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뉴스
  • 입력 2006.04.24 00:00
  • 호수 610

아이와 함께 읽는 책 한권24 겨레아동문학선집5 - 물딱총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 임홍은 등저, 겨레아동문학연구회 편 | 펴낸곳 보리 | 가격 6,000원 | 대상 4학년 이상

 가슴 따뜻한 동화를 만나보세요!

좋은 책을 고르는 일은 아이들의 독서 교육에 있어 가장 우선되어야 할 일입니다. 평생 습관으로 이어지는 독서는 좋은 책을 아이 손에 들려주는 것만으로 어른들의 소임을 다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책을 고르기 전에 먼저 생각해야 할 일은 책을 고르는 관점을 어디에 두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는 책을 하도 안 봐서 만화책이라도 보게 하는 것이 좋지 않나요?”, “아이가 재미있어 하는 책이면 웬만하면 다 사주는 편이예요”하는 부모님들은 성급한 효과를 기대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습니다.
 아이들이 책을 선택하는 첫 번째 이유는 물론 ‘재미’입니다. 그러나 아이들도 재미를 위해서만 책을 고르지는 않지요. 자극적이고 흥미위주인 ‘딱 좋아’ 시리즈나 ‘짱구는 못 말려’도 삶에 대한 귀한 가치를 담은 내용에 감동받아 재미있다고 하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재미있다’라는 말은 같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사뭇 다릅니다.
 [겨레아동문학선집5권]에 들어있는 ‘신기료 장수’ 같은 동화는 그런 힘과 요소를 담고 있는 좋은 동화입니다. 일제강점기에서 해방기까지 발표된 작품 중에 ‘신기료 장수’외에도 현덕의 ‘나비를 잡는 아버지’ 등 주옥같은 동화들을 엄선해 엮은 이 작품집은 시대를 넘나드는 신선한 문학의 감동을 안겨줍니다.
 장날마다 신을 기워 팔아서 가난하게 살아가는 ‘신기료 장수’ 할아버지는 어느날 남루한 행색이지만 귀여운 얼굴의 한 소년을 만납니다. 할아버지는 우연히 그 소년의 다 찢어진 헌 고무신을 보고선 그냥 기워주마고 하지요. 극구 사양하는 소년의 신발을 정성들여 깁기 시작할 때에 젊은 손님이 와서 흥정을 하며 빨리 수선해달라고 채근합니다. 할아버지는 시종일관 점잖고 공손하게 대했지만 젊은 손님은 할아버지의 너그러운 배려를 무시한 채 똑똑하고 잘난 체하며 약은 수작을 부립니다. 그러나 양심적인 벌이를 철칙으로 살아가는 할아버지의 단호한 말에 값만 깎으려는 자기의 얕은 수가 부끄러웠는지 신을 맡깁니다. 조금 후에 젊은 남자는 공짜로 신을 기워준 소년과 자신을 비교해 불만을 토로합니다. 값도 안 받는 신은 놔두고 자기 것부터 봐달라는 젊은 남자의 요구에 아랑곳하지 않고 하던 일을 묵묵히 합니다.
 결국 젊은 남자는 화가 나서 가버리고 할아버지는 좋은 벌이를 놓칩니다. 소년은 저 때문에 벌이를 놓친 것 같아 진정으로  사과를 드리는데 할아버지는 “나는 조금도 걸릴 것이 없다. 돈을 벌지 못한 것보다 의리를 지켰을 때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라고 말합니다. 할아버지는 돈보다는 약속을 지켜 소년이 새 신을 신고 가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봅니다. 여기쯤에서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감동과 따스함이 가슴 한켠을 데우는 기쁨을 맛보게 되지요. 아이들은 돈보다 신의를 소중히 여기는 할아버지에게서 사람 냄새나는 삶의 진실을 배우게 됩니다. 알맹이가 담겨있는 동화를 읽으며 아이들은 머리로만이 아닌 가슴으로 실천하는 믿음, 정의, 진실의 가치관을 올곧게 세우리라 믿습니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