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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칼럼 - “Just Enough! (됐어, 그 정도면 충분해)”
2013년 06월 20일 () 14:23:33 김영호 mjmedi@mjmedi.com

   

김 영 호
부산 공감한의원 원장
부산광역시 한의사회 홍보정책기획이사

온라인을 통해 동료 선후배 한의사분들의 넋두리를 보자면 다들 사는 모습이나 느끼는 것들이 비슷비슷한 것 같다. 그 속에서 위로를 느끼고 공감을 하며 힐링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학창 시절에 혼자 재시를 보면 두렵지만 50~60명이 같이 보면 마음이 편안하듯이 온라인 한의사 카페는 수많은 한의사들에게 인생과 학문을 배우는 장(場)이자 힐링의 장소이다. 온라인 속의 많은 글들에서 큰 흐름이 되는 두 가지 키워드를 발견했는데 그것은 ‘외로움과 부족함’이다. 원장실에서 혹은 진료의 현장에서 한의사들은 항상 외롭고 자신의 상태에서 조금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현재생활에서 부족함을 느끼는 것 같다. 필자 역시 그 범주를 완전히 벗어나 있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라 몇 가지 이야기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1. 공감이 갔던 골프칼럼의 한 문장
신문의 한 코너에 있는 골프칼럼에서 무척 공감이 가는 문장을 보았다. “골프 코치가 일반인들에게 가르쳐 주는 스윙은 하루 4시간씩 10년을 연습해야 다다를 수 있는 프로의 스윙입니다. 적어도 300만번은 휘둘러야 그런 스윙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인은 그럴 시간도 없을 뿐더러 체력도 뒷받침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힘든 고난의 길을 가기보다 내 속에 잠자고 있는 나만의 고유한 스윙을 찾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평소 생각하던 바를 골프칼럼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내가 생각하던 바로 그것이라는 생각에 곧바로 스크랩을 해두었다. 항상 코치의 지적을 받는데 익숙한 아마추어 골퍼들은 늘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실제 설문조사에서도 90%의 아마추어 골퍼들이 자신의 스윙에는 문제점 투성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교육받고 살면서 항상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더 높은 곳에 도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제 바뀌어야 할 시대가 되었다. 우리는 부족한 것이 아니라 나만의 강점을 찾지 못한 것일 뿐이다. 2만여 한의사 중에 자신의 최대 강점이 ‘한의학과 진료’인 분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아주 소수일 것이다.

골프칼럼의 마지막 문장이 주옥같다. “골프 스윙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우리 몸 상태가 허용하는 최적화된 스윙을 <찾는 것>입니다”

2. 경주마와 야생마의 차이
“경주마는 달리기 위해 생각을 멈추지만 야생마는 생각하기 위해 멈춘다.”
경주마는 골인지점만을 보며 아무 생각 없이 달리기만 하지만 야생마는 지금 가는 길이 맞는 길인지 위험하지는 않은 지를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달린다는 말이다. 대한민국의 의사직군들은 어릴 때부터 학업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다가 개원을 해서는 가족을 부양해야 된다는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며 산다. 이렇게 사는 우리가 경주마가 아닌가라는 반문을 해보게 된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태어난 이유를 다시 생각해보고 인생을 마무리 할 때 ‘이거 하나는 살면서 정말 잘했다’ 라는 생각이 들만한 인생의 목표를 찾아야 할 때이다. 대한민국의 국민 모두가 1등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1등이 되기 위해 인생을 힘겹게 살아왔다면 이제부터라도 힘겨운 A학점보다 편하고 조화로운 B학점이 어떨까?

3. 당대의 헨델보다 후대의 바흐
바흐의 무반주 첼로곡은 CF와 영화에서 많이 나온 이후로 아주 유명해졌다. 바흐의 음악은 음악인들 사이에서도 바흐 음악만이 가지는 절제미와 자연스러움, 담백함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당대에 바흐는 같은 독일 출신의 헨델과 비교할 때 무명에 가까운 음악가였다. 헨델은 당시의 트렌드에 따르는 음악을 하면서 화려하고 웅장한 오라토리오와 같은 종교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바흐는 트렌드와는 거리가 먼 자연스럽고 담백한 음악을 고집하면서 생전에는 큰 사랑을 받지 못하였다. 하지만 260년이 지난 지금 바흐의 음악은 헨델의 음악보다 더 높게 평가 받고 있다. 한의학을 하는 우리도 현재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따라가기보다 우리 한의학이 가지는 고유한 강점을 극대화하여 우리의 색을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바흐와 헨델을 통해 배운다.

어느 다큐 프로그램에서 햄버거 가게 아르바이트를 하는 22세 청년이 자신의 꿈은 자신의 매장을 하나 가져보는 것이라고 하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개원 한의사라면 나만의 매장이 있으니 이미 다른 사람들의 꿈 하나는 이룬 셈이다. 누구나 부자의사가 되면 좋겠지만 ①내가 가장 편하고 잘하는 것을 직업으로 ②가고 싶은 방향을 명확히 하면서 ③트렌드를 좇지 않고 나만의 강점을 살려나간다면 그정도로 충분하다. 오늘을 열심히 살고 그 동안 열심히 살아왔던 나 스스로에게 위로의 말을 전해보자. 치유의 힘이 느껴져서 여러분에게도 소개하고자 한다.

“됐어. 그 정도면 충분해! (Just En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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