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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 입력 2006.04.03 00:00
  • 호수 607

화합과 단결을 다린다! - 기지시줄다리기 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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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시줄다리기의 유래

    재난과 괴변 끊이지 않던
    베틀 형국의 고을
    베틀 기(機), 못 지(池),
    시장을 뜻하는 시(市)가 모여 기지시
    남녀노소 줄을 다려
    액운 막고 평온 되찾아

 약 450여 년 전 베틀 형국의 한 고을엔 온갖 사고와 큰 변이 끊이지 않았다. 맹수와 호랑이가 밝은 낮에 출현하여 사람을 무는가 하면 각종 괴질이 발생하여 민심이 흉흉하였다. 이조 선조 초엔 한나루가 하룻밤에 매몰되어 5개면이 바다에 매몰되는 괴변이 일어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으며, 재산이 파괴되어 서민이 땅을 치며 울었다 한다. 공포와 실의에 빠진 민심을 도저히 수습할 길이 없었다.
 그러나 기지시는 한양에 직통하는 경유지로 많은 과객이 왕래하여 통행이 붐볐으며, 한달에 열두 장의 시장이 섰다고 한다. 전국의 각처에서 모여든 보부상과 풍수지리학자, 철인들 사이에서 언제부턴가 하나의 전설이 회자되었다. 기지시는 옥녀가 베틀을 놓고 베를 짜는 형국의 지형이므로 극진한 정성으로 당제를 지내고 줄을 다려야 모든 재난을 몰아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부녀자들이 삼베·짚·칡넝쿨 등으로 소규모 줄을 꼬아 다렸다. 베를 짜는 데는 오랜 기간이 걸렸기 때문에 4년을 주기로 윤삭이 드는 해에 베를 짜서 양쪽에서 잡아당기는 마전 형식으로 실행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이 지역의 명칭이 베틀을 짜는 형국이라 해서 베틀‘기’(機), 짜 놓은 베를 담가 우려야 하는 물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못‘지’(池), 그리고 시장이 자주 열린다 하여 ‘시’(市)자를 붙여 기지시가 되었다고 한다.
 고을 사람들은 평평하고 장방형이어서 줄을 다리기에 안성맞춤인 흥척골에서 줄을 다리기 시작했다. 그 후 고을은 신의 보호를 받는 듯 평온을 되찾았고, 괴변이 끊겼으며, 공포와 실의에 빠진 주민들의 마음도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해가 갈수록 그 효과가 점점 크게 나타났으므로 남녀노소가 다 함께 참여하여 이심전심으로 합심해 줄을 다렸다. 일제시대 때는 민심의 단결을 두려워한 일제의 박해와 압력으로 중단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곧 큰 재난이 발생하였으므로 다시 복원하여 더욱 활발히 진행하였다고 한다. 이후 4년마다 돌아오는 윤년의 행사는 대규모 줄을 꼬아 다리는 대제(大祭)로 하고, 매년의 행사는 소제(小祭)로 구분하여 축제행사를 계속하고 있다.

 

조상의 예지와 숨결 깃들인  소중한 문화유산

    길이 200m, 직경 1.8m,
    무게 40톤의 거대한 줄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75호

 인간은 일찍이 섬유를 실로 자아내고 실을 다시 엮어서 천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고안하였다. 옷을 입어야 했고, 생활품 등에 사용하여야 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볏짚은 우리나라의 가장 흔하면서도 널리 쓰인 생활 자제였다. 조상들은 볏짚으로 짚신을 삼았고, 지붕을 얹었으며, 겨울철 한우의 먹이로 사용하였고, 멍석을 만들었으며, 군불을 지피거나 밥을 짓는데 썼고, 여러 가지 용기를 만드는 데 사용했다. 기지시줄다리기엔 이러한 조상의 생활과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기지시줄다리기에 쓰여질 줄을 만들기 위해선 우선 소(小)줄 70가닥을 제작하고, 이를 모아 중(中)줄 3개를 제작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 중줄 3개를 모아 당일 대제 행사에 사용될 큰 줄을 완성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연못에 담가놓았던 참나무 틀을 꺼내 조상들이 사용한 전통방식 그대로 큰 줄을 꼬아낸다.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는 큰 줄이 꼬아지는 과정과 그 속에 숨어있는 조상들의 슬기로움을 이해할 수가 없다. 이렇게 해서 암줄과 수줄의 길이가 200m, 직경 1.8m, 무게가 무려 40톤에 달하는 거대한 줄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 줄을 다리는 데에는 3,000명의 인원이 참여할 수 있다.
 줄다리기는 공동체의 화합과 단결을 위해 오래전부터 내려온 우리의 민속유산이다. 특히 기지시줄다리기는 남녀노소를 떠나 누구나 참여하여 즐길 수 있다는 점과 그 줄의 거대한 규모에서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 문화적 가치를 인정해 기지시줄다리기는 지난 1982년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제 제75호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2006년 기지시줄다리기  대제 행사

    오는 4월6일부터 4일간개최
    볼거리와 체험형 프로그램
    대폭 늘어

 오는 4월6일부터 4일간 열리는 2006년 기지시줄다리기 대제 행사엔 볼거리와 체험형 프로그램이 대폭 늘어 주민과 관광객들이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게 준비되었다.
 4월6일 첫날엔 본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당제와 용왕제가 치러진다. 다음날인 4월7일부터 9일까지는 씨름, 윷놀이, 널뛰기, 연날리기, 제기차기, 투호놀이, 짚풀공예체험 등의 민속놀이 체험행사가 연일 이어진다. 이와 함께 풍물대회, 머슴놀이공연, 몽골인민국악단 공연, 마당극, 가학리볏가릿대거북놀이, 일본방문단 공연, 충남국악관현악단 공연 등 풍성한 볼거리가 연일 시간대별로 펼쳐진다.
 특히, 4월9일 오전엔 짚신신고 걷기체험 행사가, 오후엔 장관을 연출하는 줄나가기와 줄다리기 행사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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