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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조 상 연 전 당진참여연대 회장 - 그들은 왜 출마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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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좋으나 의지가 부족함

지난 4월6일 당진군 문예의 전당 대공연장에서는 당진군 전체 음식점 주인이 전부 모여서 위생교육을 받았다. 1000명이 넘는 유권자가 한번에 모이는 자리인 만큼 이번 선거에 출마한 모든 사람들이 나와서 자신들의 얼굴 알리기에 바빴다.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로비 안에 이르기까지 받은 명함만 10여장이 넘었다. 하나같이 환한 얼굴에 자신들이 일꾼임을 알리는 명함들… 그날 로비에는 교육비를 내느라 줄서 있는 인원이 200여명은 넘게 있었고 하나 같이 검은 양복을 빼입은 출마자들은 전현직 군의원 , 도의원, 사회단체 역임자 등 당선되거나 안 되거나 간에 민의를 대신해서 또는 민의를 물어서 우리의 살림을 돕고 우리의 갈등을 해소할 사람들이었다.
현관 앞에는 칼과 낫을 파는 노점상이 좌판을 벌리고 그 옆에는 도장을 파는 좌판이 벌여 있었는데 갑자기 큰 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문예의 전당 직원과 노점상 사이에 언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조근조근 말하는 직원에 비해서 노점상의 어투는 상당히 우렁차고 위협적이기 까지 하였다. 직원은 문예의 전당 밖에서 상행위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고 서울에서부터 돈벌기 위해왔다는 노점상은 이 땅이 국민의 땅이라며 생계를 위해서 장사를 해야겠다고 버티는 것이었다. 말도 안 되는 논리로 큰소리치고 이목을 받으면 공무원이 어쩌랴하는 배짱으로 소란을 피우고 있었는데 공무원도 자신의 임무를 포기하지 않아서 자칫 험악한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누군가의 신고로 경찰까지 출동을 하고야 말았다.
그날 군민을 위해서 봉사하겠다고, 자신의 자질과 능력이 충분한 사람들이라고 인사하던 출마자 어느 누구도 이렇게 수많은 군민들이 피해를 보고 공권력이 무시당하고 생계를 위해 애쓰는 노점상이 핍박(?)당하는 현장에서 그들의 능력을 사용치 않았다. 출마자가 생계를 위해서 멀리 당진까지 와서 좌판을 벌려야 하는 노점상의 입장에 섰다면 공무원과 문예의 전당 측을 설득하거나 세금을 내고 장사하는 사람들의 권리와 공공재산의 공공성을 존중했다면 노점상을 설득했어야 했다. 또 그도 저도 아니면 중재안을 생각해서 200여명의 대기자들에게 즉석에서 발표하고 민의를 수렴하여 그 분쟁을 해결했어야 했다. 그 자리에 당진군의 대표자 10여명이 있었으나 당진군의 일꾼은 없었던 것이다.
아마도 그렇게 중재를 위해서 나선 출마자가 있었다면 그는 200여명의 주목을 받고 아마도 당선이 됐을 것이다. 1000여명의 식당 주인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이 누구라고 하지 않아도 어떻게든 누군지 알아내서 널리 소문을 냈을 터이니. 생각해보면 그들은 쇼맨십도, 선거에 대한 기획력도 없었던 것이다.
그 수많은 선거를 치르고도 우리의 사회적 갈등은 여전하고 부패는 여전한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우리가 뽑은 그들은 매번 자질과 능력과 도덕성이 훌륭했지만 무엇을 위해서 일하는지를 망각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성적표에는 “머리는 좋으나 하고자하는 의지가 부족함”이라는 평가가 항상 있었을 것이다. 예전엔 그런 자세에 대한 피해는 자신에게 있었으나 이제 그들의 그런 자세 때문에 우리의 삶은 더욱 힘들어 질 것이다.
이번 선거에는 자질과 능력, 이력을 보는 것은 물론이요 그들이 이 지역사회에서 진정 일을 하려고 출마했는지 자신의 명예욕 때문에 출마했는지 가려서 뽑을 일이다.
그날 그 자리에 없었던 출마자들 중에서 괜찮은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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