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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기본지 대표이사]친일청산, 스스로 못하면 역사도 외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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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 36년, 그리고 분단 60년 우리 역사의 질곡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60년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일제침략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습니다. 해방이 되었으나 일제를 추종하던 세력들이 우리나라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종교 등 각 방면에서 지도자로 군림하였으니 나라꼴이 제대로 될 리 없었던 것입니다. 친일인명사전을 만드는 이유는 친일파 본인에 대한 단죄가 이미 물 건너갔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역사 속에서 그들의 잘못된 점을 교훈으로 삼자는 취지입니다. 친일인명사전을 만드는 데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각계각층에서 친일파 후손과 제자들이 여전히 기세를 부리며 조직적으로 방해를 하고 있습니다.
해방정국에서 친일파들은 교묘하게도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에 빌붙어 살아남았고 그들이 오히려 독립운동에 목숨을 걸었던 투사들을 탄압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이승만에 이어 일본군 장교출신 박정희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정권을 잡은 것은 친일청산의 실패와 결코 무관하지 않습니다. 18년 동안 통치한 박정희 정권시절 친일청산은 엄두도 못 낼 일이었습니다. 친일의 중심에 섰던 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정권의 축을 이루었으니 나라의 정체성은 말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일부 어리석은 사람들은 박정희가 지금도 통치자라면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선진국이 되면 뭐 합니까. 박 정권 말기 정권을 비판하는 말 한마디만 해도 긴급조치 위반이라 하여 영장도 없이 잡아다 쥐잡듯 패고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지금까지 정권이 유지되었더라면 가정, 직장은 물론이고 거리곳곳에 도청장치가 설치되어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마치 소설 속의 빅브러더 노릇을 했을 것입니다. 군사독재정권이 무너지고 10년 후까지 불법도청이 계속되었으니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일부 인사들은 친일청산을 역사에 맡기자고 말합니다. 왜 역사의 판단에 맡깁니까.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면 역사도 민족을 외면합니다. 친일세력을 청산하는 것은 역사에 대한 우리 후손의 의무이며 도리입니다. 일제 36년도 서러운데 분단된지 60년이 넘고 아직도 통일이 요원한 것은 1차적으로 일본의 식민지 지배로부터 비롯되었지만 해방 이후 곧바로 친일 청산을 못한 것도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제의 식민통치에 협력한 친일신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그리고 친일파인 홍진기씨가 만든 중앙일보가 지금도 우리나라의 가장 영향력이 있는 신문이라는 사실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이는 친일청산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에서 발표한 친일파 인사들의 명단을 통해 그들의 친일 행적을 자세히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와 인명사전을 만든 것은 현 정권의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억지 주장입니다. 친일청산은 빠를수록 좋았는데 오히려 너무 늦은 감이 있습니다. 역사적 사명을 비방하는 자는 친일파의 행위와 다를 바 없습니다. 3090명의 친일인사들의 명단을 발표하자 참회의 뜻을 밝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항의하는 곳도 있습니다. 천도교는 일제의 민족정기 말살정책과 침략전쟁에 협력했던 그들의 지도자의 잘못된 행위를 대신 참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반면에 박정희를 추종하는 한 단체는 박정희가 독립투사에 가깝다고 주장하고 친일파 인사명단에 포함시킨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친일인명사전에서 발표된 친일인사 중에는 당진출신 인사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분명히 고의든 피치 못할 사정이 있든 일제의 침략정책을 직간접으로 동조하고 도왔던 인물들입니다. 그들의 후손에게 불이익을 주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한 민족의 구성원으로서 앞으로 바르게 살아가는 교훈을 얻자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다시는 한반도가 타민족에게 짓밟히는 비극은 없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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