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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5.09.20 00:00
  • 수정 2017.08.08 11:17
  • 호수 580

이희철 당진문화의집 간사가 추천하는 <체게바라 평전>
꿈의 세계에서 내려온 인간, 체게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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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장 코르미에 | 옮긴이 김미선 | 펴낸곳 실천문학사 | 가격 15,000원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간직하자”

얼마 전 종영된 KBS 광복 60주년 기념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한편 한편 참으로 즐겨봤다. 마지막 편에서 수평선 멀리 피를 토하듯 검붉게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장엄하게, 그리고 또한 더없이 슬프게 죽음을 맞는 이순신의 모습을 보면서 내겐 또 하나의 사람이 떠올랐다. 500년 전 고독한 삶을 살다 간 영웅과 겹쳐지는 또 하나의 인물은 체게바라였다.
왜 체게바라였을까? 이순신이 타성과 불의와 악의와 독식과 그릇된 권력과 절망을 버리고 소신과 정의와 선의와 나눔과 정당한 민의와 그리고 무엇보다도 희망을 향해 거칠 것 없이 나아갔듯이 체게바라 또한 그렇게 자신의 삶을 불살랐기 때문은 아닐까.
체게바라는 쿠바의 민중 영웅이며, 동시에 영원히 타오르는 혁명의 상징이기도 하다. 1928년 아르헨티나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체게바라는 뛰어난 두뇌와 타인의 삶을 공감할 수 있는 넓은 가슴을 가진 사람이었다. 의학도였던 그는 무난하고 평탄한 의사로서의 삶을 살 수도 있었지만, 그가 택한 것은 민중을 위한 삶이었다. 체게바라는 당시 독재자와 거대 자본주의 국가의 압력을 받고 있는 쿠바로 건너가 많은 동지들과 함께 혁명을 일으킨다. 혁명이 성공했기에 체게바라와 동지들은 쿠바를 해방시키고, 그와 동시에 권력의 중심에 서게 된다. 그러나 그 권력의 중심은 사리사욕이 아닌 민중을 향해 있었다. 쿠바의 중앙은행 총재를 맡게 된 체게바라는 그동안 독재자와 미국거대자본에 의해 헐벗고 핍박받은 민중을 위한 정책들을 펴나간다.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자신의 월급을 1만2천페소에서 5천페소로 삭감한 일이었다고 한다. 가난한 나라의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매일 허름한 복장으로 새벽3시까지 일했다는 체게바라.
 체게바라는 쿠바의 경제정책을 이끌어가던 중 다시 혁명을 위해 볼리비아로 떠난다. 그가 태어난 아르헨티나에서 쿠바로, 또 다시 쿠바에서 볼리비아로 떠난 그의 삶의 일정은 언제나 혁명을 향해 있었다. 영원한 혁명을 통해 꿈의 세계를 지향했던 인간. 그러나 체게바라는 독재자에 의한 학살이 자행되던 볼리비아에서 끝내 정부군에 의해 사살된다. 그리 오래 되지도 않은 1967년의 일이었다.
수영과 담배와 시와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우선한 사람을 좋아했던 체게바라. 삶의 한 가운데에서, 자신의 신념을 향해, 죽음까지도 두려워하지 않고 나아간 인간의 모습을 체게바라는 내게 보여주었다. “이 지구상 어디선가 무고한 목숨이 꺼져갈 때 고통을 느낄 수 있으리만치 감성을 계발하여야 한다”고 말한 체게바라. 그가 그의 딸에게 보낸 편지의 한구절을 옮겨본다.
“아빠는 소신껏 행동했으며 내 자신의 신념에 충실했단다. 이 세계 어디에선가 누군가에게 행해질 모든 불의를 깨달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웠으면 좋겠구나. 혁명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우리 각자가 외따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무런 가치도 없다는 점을 늘 기억하여 주기 바란다.....”
이 희 철  |  당진문화의집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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