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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칼럼] 시대가 요구하는 한의학 교육과 국가시험제도 개선
한창호 칼럼
2014년 07월 03일 () 10:59:29 한창호 mjmedi@mjmedi.com
   

한 창 호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한의학 관련 학술지의 문호를 개방하자
기초한의학협의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실적인 역량을 고려하기 이전에 당위적으로 옳다. 의학계에 기초의학협의회와 치의계에 기초치의학협의회가 구성되어 있다. 마땅히 기초한의학발전을 위한 협의기구가 있으면 좋겠다. 현실적으로는 대한한의학회의 상설특별위원회로 있는 기초한의학발전위원회가 역할을 강화하여야 한다. 기초한의학학술대회를 개최하고 대한한의학회분과학회 활동을 강화하면서 협의회 구성을 도모하여야 할 것이다.

기초한의학협의회 구성을 주장하는 신상우 교수(부산대 한의전)는 기초한의학 관련 대학원생이 감소하고 있으며, 비한의사 기초교수가 활동할 수 있는 한의학 관련 소속학회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사실 대한한의학회 소속학회들은 정회원자격을 한의사로 제한하고 있다. 한의과대학에는 한의사가 아닌 기초한의학 연구자들이 상당수 있다. 이들은 한의과대학 학생들을 가르치고, 한의학 관련 연구를 하면서도 한의학 관련 학회에서 활동하거나 논문을 내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한의학 관련 학회지가 정회원만이 학회지에 논문을 발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서 원천적으로 이들의 학술활동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의학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마땅히 바꾸어야 한다. 진정 한의사들만이 한의학을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한의사들만이 한의학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우선적으로 한의학 관련 학술단체의 정회원 자격을 한의사가 아닌 연구자까지 확대하여 이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개방하여야 한다. 그리고 한의학 관련 학회지의 투고제한을 없애야 한다. 각 학술지가 제시하고 있는 학술영역에 포함된다면 회원자격에 상관없이 누구나 학술지에 투고하고 게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한의학 학술활동의 질적 발전에 도움이 된다.

한국한의학교육협의회 구성을 축하한다
지난달 14일 대전에서 한의학교육 및 국가시험 관련 간담회가 열렸다. 대한한의사협회, 대한한의학회, 한국한의과대학장협의회,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한의사시험위원회 등 5개 단체가 참여하여 국가시험 개선과 지속적인 한의학교육 관련 협의기구를 만들기로 합의하였다. 기대가 크다. 나는 본지 칼럼(민족의학신문 901호, 2013년5월9일)을 통하여 이를 제안한바 있는데 꼭 1년 만에 성과를 보게 되었다. 참 잘한 일이다. 이제 첫걸음을 시작했으니 이를 통하여 한의사가 수행해야 하는 직무분석에 근거한 한의사 교육, 의생명과학 기초학문 및 유관학문 분야와 함께 연구하고 소통하는 한의학자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정과 내용을 합의하고 도출하여야 한다.

사실 한의사국가시험 개선을 위한 연구가 있어 왔고, 국가시험개선안의 내용 때문에 파동이라 할만한 일들이 있었다. 2010년 4월 한의사국가시험개선안이 국시원 한의사시험위원회를 통과했으나 당시 한의협이 반대하여 보류시킨 바 있고, 이후 한의협은 국시안을 개정하여 수정 제안한 바 있다. 아직도 한의사국가시험은 미래지향적으로 개정되지 못하고 수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의사국가시험에서는 2009년부터 지식위주의 필기시험에서 술기 태도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실기시험이 시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의사들의 임상수행능력이 평준화되고 향상되었다. 평가시스템의 변화가 교육의 질 향상을 가져온 예이다.

한의과대학 학습목표 개정사업에 바란다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은 교육부 연구용역사업으로 한의과대학 학습목표집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6년 개정된 학습목표를 재개정하는 연구인데 최근 흐름인 사회적 책무성을 가진 역량 있는 한의사 배출을 위한 직무 및 수행중심 교육의 학습목표집을 개발한다는 목표 하에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14일 개최된 워크숍에서 한의학기본교육 학습성과개발의 원칙과 방향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였다. 학습목표는 한방의료 다빈도질환을 중심으로 임상표현별 학습성과를 설정하고 한평원 한의학기본교육위원회에서 수정 보완하여 작성할 방침이다. 의지와 열정을 담아 사업이 잘 진행되길 바란다.

국가시험 합격선 설정 타당화를 기대한다
작년 9월부터 국가시험 합격선 설정 타당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 국시원 용역사업은 이달로 끝난다. 현재 우리의 국가시험 합격기준은 의료법 시행규칙 제2조 1의2에 따라 과목별 40점 이상, 총점의 60점 이상을 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명확한 준거설정에 근거하지 않은 임의의 점수인 60점이 필기시험 합격점수이다. 이는 왜 40점인지 왜 60점인지에 대한 근거 없이 전 직종에서 통용되고 있다. 면허시험에서 준거란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를 구별할 수 있는 점수를 의미하며, 준거설정이란 이 점수를 설정하는 과정이다. 평가에서 준거설정은 매우 중요한데, 준거가 올바르지 않으면 평가자체가 옳은지 의심받게 되며, 평가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시험의 준거는 응시자가 직능에 필요한 일을 수행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 지식이나 기술수준이 되어야 하며, 준거설정은 응시자들이 교육목표에 도달한 정도, 즉 성취수준을 구분하기 위해 하나 이상의 분할점수를 결정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최근 한의학의 위기라는 말을 흔히 한다. 한의학 교육 또한 위기에 놓여있다고 한다.

시대가 요구하고 미래지향적인 한의학 교육의 토대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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