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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주의 일침] 무엇을 할 것인가? ① 한의교육·연수에 소통 강좌를
안종주의 일침(一針)
2014년 09월 04일 () 09:34:04 안종주 mjmedi@mjmedi.com
   

안 종 주
전 ‘한겨레신문’
보건복지전문기자
보건학 박사

지금은 소통시대다. 소통에 실패하면 모든 것을 잃는다. 언론도 시청자·청취자·독자와 소통에 실패하면 시청률과 청취율, 구독률, 열독률이 떨어진다. 영화, 연극, 음악, 문학, 무용, 미술 등 예술인들이 애써 만든 작품들도 독자와 관객과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작품은 외면 받고 만다. 정치인들도 소통에 실패하면 선거에서 패배하고 인기가 사라지고 만다. 의사나 한의사도 환자와의 소통에 실패하면 병원 문 앞은 휑한 바람만 분다. 이제 사람도 지능지수(IQ, Intelligence quotient)와 감성지수(EQ, Emotional intelligence quotient)보다 소통지수(CQ, Communication quotient)가 높은 사람이 인생과 사업에 성공한다고들 한다. 여러분의 소통지수는 어떤가. 한의계는 양의·약사·간호사계보다 소통지수가 높은가. 한의사와 한의계 종사자들의 소통지수를 높이기 위해 한의계는 어떤 프로그램을 갖고 있으며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약대는 교육기간을 6년제로 전환한 뒤 약학대학 커리큘럼에 소통 과목을 넣어 예비약사들을 가르치고 있다. 의과대학들도 최근 의료기관 내 소통, 환자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의료커뮤니케이션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의료경영학이나 보건행정학과, 보건교육학과 등 보건학계에서도 보건의사소통(Health communication)을 대학이나 대학원 과목에서 전공필수 또는 전공선택 과목으로 가르치고 있다. 그 덕분에 필자도 서울시내 모 대학의 보건 관련 대학원에서 보건의사소통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이런 교육을 통해 소통의 중요성과 소통의 방법, 소통의 걸림돌을 이해하는 것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그 부문 종사자들 또는 그 부문의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지금 한의계는 위기에 놓여 있다. 한의사들을 만나 보면 한결같이 경영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그들이 지적하거나 호소하는 어려움은 한둘이 아니다. 수가가 낮다, 양의계가 터무니없이 한의계를 비방한다, 한의사가 과다 배출된다, 간호조무사 구하기가 어렵다, 검사·진단장비나 기기 사용에 제약이 많다, 건강보험 급여 항목이 너무 적다 등등 크고 작은 불만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어제오늘의 것도 아니다. 또 어떤 것은 국민의 인식전환이 있어야 해결할 수 있다. 또 어떤 것은 현행 법률 아래서는 걸림돌을 제거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어떤 어려움들은 한의계가 단결해 전략·전술을 잘 구사함으로써 해결 가능한 것도 있다. 예를 들면 수가가 낮은 문제, 보험급여 항목이 적은 문제 등은 한의계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해결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 실천 가능하며 모든 문제의 뿌리에 해당하는 것이 있다. 바로 소통이다.

만약 한의과대학에 소통 과목이 없다면 내년부터라도 모든 대학에서 이를 필수과목으로 가르칠 필요가 있다. 아니면 당장은 전공선택으로 하되 이른 시일 안에 필수과목으로 전환할 것을 권고한다. 현재 모든 대학에서 이를 의무적으로 교육하고 있는데도 필자가 잘 몰라 이런 지적을 한다면 그 과목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한의대에는 이를 가르칠 교수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지가 궁금하다. 만약 기존 대학에 적절한 교수 인력이 없다면 외부 수혈을 하거나 초빙을 해서라도 효과적인 소통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마 지금의 40대 이상 한의사들은 과거 대학이나 대학원, 그리고 면허를 따고서 개원을 한 뒤 연수교육을 통해서 소통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을 터이다. 진단기기 작동법을 배우고, 약침과 침·뜸술 공부를 하고, 새로운 한의학 이론이나 연구결과 따위를 연수교육을 통해 습득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고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한의계가 내부 소통과 환자 등 외부와의 효과적 소통을 위해서 반드시 연수교육에 필수프로그램으로 소통강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사협회가 그 중심에 서서 이런 새로운 일을 해야만 한다.

지금 한의계는 지금까지 해오던 일을 관행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코페르니쿠스적 사고의 전환과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그 새로운 패러다임은 소통하는 한의사이다. 소통은 한의계에서 말하는 기(氣)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놓는 일침(一鍼)이다.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한의사협회를 포함하는 한의계)의 막힌 기를 뻥 뚫지 못하면서 환자의 막힌 기는 어떻게 뚫을 수 있는가. 한의계의 활성화와 발전을 가로막는 모든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소통이다. 소통은 생명이요, 안전이며 한의계의 미래다. 소통하는 한의사가 많아질수록 한의계 앞에 놓인 어려움도 비례해서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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