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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 영세한 한의 산업 업그레이드 정부 보호 절실
2013년 04월 11일 () 13:52:00 장욱승 mjmedi@mjmedi.com

   

장 욱 승
경기 용정경희한의원 원장

북한과 한·미 간 갈등으로 나라가 어수선하고 박근혜 정부 초기 우리나라 대내외 상황이 혼란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지난 3월 첫 직선제 선거를 통해서 대한한의사협회 41대 집행부가 출범했다. 새로운 정부와 새로운 협회 집행부에 대한 기대를 가지며 올해 한의계에 좀 더 건설적이고 발전적인 소식이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최근 매년 듣는 말중 하나가 “왜 한의계에는 치과의 임플란트 같은 신기술이 개발 안 되는가?”이다. 신기술이라는 게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임플란트를 우리나라 치과의사가 개발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 같은 소리를 들을 때마다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매번 똑같은 푸념을 반복하지 말고 새롭게 다시 한 번 생각할 문제다. 과연 한의계에 필요한 신기술은 무엇인가. 임플란트같은 신기술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한가. 또한 한의계는 신기술을 받아들일 준비는 되어 있는가.

한의계에 필요한 신기술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한약재를 잘게 자르면 일반적으로 첩약달일 때 약효성분이 좀 더 많이 추출된다고 한다. 이런 한약재 가공법부터 새로운 진단기기 개발까지 모두 다 신기술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이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를 짜고 실제 제품화하거나 기술 개발을 하는 과정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느냐다.

최근 추세를 보면 이런 기술 개발은 한의사 단독으로는 할 수가 없다. 약재가공방법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연구기관과 한약재 업체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실제 사용하는 한의사의 도움도 물론 필요하다. 다른 진단기기나 치료기기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천연물 신약 문제를 얘기하면서도 자주 제기되는 부분이 한방업체의 영세성이다. 침구재료 제조업체나 한약재업체, 한방제약회사 모두 영세한 규모라 제대로 된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모든 산업이 자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나라 수출의 주류를 이루는 철강이나 반도체, 자동차산업 모두 초기에는 정부의 엄청난 지원과 보호장벽 없이 성장은 불가능했다. 영세함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업체 간의 협력과 공동연구 과제를 만들어가야 하며 제대로 된 연구과제를 정부가 초기에는 만들어줘야 한다. 이들 연구를 주도하고 현장에서 피드백 해줘야할 곳이 한의과대학과 대한한의사협회이다. 이런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엉뚱하게 천연물신약 같은 일이 벌어져버리면 돈과 인력만 낭비되고 한의계의 변화와는 동떨어진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런 한방 관련 기술개발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당분간 필요하다. 이전에 한의계가 요구했던 것은 대부분 국립 한의대, 한의학연구원등 외형적인 모습이었다. 이제 한방의료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한방산업이 발전하고 이에 한방의료 전체가 변화해가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 천연물신약 사태를 통해서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된다.

한의사 내부에서도 각각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이를 전달하거나 개선할 만한 통로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협회가 할 수도 있고 개별 학회도 할 수 있다. 그래야 한방의료 시장이 발전해가는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추나와 봉침, 약침 같은 요법들은 자동차보험에서도 급여를 인정받고 있지만 지금도 일부 한의사들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한의사가 같은 시술을 할 필요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 그러나 치료기술이 개발되어도 현재처럼 개별적인 수준에서 배워서는 한계가 있다. 학회를 만들어서 보급시키기도 하지만 이 역시 한계가 명확하다. 시술 방법이나 해당관련 내용은 일정 정도 학술적인 검증을 거쳐서 대학 교육 내에서 수용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한의사들이 일정 정도 공유할 수 있고 검증을 제대로 거친 이후에는 관련 교과내용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정보나 기술이 보급되는 일정 정도 과정을 만들어내야 어떤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었을 때 지금보다 더 한방의료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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