대 대한한의사협회장과 집행진에게 기대를 걸어본다. 직선제는 소통의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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