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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 입력 2006.01.02 00:00
  • 수정 2017.08.08 11:08
  • 호수 594

당진정보고 위지정 교사가 추천하는 <황진이>
선택한 삶을 뜨겁게 사랑한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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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지정 당진정보고 교사

선택한 삶을 뜨겁게 사랑한 이름

 학생들에게 조선 후기 여류 문인인 <의유당>의 수필 <동명일기>를 가르칠 때면 지금은 갈 수 없는 땅 함흥을 다녀온 저자의 발길이 참으로 부럽다. 비록 남편을 따라나선 길이지만, 그녀는 여행이 쉽지 않았던 여염집 여인들에 비해 분명 자유로움을 느꼈을 것이다. 한편으로 그녀가 느낀 자유가 남편으로 인해 보장되는 한시적이고 소극적인 걸음임을 생각할 때, 진정한 자유를 꿈꿨던 많은 조선 여인들의 삶이 아쉽기도 하다.
 그런데 여기, 정말로 한 시대를 풍미하며 사랑하며 자유로웠던 여인 황진이가 있다. 양반집 규수로 자라 만인의 동경이 된 화려한 해어화(解語花)로, 많은 굴곡과 시비와 영욕이 피어오를 자신의 운명 앞에 서서 그것을 껴안기까지 고뇌하고 슬펐고 서러웠으나 그러면서도 결국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너무나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황진이. 그녀는 정인들을 만나 사랑하고 이별하고 첩으로 삼년을 살며, 화담 서경덕을 만나고 기적에서 이름을 뺀 후 드디어 진정한 자유인으로 거듭난다. 소설은 황홀한 매력을 지닌 기생에서 삶의 모멸지면서도 신성한 의미를 깨달은 진정한 인간 황진이까지 친절히 조명한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황진이를 참 많이 그리워하고 있다. 절세가인의 미모도 그립고 방외자의 삶도 그립다. 동시대인은 물론이고, 후대의 많은 사람들과 이 소설을 읽은 독자들은 하늘이 넘치게 부어준 도색적인 아름다움으로 인해 휘청거리면서도 꿋꿋했던 황진이를 너무나 만나보고 싶다.
 아, 우리가 그녀처럼 우리의 삶을 껴안고 되새길 수 있다면, 진정으로 그럴 수 있다면 그녀의 자유에 버금이나 갈 수 있을까. 또다시 일상이 되풀이되는 이 시간, 행간으로 아찔하게 묻어나올 듯한 그녀의 향취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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