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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칼럼] 사고는 어떻게 대처하는가로 기억된다
2014년 06월 05일 () 09:20:00 김영호 mjmedi@mjmedi.com
   

김 영 호
부산시 한의사회
정책기획·홍보이사
공감한의원 원장

지금도 대한민국은 세월호와 그에 대한 대응, 그리고 근래에 유독 자주 터지는 화재와 인명사고들로 고통 받고 있다. 광산 사고가 일어난 터키와 비슷하게 우리 정부의 위기대응도 국민들의 기대치에는 많이 모자란 듯하다. 앞으로도 사고와 재난은 항상 생길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정리해보고 한의계에도 일상생활처럼 발생하는 위기상황에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여러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위기에 대한 현명한 대응이 가장 강력한 홍보이기 때문이다.

1. 정보의 진공을 없애라
위기가 발생하면 금세 루머가 돌기 시작한다. 팩트(fact)가 무엇인지 보다 근거 없는 루머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고 SNS와 작은 인터넷 언론사들은 이런 루머를 확대 재생산 한다. 그래서 위기가 발생하면 3W를 제공하여 정보의 진공(information vacuum)을 없애라고들 한다. 위기 발생 즉시 무슨 일이(what) 언제(when) 어디서(when) 일어났는지 정도만 밝혀도 정보의 공백이 메워지고 루머가 축소될 수 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왜 일어났는지(why) 누구의 책임인지(who) 어떻게 대처하고 예방할 것인지(how) 밝혀서 정보가 없는 공간에 루머가 채워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2. 대중의 눈높이에 서 있어라
현대캐피탈의 전산망이 해킹당한 2011년 정태영 사장은 “지금까지 회사의 좋은 소식은 내가 직접 전해왔는데, 잘못한 일은 임원을 통해 전달한다면 여론이 우리 회사를 어떻게 보겠는가”라며 사과와 해명을 직접 하였다. 그리고 얼마 전 경주리조트의 부산외국어대학교 학생들의 인명사고에서도 코오롱 이웅열 회장은 피해자 가족과 직접 만나 사과하고 사고처리를 진두지휘하여 대중들의 흥분을 진정시킨 선례가 있다. 이처럼 대형 사고가 났을 때 이제껏 위에서 내려다보는 관찰자 입장(베란다 관점)으로 피해상황을 지켜보았기 때문에 대중들은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사과문을 대독(代讀)하여 리더나 오너를 위기로부터 분리해내는 것은 위기대응에 있어 가장 좋지 않은 모습이다. 직접 피해자들과 마주해야 최선의 대응이 될 수 있다.(플로어 관점)

3. 위기관리의 2차 위기를 만들지 마라
위기가 닥치면 2가지 위기가 동시에 찾아온다. 위기 그 자체의 위기와 위기에 대응하는 자세를 통한 위기다. 올해 초에 부산과 여수에서 두 건의 유조선 기름 유출 사건이 있었는데 여수 사건은 해경의 초기대응 미숙으로 대형 사고라는 기억을 남겼지만 부산에서 일어난 사건은 발 빠른 초기대응으로 기억에서 점점 잊혀지고 있다. 더불어 기름 범벅이 되도록 배에 매달려 기름 유출을 막고자 한 그들의 헌신이 해경에 대한 이미지를 더 높여준 사건으로 기억되었다. 똑같은 기름 유출 사건에서도 위기에 대한 대응이 어땠는가에 따라 전혀 다르게 평가 받고 있다.

4. 창의적 위기관리가 필요하다
세계적 캐주얼 브랜드인 팀버랜드는 2009년 세계적 환경 단체인 그린피스 회원들로부터 수만 통의 항의메일을 받았다. 팀버랜드가 납품 받는 브라질 산 소가죽이 매우 비윤리적으로 생산되니 시정을 요구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경우 대규모 불매운동과 기업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임직원들은 즉시 브라질 산 소가죽을 사용하지 말자고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팀버랜드의 CEO 스워츠 사장은 그린피스 회원들에게 “잘못을 인정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해달라”는 제안을 한다. 그리고 두 달 뒤 그린피스는 “가죽의 원산지 추적 시스템을 함께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팀버랜드는 그린피스와 적이 아닌 동반자가 되었다. 위기를 ‘대처’만 한 것이 아니라 ‘진정한 기회’로 만든 사례다.
5. 처벌보다는 포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재난이나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자들과 일반 국민들은 혼돈에 휩싸이게 된다. 하지만 위기에 대응해야 할 담당자인 공무원들도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책임자 처벌’로 인해 심각한 불안을 겪게 된다. 이런 불안은 위기 대응을 효과적으로 하지 못하게 하고 책임지는 자리를 회피하려고 하는 ‘숨은 장애물’이 된다. 정확한 통계자료가 나올 때까지는 누구의 책임이며 왜 일어난 것인지에 대한 책임 소재와 관련자 처벌에 대한 발표보다 ‘우리는 하나가 되어 이를 극복할 것이며 그 누구도 이 사고로 인한 2차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라는 강력한 리더의 의지표명이 더 효과적이다.

한의계는 무수히 많은 언론의 공격과 여러 이익집단의 폄훼로 일상이 늘 위기상황이다. 하지만 많은 사례와 연구에서 말하길 ‘가장 강력한 고객 충성도는 위기에 현명하게 대응하고 실수를 고치는 모습’에서 나타난다고 한다. 앞으로도 한의계에는 수많은 위기와 직면할 것이다. 이때마다 우리는 ‘잊혀지기만을 기다리는 모습’ 이 아니라 ‘제대로 대처하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기억되어야 한다. 사고는 사고 자체로 기억되기보다 그 사고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가로 기억된다고 한다. 한의계는 앞으로도 언론과 국민들의 여론을 잘 살펴서 ‘위기대응이 강한 한의사와 한의학’의 모습으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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